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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

김현지 | | 2014년 10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9 리뷰 15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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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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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75g | 148*208*18mm
ISBN13 9788993928761
ISBN10 8993928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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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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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람은 같이 있으면 서로를 지겨워하고 따로 있으면 서로를 그리워하게 된다지. 고요하면 분주하고 싶고 분주하면 고요하고 싶다. 아마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욕망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이방인이기에. 그러니까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여행하려 하는 존재이기에.---p.34

그러니까 이 섬에서의 삶은 지금 나의 삶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나도 사실은 끊임없이 양파를 까고 있으니 말이다. 아리고, 녹아들고, 가끔 달콤하다. 특별한 삶이라는 건 애초부터 없는 건지도 모른다. 섬사람에게도 도시 사람에게도 지구 반대편 사람에게도 찾아오는 것들?일상의 군내, 찬란한 순간, 체념, 별안간 찾아오는 고통,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감정, 생의 신비로움, 삶 속에 놓인 덫?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고, 그전에도 그후에도 없을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아주 조금은, 당신을 알 수 있다고.---p.52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여행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이지만, 때때로 언 손가락을 녹이는 것, 상냥하지 못한 바람을 맞는 것, 마음이 깊숙이 추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그 추웠던 마음 때문에 때로 일상을 버틴다. 심호흡 한 번이 힘든 일상의 순간에 차가웠던 그날, 그 쓸쓸함을 떠올린다. 그 순간 나는 아무도 없는 겨울 바다 한복판에 서 있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얼어붙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린 발목을 한 걸음씩 옮기며.그리고 그건 여름날 차가운 한줄기 바람, 혹은 뻐근한 고개를 한껏 숙였을 때 어깨 전체로 퍼지던 등줄기의 시원함이 되어 번잡한 일상의 온도를 식힌다. 그러니까 제주에 유채꽃과 여름 해변과 푸른 하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차가운 바람의 날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인파 한가운데서 맑고 서늘하게 뒤돌아보던 연인의 눈동자처럼, 그 차가운 겨울 바다가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p.54

이호테우해변을 바라보며 먹는 라면과 맥주는 상당히 이호테우해변적인 느낌이었다. 이호테우해변적인 느낌이란 무엇인가. 일단 나는 끓인 라면과 캔맥주가 아닌, 컵라면과 병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 컵라면과 병맥주부터가 상당히 ‘이호테우해변적’이다. 바로 앞 평상에 퍼질러 앉은 내 또래의 여자가 병맥주를 시키더니, 준비해온 플라스틱 찬합을 주섬주섬 열고 포도와 참외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다. 앞에 앉은 아저씨의 엉덩이를 발로 쿡쿡 찔러 참외를 건네주면서. 러닝셔츠 바람의 아저씨는 건성건성 참외를 씹으며 맥주를 마신다. 모래사장에 띄엄띄엄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에 외국인 남자들이 앉아 있다. 모두 수영복 차림이다. 끊임없이 병맥주를 마시면서, 한 명씩 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파라솔 아래로 돌아와 또 마신다. 한쪽 끝에서는 〈강남스타일〉 노래가 반복적으로 들리고, 사람들은 그때마다 플래시몹처럼 뛰어나와 말춤을 춘다.---p.154

아득히 넓은 우주에 비해 터무니없이 단출한 배낭을 머리맡에 놓고, 손바닥만한 침대 한켠에 누웠다. 그렇게 좁은 침대에 누워, 그렇게 가벼운 배낭 하나를 끌어안고 있으려니,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는 작은 히치하이커가 된 것 같았다. 이 큰 우주에서 나의 육신과 영혼이 차지한 영토는 딱 이만큼이구나. 내 손에 나의 작은 삶을 쥐고 있음을 직시할 때 느껴지는 스스로에 대한 안쓰러움 또는 작은 안도가 교차한다.---p.166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주로 유명하거나 예쁜 것들이었지만, 정작 여행이 끝난 후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내 기억 속에서 제일 뚜렷한 협재는 주차장 옆에서 정신 없이 뜯어먹던 치킨, 바다 바퀴에 흠칫흠칫 놀라며 쪼그리고 앉아 있던 검은 돌 같은 것들이다. 십여 년 전의 런던은 어떤가. 런던아이니 테이트 모던이니 모조리 잊어버렸지만, 켄티시 타운의 슈퍼마켓으로 가던 길과 좁은 전철 플랫폼은 선명하게 기억한다.---p.201

나 역시 오랫동안 회사원이어서일 것이다. 오랫동안 회사원이었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는 말에 그의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건. 크지 않은 월급, 사소한 업무, 대단할 것 없는 직업이지만, 그 지리멸렬함 때문에 회사원은 회사원의 삶을 지속하게 되기에. 안온한 일상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p.205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지구가 둥글지 않더라도 섬은 둥글었다. 크고 거창한 것을 잡으려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 섬에 발 디디고 있으니, 여기서 출발하자. 어떤 것도 의식하지 말고, 나만의 섬을 만들자. 운동화를 땅바닥에 비비면서 흘러가는 인생을 감히 재단하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인생이 잘 닦인 마루라면, 섬은 그 위에 부서지는 햇빛 같았다. 빛이 사위어도 괜찮다. 단지 밤이 될 뿐이니까. 나는 몇 가지 물건만 든 남루한 여행 가방만으로 족한
사람, 낮의 태양이 아니어도 밤의 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니까.---p.211

섬 속의 섬에 가는 일은 언제나 특별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제일 예쁜 표정, 추억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순간, 맛있는 음식 중에서도 최고의 한입처럼, 섬 속의 섬에서 나는 섬으로부터 기대하던 것의 가장 짙은 정수를 목격하곤 했다. 우주에선 어떤 것도 자연소멸하지 않는다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적용한다면, 지금의 삶은 어쩌면 섬 속의 섬 같은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우리가 감당하고 있는 것들이 때때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서. 이렇게까
지 녹진한 인생이라는 것은, 우주를 떠돌던 내 질량이 들른 섬 속의 섬 같은 것이겠지, 분명히.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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