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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 필 무렵
여름날의 낙서 사랑의 책갈피 여자의 마음 빛나는 고양이 따오기의 징조 마른 잎 천사 |
저슈카와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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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를 돌아보던 나는 이윽고 상점가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헌책방으로 들어갔다. ‘사치코 서점’이라는 가게명이 인감도장에나 사용될 법한 필체로 미닫이문 유리 위에 쓰여 있었다. 부동산 업자에게 이끌려 왔을 때 나는 이미 이 서점을 눈여겨보아 두
었다. 하지만 히사코 앞이라 그때는 잠시 멈춰 서지도 않고 지나갔다.그 이후부터 계속 신경이 쓰여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서점은 20평 정도 되는 작은 가게였는데, 책들이 잘 정리돼 있었고 가격도 적당해서 금방 마음에 들어버렸다. 책방 주인이 마른 체형에 눈빛이 날카로운, 어딘가 모르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닮은 노인이라는 것도 나를 기쁘게 했다. 그 대작가가 자살하는 일 없이 노후를 맞았더라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풍모였다. ---「수국이 필 무렵」 |
되돌릴 수 없는 추억과 함께 다시 살아나는 일곱 가지 기적
옛날부터 이 세상과 저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가쿠지사 절 옆에 자리한 도쿄의 서민동네. 전차가 지나가며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그 마을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그 신비한 이야기들이 모여드는 ‘아카시아 상점’이 있다. 이 책은 그곳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 사람들이 오래전에 겪었던, 조금은 기묘하고 으스스하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둘씩 꺼내놓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에는 항상 어딘가 의문에 싸인 '사치코 서점'이라는 헌책방 주인이 등장한다. 그는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가 '사치코 서점'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결말에 가서는 모든 수수께끼가 한꺼번에 풀리게 된다. 섬뜩하지만 따뜻한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이야기 『사치코 서점』은 죽음과 관계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결코 밝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둡고 무섭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처음엔 여느 호러소설 못지않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아련한 슬픔이 묻어나며 그리움을 자극하는 내용들이다. 무서우면서도 점점 빠져들게 하는 그만의 필력은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뭉클해지고 지나간 시절의 노스텔지어를 느끼게 해준다. 어두우면서도 밝고, 괴기스러우면서도 따스한 감성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 그리운 추억 속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줄 줄 아는 작가 슈카와 미나토. 『사치코 서점』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눈물이 핑 돌고 코끝이 시린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