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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

장욱진 그림 | 옹기장이 | 2005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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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7쪽 | 450g | 154*210*20mm
ISBN13 9788990832047
ISBN10 899083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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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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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아버지의 아프고 슬픈 음화 같은 기억

부부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환장하게 좋았던 일들만 새록새록 떠올라 목 놓아 슬피 울고, 부모 자식 간에 생이별을 하면 궂은일들만 굽이굽이 떠올라 통회(痛悔)하면서 운다고 들었다.
나는 영화나 티브이드라마를 보면서 곧잘 눈물을 흘리곤 하는 사람인데, 이상스럽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속으로 통회하며 이 악물고 소리 없이 울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던 열아홉 살 되는 해 나는 시골 아버지에게로 가서 농사와 어업을 하며 살아야 했다. 아버지께서 두 해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절름거렸으므로 농사와 바다에서 김양식을 할 수 없었고, 살림살이는 극도로 어려워졌다. 나는 머슴살이를 하듯이 살림살이를 이끌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무렵 동창 친구들은 흰 모시옷에 밀집모자를 쓰고 한 손에 책 들고 다른 한 손에 부채 들고 이 마을 저 마을로 놀러 다녔고 바다에서 선유도 했다. 친구들은 아버지 어머니의 일을 거들지 않고 신선처럼 배회했다. 그들은 도회에 나가 취직하여 살 꿈들을 꾸고 있었다. 어떤 친구들은 당시 유행하던 올백 머리를 하고 귀 밑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다녔다. 영화배우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 머리를 쑥대처럼 길렀다. 그런 채로 농사를 지었다. 물허름한 일복을 입었고, 장기질도 하고 두엄도 짊어져 날랐고, 산에서 땔나무도 해오고 울력도 나갔고, 장에 쌀을 팔기 위해 지게를 짊어지고 나가기도 했다. 그때 나는 장차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고 은밀하게 소설책들과 철학 서적들을 구해 읽고 있었고, 당시 가장 권위 있는 잡지 《사상계》를 정기 구독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는, 그렇게 부지런히 일을 하는 내게 이발소에 갈 돈을 주지 않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마을에 나갔다가 오시면서 이발사들이 쓰는 가위와 바리캉이라는 이발 기계를 손에 들고 왔다.
“악아, 내가 머리 깎아주마. 이리 오너라. 젊어서는 동네사람들 이발 다 해주었더니라.”
아버지는 동생들에게 앉을 의자와 책보자기를 가져오라고 명했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책보자기를 목에 둘렀다. 아버지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내 주위를 절름절름 돌아다니시면서 머리를 자르기도 하고 깎기도 했다. 나는 눈을 감고만 있었다. “다 됐다. 머리 감아라.” 머리털을 떨고 방으로 들어가 어머니의 경대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다. 순간 나는 놀랍고 슬펐고 울분이 끓어올랐다. 내 머리는 팽이처럼 쫑쫑하게 볼품없이 깎여 있었다. 내가 늘 물에 비춰보곤 한 내 얼굴이 아니었다. 소인스럽고 옹졸하고 쩨쩨하고 비굴해 보였다. 그 어떠한 큰일도 해내지 못할 바보로 보였다. 내가 내 발로 걸어 이발소에 가서 내 돈 내고 이발사에게 이렇게 저렇게 깎아달라고 요구하여 나를 나답게 만들지도 못하는 주제에 하이칼라머리를 하고 살면 무얼 할 것인가.
내 가슴 속에서는 뜨거운 불덩이 하나가 뭉쳐지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바느질 상자에서 가위를 집어 들고 내 머리들을 싹뚝싹뚝 잘라버렸다. 동생을 불러 바리캉을 잡혀주면서 나의 머리를 스님들의 그것처럼 밀어버리라고 명령했다. 내 동생은 히히히히 하고 웃으면서 내 머리를 하얗게 만들어버렸다. 동생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이를 뽀도독 악물고 있었다.
그 스님 머리를 한 내 모습을 아버지는 외면해 버렸다. 여느 때 성질 꼬장꼬장하고 급하고 명분 어린 바른 소리 잘하시는 아버지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 이놈, 애비가 성치 않은 다리 이끌고 힘들게 깎아준 머리를 그렇게 매정스럽게 깎아버리다니, 이런 못돼 먹은 버릇을 어디서 배워 왔느냐!”하고 호통을 칠 법한데 아버지는 끝내 외면해 버렸다. 물론 그 이후 나는 나의 분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나를 통회하게 한 것은, 그때 스님의 머리를 하고 있는 내 머리를 애써 외면하시던 그 모습이었다. 누구든지 아버지 어머니의 주검 앞에서는 다 통회한다. 그 통회는 아들딸을 거듭나게 한다. 나의 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모든 것이 통회이고 깨달음으로 가는 고갯길이다. 아, 아버지 우리 아버지.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거듭나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 주기 바란다.

2005년 복사꽃 만발한 날, 해산토굴 주인 한승원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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