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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공부의 즐거움

옛공부의 즐거움

: 고전에서 누리는 행복한 소요유

리뷰 총점8.1 리뷰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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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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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5쪽 | 430g | 153*224*20mm
ISBN13 9788901049953
ISBN10 890104995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옛그림 속을 거닐다
덧없고 달콤한 인연 / 세상에 대한 경멸 / 꿈이로다! 몽유도원 1 / 꿈이로다! 몽유도원 2 / 추운 계절의 그윽한 꽃-梅 / 종이밭에 뿌리내린 문자향-蘭 / 은둔의 묘미를 느끼려면-菊 / 눈앞에, 마음속에, 그림 속에-竹

2. 옛사람 사이에서 노닐다
연암의 시대를 꿈꾸다 / 아내를 사모하여 / 서경덕과 피타고라스의 정리 / 옛것을 좋아하여 / 인사동에서 만난 최치원 1 / 인사동에서 만난 최치원 2 / 소박한 밥상, 최고의 만남

3. 옛글의 향기에 취하다
마음을 사로잡은 한 구절 / 도덕경 비밀클럽 / 시는 그림이다 / 논어의 교언영색 콤플렉스 / 소요유, 초월과 상상 / 애효 딜레마와 맹자의 카운슬링 / 다이아몬드 같은 말씀, 금강경 1 / 다이아몬드 같은 말씀, 금강경 2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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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의 뒷부분은 그런 불공평과 그 불공평이 낳을 수 있는 세상의 어지러움에 대한 공자 나름의 진단이다. 이런 공자의 잣대 이후에 잘생긴 사람들이 얼마나 홀대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공자도 교언보다는 영색을 덜 조진 걸 보면, 그건 그저 살짝 끼워 넣은 양념인 것 같다. 잘생긴 게 무슨 죄인가? 그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언어능력과는 다른 문제가 아니겠는가? 공자가 아니라 누구라도 ‘핸섬’ 자체를 논점의 비약으로 욕해선 안 된다.
궁여지책 끝에 후학들은 이 때의 영색은 미남미녀를 가리킨 것이 아니라, 잘 보이려고 꾸며댄 모양새를 말한다라고, 융통성 있는 오독을 해온 게 아닐까 싶다.
--- p.246 논어의 교언영색 콤플렉스 중
화담 서경덕(1489~1546)을, 가끔 나와 동일시하는 만용을 부리는 까닭은, 바로 내가 혼자 풀어낸 저 피타고라스 정리의 추억에 있다. 화담은 가난한 집안환경 때문에 가르침을 받을 선생을 모시지 못하고, 혼자서 책읽기와 관찰하기로 공부를 한 사람이다.
당대 최고의 땅값을 무릅쓰고 아이의 교육을 위해 ‘학원 중심가’ 강남 대치동으로 학부모들이 몰려드는 일이나, 기러기 부부가 되어 떨어져 살면서 자식을 외국 유학 보내는 일이 흔한 풍경이 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독학이란 말은 시대착오의 시선을 받는 말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독학파와 입지전적 인물이 이 사회의 희망으로 얘기되곤 했는데, 이젠 그런 뉴스마저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 p.144 서경덕과 피타고라스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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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평대군은 프로이트 못지않은 심리학자였고, 김춘수와 유치환은 ‘도덕경 비밀클럽’의 멤버였다?!
<꽃>의 시인 김춘수와 <바위>의 유치환, <토지>의 박경리, 그리고 유하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도덕경 비밀클럽’에서 함께 공부한 클래스메이트라는 사실. 도덕경 비밀클럽이라고? 문학계에 그런 거대한 비밀 조직이 존재한다니?
한 줄의 표현 속에 무수한 뜻을 품고 있는 노자의 《도덕경》은 불꽃 튀는 해석 논쟁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읽어내는 이 땅의 시인들에게는 더없는 보물창고의 역할을 한다.
도덕경 첫머리의 無名天地之始(무명천지지시) 有名萬物之母(유명만물지모)라는 구절을 이경숙은 ‘이름이 없다면 천지는 언제나 처음 시작된 때와 마찬가지겠지만 이름을 가지면서부터 만물은 계통을 갖게 되느니라.’라고 해석한다. 김춘수는 이 구절을 그의 대표작 <꽃>에서 다음과 같이 깔끔하게 담아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無名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天地之始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有名
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萬物之母
(216쪽, <도덕경 비밀클럽>)

소치 허유와 추사 김정희, 그리고 헌종의 아름다운 삼각관계를 아시는지? 조선 후기의 화가 소치 허유는 스물여덟에 무작정 공재 윤두서의 집을 찾아가 그의 화첩을 보며 그림을 공부했다. 그 후 초의선사를 만났고, 초의선사는 허유를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추사 김정희에게 소개한다.
뼈대도 뭣도 없는 허유에게 직접 ‘소치’라는 호까지 지어주며 피어나는 예술혼의 진지한 성취를 축원한 김정희, 그리고 탁월한 예술적 안목을 지닌 헌종. 이 두 사람과의 만남은 허유를 권력의 중심에 서게 할 수도 있었지만, 허유는 이처럼 화려한 인연으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을 ‘꿈’이라 칭하며 《몽연록》을 쓴다. 세속적 욕망에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와 고고한 예술의 세계를 고집한 그의 자취가 새삼스럽게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8쪽, <덧없고 달콤한 인연>)

■ 열광과 집착을 경계하며, 즐거움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즐거운 옛공부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이윤기의 마음을 사로잡은 블로거 ‘빈섬’의 색다른 고전 읽기
‘고전’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딱딱함을 이겨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고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원문과 해석만 줄기차게 나열되어 있는 고전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속에 묻혀 있는 수많은 보석 같은 문장들은 그 딱딱함의 장벽을 넘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별 보너스’이다.
이 책 《옛공부의 즐거움》은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우리 옛글과 옛그림을 쉽고 편안하게 읽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전을 ‘옛날’이라는 시대 속에 가두어놓는 것이 아니라 저자 개인의 체험과 사회적 현상에 적절하게 결합시켜, 고전이 지나간 시대의 글이 아닌 현재에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옛글의 메시지, 옛사람의 삶은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이어서 오늘날과는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속에는 유행가 못지않은 발랄함과 애잔함이 동시에 담겨 있고, 시대를 초월한 삶의 지혜가 한껏 묻어난다. 이것이 고전의 매력이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핵심이다.
이 책은 우리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고전의 매력을 찾게 해주는 나침반 같은 책이다. 옛글과 옛그림과 옛사람에게서 발견한 즐거움, 그리고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이윤기를 감탄시킨 빼어난 문장들이 어울려 책읽기를 한층 즐겁게 해준다.
열광하고 집착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로 인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범접할 수 없는 산꼭대기 같다. 하지만 즐기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되고, 산 정상이든 중턱이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즐기고 노니는 것으로 그만이다. 앎의 깊이에 상관없이 있는 그 자리 그 상태에서 아는 만큼 최대한 즐기자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 보석처럼 빛나는 고전의 매력, 그 속에서 발견한 옛글, 옛그림, 옛사람과의 유쾌한 조우!
채근담의 竹影掃階塵不動(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월륜천소수무흔)이라는 구절은 황지우의 시에서 되살아나 집착하지 않는 무심의 경계를 그립게 하고(208쪽, <마음을 사로잡은 한 구절>), 부모가 반대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도 오히려 효도했다 주장하는 순 임금의 에피소드는 드라마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애효 딜레마’의 시초가 아닐까 의심하게 만든다(259쪽, <애효 딜레마와 맹자의 카운슬링>). 옛글이 주는 묵직함과 모호한 느낌을 취향에 맞게 다듬어 즐기면서 놀아보자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다.
낡은 듯 정취 있는 옛그림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안평대군의 꿈과 천재 화가 안견의 붓놀림이 탄생시킨 명작 <몽유도원도>에 숨어 있는 안평대군과 박팽년, 최항, 신숙주의 엇갈린 운명은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아슬아슬하고, 신잠의 <탐매도>와 김홍도의 <주상관매도>에서는 점점이 박힌 매화의 모습을 더듬는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다. 김정희의 <부이작란>, 조희룡의 <사군자> 등 익숙한 그림과 함께 중국 청나라 시대의 화가 팔대산인, 정섭 등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동양화를 만날 수 있다.
그밖에도 최치원의 시 <강남녀(江南女)>를 중국 강남이 아닌 우리의 강남 압구정동에 맞추어 해석한 것이나,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홀로 깨친 저자의 경험을 빌려 화담 서경덕의 자학(自學)을 평하는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삶과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며 그야말로 ‘즐기는 고전’이 되도록 하였다. 낯설기만 하던 옛글과 옛그림, 옛사람의 이야기가 때로는 매섭게, 때로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인물의 위대함과 학문적 깊이를 탐색하는 데 매몰되지 않고 그들의 삶과 생각, 행동을 체험하는 저자만의 ‘옛공부’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옛글과 옛사람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 삶의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그 방법을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남이 가르쳐주는 고전이 아닌 내가 체험하고 내가 즐기는 고전의 참맛이 느껴지는 책이다.

추천의 말-이윤기(소설가, 번역가)

2004년 8월, 한 신문기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나를 ‘까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는 것. 도대체 누구야? <옛날다방>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빈섬’이라는 자라고 했다. 찾아 들어가 읽어 보았다. 기자의 오독(誤讀)이었다. 그것은 나를 깐 글이 아니었다. 한 일간지에다 쓴 나의 글과 어느 교수의 글을 비교하면서 두 사람의 과거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짚어낸 탁월한 글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동안 나는 일손을 놓고 빈섬의 글만 읽었다. 청탁 받고 쓴 글들이 아니었다. 직업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많이 부끄러웠다.
누구인지 궁금했다. 당시만 해도 블로그에는 그의 정체를 추정해낼 단서가 없었다. 경주 출신, 중앙일보 직원. 검은 지프를 타고 다닌다는 것 정도가 내가 가진 정보의 전부였다. 중앙일보 기자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는 이가 없었다. 글을 더 읽어 보았더니 ‘빈섬이 사진기자 권혁재와 친하다’는 새로운 정보가 붙잡혔다. 권혁재 기자에게 이메일을 띄웠다. 다음날 답장이 왔다. 경제 섹션을 편집하는 62년생 이상국이라고 했다. 한번 만나자!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어 편지를 띄웠다. 수신을 확인하면 늘 ‘읽지 않음’이었으니 답장이 있었을 리 없다. 나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버 친구 빈섬에게 늘 ‘하게’체로 말을 건다.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는 9개의 블로그 혹은 싸이월드가 떠 있다. 빈섬 블로그도 그 중의 하나다. 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거의 반드시 빈섬의 글을 읽는다. 때로는 매섭고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쓸쓸한 그의 글을 읽는다. <조영남을 좋아하시는가>라는 글은 출력해서 가수 조영남에게 배달한 적도 있다. 어느 날, 내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 편집자에게 빈섬 글의 출판을 검토하라고 명령하듯이 말했다. 책이 나오면 빈섬과 함께 술 한 잔 하고 싶다. 하지만 그는 술을 즐기지 않는 것 같다. 술 즐기면서도 이렇게 맑은 글을 줄줄이 써낼 수는 없을 터이니.
빈섬, 새 책 낸 것을 축하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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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거의 반드시 빈섬의 글을 읽는다. 때로는 매섭고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쓸쓸한 그의 글을 읽는다. <조영남을 좋아하시는가>라는 글은 출력해서 가수 조영남에게 배달한 적도 있다.
이윤기(소설가, 번역가)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8.1

혜택 및 유의사항?
문장에는 고문도 없고 금문(今文)도 없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여* | 2005.06.22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시인 김춘수는 ‘도덕경 비밀클럽’의 핵심 멤버입니다. 이 비밀클럽에는 시인 박남수, 유치환, 서정주, 유하를 비롯하여 《토지》의 박경리까지 모두 멤버입니다. 이들은 모두 노자 클래스에서 비밀수업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비밀클럽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좀 더 주도면밀한 특단의 수사가 필요합니다. 이 해괴한 주장의 주인공은 《옛 공부의 즐거움》;
리뷰제목
시인 김춘수는 ‘도덕경 비밀클럽’의 핵심 멤버입니다. 이 비밀클럽에는 시인 박남수, 유치환, 서정주, 유하를 비롯하여 《토지》의 박경리까지 모두 멤버입니다. 이들은 모두 노자 클래스에서 비밀수업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비밀클럽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좀 더 주도면밀한 특단의 수사가 필요합니다. 이 해괴한 주장의 주인공은 《옛 공부의 즐거움》의 저자 이상국입니다. 있지도 않은 ‘비밀클럽’을 들먹이다 못해 특단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그 황당함에 배를 잡고 쓰러질 뻔 했습니다. 그러나 저자 이상국의 예리한 눈에 포착된 증거가 그의 주장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먼저 핵심 멤버인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꽃〉입니다. 그러나 이는 노자의 도덕경 첫머리를 베끼거나 패러디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도덕경의 첫머리는 이러합니다.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어려운 한자는 없으나 해석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몇 년 전 도올의 노자 강의가 ‘개그쇼’일 뿐이라고 맞장 뜬 평범한 아줌마 이경숙과 도올의 논쟁이 아니더라도, 도덕경은 알듯 말듯한 말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경 비밀클럽’ 핵심 멤버인 김춘수는 시로서 절묘하게 그 뜻을 풀이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無名 그는 다만 / 한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天地之始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有名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 萬物之母 세상은 이름 없이 시작되었지만, 이름이 세상을 낳았다는 이 오묘한 뜻을 김춘수는 현대어로 완벽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시인 박남수도 이 클럽의 평범한 멤버 이상의 간부급입니다. 그의 시 〈새2〉와〈새3〉을 연속으로 봅시다. 새는 울어 / 뜻을 만들지 않고, / 지어서 교태로 /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 매양 쏘는 것은 /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새의 울음이 아름다운 건, 그 뜻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새가 예쁜 건 교태를 지어 사랑을 가식하기 때문이 아니다. 저절로 아름답고 예쁘다. 아, 저 새 속에 아름답고 예쁜 무엇이 있겠구나. 포수는 그걸 붙들려고 총을 쏘지만 피에 젖은 새만을 손에 쥘 뿐이다. 아마 박남수는 도덕경의 이 구절에 심히 감동을 받았나 봅니다. 天下皆知美之爲美,斯惡已 天下皆知善之爲善,斯不善已 천하가 모두 아릅답다고 알고 있는 것이 위미爲美(꾸며진 아름다움)이며, 이것은 꼴사납다(나쁘다). 천하가 모두 선하다고 알고 있는 것은 위미爲美(꾸며진 선)이며, 이것은 선이 아니다. 그 외에도, 유치환의 〈바위〉는 천지불인天地不仁을, 서정주의 〈꽃밭의 독백〉은 '천문개합天門開闔 능무자호能無雌乎를, 박경리의 〈대추와 꿀벌〉, 유하의 〈사랑의 지옥〉은 총욕약경寵辱若驚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이상국의 《옛공부의 즐거움》을 읽는 즐거움을 전해드리기 위해 책 내용 중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옛공부가 어찌 즐거울 수 있는지, 그 실례를 보여드리지 않고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제 즐거움을 전할 길이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문장에는 고문도 없고 금문도 없다던 연암의 말이, 비록 고문에 천착하지 말라는 뜻이지만, 저는 문자 그대로 문장에는 옛글이나 지금의 글이나 구분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문장이든 지금의 문장이든 결국은 그것을 읽는 사람의 몫입니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옛문장과 옛사람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것이 단순한 즐거움이든 인생의 깨달음이든, 그 무엇이든. 이 책은, 옛공부든 무엇이든 자신의 눈으로 진실되게 바라볼 때에 진정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누구에게나 옛공부가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이상국이 옛공부가 즐겁다고 말한 것은, 옛공부의 맛을 알았기 때문이고, 그 맛을 알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노력과 지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즐거움도 밑천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추사체가 있기 전에 옛서체의 원형을 찾기 위한 추사의 노력이 먼저 있었듯이 말입니다. 저자로부터 공부하는 자세, 그리고 즐거이 세상 사는 법을 한 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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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한 사색의 즐거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10.04.11 | 추천3 | 댓글8 리뷰제목
얼마전에 읽은 박철상의 <세한도>를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세한도의 한 폭 그림과 문장을 통해 한 사람의 삶과 고민을 더듬어보는 소중한 경험을 가져다 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도 세한도를 본 뒤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한도의 주인공인 추사는 물론 최치원, 안견, 김홍도에 서화담, 박지원, 소동파에 공맹과 노자, 부처님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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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박철상의 <세한도>를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세한도의 한 폭 그림과 문장을 통해 한 사람의 삶과 고민을 더듬어보는 소중한 경험을 가져다 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도 세한도를 본 뒤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한도의 주인공인 추사는 물론 최치원, 안견, 김홍도에 서화담, 박지원, 소동파에 공맹과 노자, 부처님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전을 통해 옛글, 옛그림, 옛사람과의 귀중한 만남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또한 그 만남이 일상적 고전의 텍스트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의 만남이 아니란 점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고전을 매개로 저자의 개인 체험과 상상, 사회적 현상을 결합시켜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자유자재로 시공을 드나들면서 다양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신라말 당나라 유학생이였던 고운 최치원의 신라로 돌아올 때의 마음을 저자의 감정이입 방식으로 실감나게 상상하고 전달해 준다. 시인 김춘수와 서정주, 박경리, 유치환의 시세계에 나타난 사상을 분석하고 나서 이들 모두 노자 도덕경을 통해 맺어진 도덕경 비밀클럽의 클라스메이트였다는 엉뚱한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통하여 우리의 삶을 구름이 흐르듯 천천히 거닐며 음미하게 만드는 묘미를 가지고 있다. 한시에 옛 그림중에 익숙하지 못한 내용들이 있어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도 가끔씩 발견된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기반으로 한 분야를 깊게 파고 들 때 비로소 이러한 독서의 경지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옛그림과 작품들을 보다 색감있고 선명하게 보여주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8
예술혼의 발현에 올인한 선인의 발자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a****i | 2005.06.1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이렇게 받아들였다. “인생 별 거 있어? 잘나도 한세상 못나도 한세상, 흥과 맛과 멋에 취해 인생 해피하게 사는 거지, 뭐.” 흥과 맛과 멋을 그리기 위해 역사 속을 소요하는 선지식을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리로 불러들인 뒤 피돌기를 시켜 생생하게 복원해 내고 있는 '옛공부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현학과 고답으로 중간중간 내용을 건너뛰;
리뷰제목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이렇게 받아들였다. “인생 별 거 있어? 잘나도 한세상 못나도 한세상, 흥과 맛과 멋에 취해 인생 해피하게 사는 거지, 뭐.” 흥과 맛과 멋을 그리기 위해 역사 속을 소요하는 선지식을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리로 불러들인 뒤 피돌기를 시켜 생생하게 복원해 내고 있는 '옛공부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현학과 고답으로 중간중간 내용을 건너뛰게 하겠거니 했던 선인들의 문장은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386세대의 입말로 바뀌어 편안하게 읽혔다. 특히 옛선인들을 상대로 번개를 날려 이루어지는 머리말의 모임 이야기는 그 엉뚱하고 기발한 착상으로 책을 펼쳐들자마자 혼을 쏙 빼놓는다. 톡톡 튀는 대사가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어지는 번개모임의 담론은 옛글과 그림, 선인들의 삶이 실어내는 묵직하면서도 심오한 예술혼을 넉넉히 아우르는 가운데 현대를 사는 도반들의 취향에 맞게 다듬고 즐기면서 놀아보자는 의도와 함께 저자의 만만찮은 내공을 짐작케 한다. 간혹 한시 같은 게 튀어나와 한자하고는 거리가 먼 내 발목을 살짝 잡아채기는 했어도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각 장에 등장하는 선인들의 다양한 생애가 여느 소설 못지않은 탄탄한 서사적 구조로 스토리텔링의 재미를 구사하면서 긴박감있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예술혼의 발현에 올인한 선인의 발자취를 쫓아 줄없는 거문고 소리에 에워싸여 문자향이 넘쳐나는 겹겹의 생을 소요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해 준 이 책에 기꺼이 별다섯을 주고싶다.

[인상깊은구절]
망망대해를 허우적대는 붕어 한 마리의 외로움. 뒤집어 보면 무한을 껴안는 저 외로움. 그의 그림에 그토록 눈길이 끌리는 것은 그가 내질러 놓은 화의의 깊은 출렁임에 대한 내 생애의 멀미일지도 모른다. 물고기 한 마리의 고독으로 나를 품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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