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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

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

문학의 즐거움-4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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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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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42g | 153*225*7mm
ISBN13 9788968300998
ISBN10 8968300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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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성큼 다가와 부쩍 추워진 어느 날, 나는 또다시 그 꿈을 꾸었다. 시커먼 물속에서 남자아이가 천천히 떠올랐다. 눈에 익은 셔츠와 목덜미 그리고 짧은 머리. 역시 타쿠야의 뒷모습이었다. 그때처럼 타쿠야는 천천히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꿈속의 나는 너무나 겁이 나서 어떻게 할지 판단하기도 전에 눈을 돌려 버렸다.
내 앞자리에 앉았던 타쿠야. 언제나 프린트를 건네주려고 뒤돌아보던 친구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꿈인 줄 알면서도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듯했다.
갑자기 주위가 밝아졌다. 더 이상 시커먼 물속이 아니었다. 활짝 열린 창으로 밝은 빛이 들어오는 우리 반 교실이었다. 모리 선생님이 주의를 주었지만, 남자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처음엔 떠드는 아이들을 못마땅해 하던 여자아이들도 어느새 수다를 떨기 시작했고, 모리 선생님은 화난 목소리로 뭐라고 외쳤다. 그래. 늘 변함없는 우리 교실이다.
“프린트를 뒤로 전달하세요.”
야단치는 것을 포기했는지, 모리 선생님은 앞줄 아이들에게 프린트를 건넸다. 내 앞에 앉은 아이는 타쿠야였다. 원래 곱슬이었는지, 아니면 잠버릇 때문인지 언제나 머리가 살짝 구불거렸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나보다 조금 클까. 하지만 칠부바지에 세로줄 무늬의 녹색 셔츠를 입고 있을 때는 키가 꽤 커 보이기도 했다.
눈은 크고 쌍꺼풀져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언제나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방긋 웃었기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안녕, 이거 받아.”
반가운 목소리와 함께 타쿠야가 나를 돌아보았다. 생긋 웃고 있었다. 나는 프린트를 받으며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괴로움이 마음을 옥죄어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무 슬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째서 타쿠야가 죽게 되었을까. 어째서 하느님은 우리 반에서 타쿠야를 데려간 걸까. 꿈에서 깬 나는 홀로 어두운 방 침대에 앉아 끝없이 울었다.---pp.23~25

행방불명이던 타쿠야가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도 여자아이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울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흐느껴 울던 아이도 있었는데, 우리만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슬픔을 거부했다. 고집불통처럼. 결국 장례식 날에도 중간에 도망쳐서 타쿠야한테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타쿠야니까……. 우리들의 친구니까…….
“사실 타쿠야는 살아 있어!”
이렇게 믿으면, 어느 날 문득 타쿠야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하면, 타쿠야의 죽음을 인정하는 게 되니까. 그렇다. 우리는 모두 완벽한 바보다. 우리는 타쿠야의 죽음을 지금까지도 받아들이지 못했다.---pp.41~42

다음 날 수업 시간, 아이들에게 타쿠야의 책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발은 상상을 넘어섰다. 어떻게든 설득해 보려고 열심히 말하고 또 말했다. 이제는 아이들이 타쿠야의 죽음을 받아들이길 바랐다.
분명 떠난 친구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동이다. 하지만 그 기억 속으로 너무 깊이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죽음에서 비롯되는 슬픔과 불행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길 바랐다. 또한 죽음을 쉽게 생각하고 미화하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았으면 했다.
지금 우리는 살아 있다. 계속 죽음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기를 바랐다…….
하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겉돌기만 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고, 좀 더 천천히 다가갔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생각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해서 아이들의 반응을 제대로 살피기 어려웠다.
설득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이들은 점점 귀를 닫아 버렸다. 아이들과 나 사이에 거리감이 느껴졌다. 괴로운 나머지 반장을 불렀다. 사노라면 왠지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지만 사노의 대답을 듣고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나는 담임이면서 정작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들이 짊어진 슬픔과 아픔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순전히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있었다. 이렇게 한심한 자신이 견딜 수 없이 싫었다. 나 같은 사람은 선생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p.137~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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