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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 | 2014년 11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55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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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18g | 135*200*25mm
ISBN13 9788993928778
ISBN10 8993928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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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양양
세상이 원하는 프로필과 영 상관없는 사람이다. 무명가수, 무명작가. 단지 ‘사람’ 앞에 수식어 몇 개를 붙일 수는 있다. 노래를 만들어 가끔 천천히 부르는 사람, 글씨를 좋아하는 사람, 글씨가 좋아 자꾸 끼적이는 사람, 끼적이던 것이 책이 되었는데, 그래서 사랑하는 책들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하는 사람, 당신과 완전히 다른, 어쩌면 참 비슷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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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속에 빼곡히 들어찬 글, 녹음기에 하나둘 앉아 있는 멜로디. 그 파아란 글과 빠알간 노래를 여기에 함께 놓아두면 저 하늘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이것이 글이기도 하고 노래이기도 한, 글과 노래 사이의 언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둘이 다른 길을 걷다가 언젠가 만나게 되면 서로 반갑게 껴안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맞닿은 심장이 얼마나 따뜻한지를 당신은 아시는지. : 본문 6쪽, [시작하며] 중에서

그러니 나랑은 허름한 곳으로 가자. 반질반질 닳은 탁자에 앉아서 찌그러진 냄비에 팔팔 끓고 있는 찌개 한 숟가락 떠먹으면서, 짝 안 맞는 젓가락으로 김치 꽁다리 찢어먹으면서 허름한 것들의 노래를 좀 듣자. 웅숭깊은 그 노래 들으면서 나도 좀 걸쭉하게 울어보자, 한번. 우리는 본래 허름한 사람이었다. : 본문 37쪽, [허름한 것들] 중에서

통화를 마치고 나는 슬퍼졌다. 그놈의 동의를 못해드려 그런 것도 있었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요즘 정신 상태를 다시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분과 나름대로 정들었는데. 이제 목소리 들으면 알아챌 수도 있게 되었는데……. (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가. 하지만 정말 그런 기분이 들기도 했다.) : 본문 130쪽, [상담원과의 통화 -남 같지가 않아서 1] 중에서

1번에 적혀 있는 것 때문에 항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4번을 데리고 와서 4번에게 자리를 내주는 거지. 내 1번에 언제나 ‘기타 연습’ ‘피아노 배우기’ 같은 게 놓여 있었다면 4번에는 ‘도자기 공예’ ‘서예’ 같은 것들이 조금 서운해하는 모습으로 언제 올지 모르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4번에게 1번 자리를 주자 인생은 또 조금 즐겁게 흘러가더라. : 본문 232쪽,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중에서

거기, 창문 속의 당신. 당신도 어느 날은 위태로운 한숨을 삼키며 잠드나요?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마른 고함을 질렀나요? 그래도 잘 가고 있어, 고맙고 행복하기도 한가요? 달이 쨍한 날, 혼자 실실 웃나요? 그런가요, 당신도? 창문의 속내가 늘 궁금합니다. 나는, 당신이 궁금해죽겠습니다. : 본문 247쪽, [창문의 속내] 중에서

말하지 않아도 이미 나는 다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요, 할머니, 할머니가 항상 곁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도, 그 덕분으로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며 살고 있다는 것도 사실 다 알고 있어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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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기 전에 나는 그녀의 노래를 먼저 들었다. 양양은 언제나 조곤조곤하게, 하지만 가슴 깊이 남는 이야기들을 노래하고 있었고, 이번에 함께 작업하게 된 다섯 곡의 노래 역시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 다음, 글을 읽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고,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음직한 일상의 순간들이 그녀의 노래에서처럼, 글 속에도 잘 녹아 있었다. 마치 작은 실타래를 잘 풀어헤쳐 커다란 이야기를 뜨개질한 듯이.
글을 읽는 동안 그 노래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글만 읽어도, 노래만 들어도, 그녀를 느낄 수 있고 또 그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속에 그녀의 노래가, 또 노래 속에 그녀의 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
이상순(뮤지션)

사람들이 높게 지르는 가수들에게 점수를 많이 줄 때 낮게 읊조리듯 노래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사랑받으며 잘 살아간다. 세상이 빠른 스마트폰에 환호할 때 천천히 노트에 손으로 적으며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다. 누군가는 그녀를 쓸데없는 고집쟁이라 놀리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때야말로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을 많은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가속도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일까. 우리 삶에 더덕더덕 붙은 가속도를 떨어내려는 노력은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무게를 덜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편해진 어깨를 기분좋게 흔들며 문득 소리내어 읽어보면 노래가 되기보다는 글이 되는 쪽을 택했던 그녀의 글들은 당신으로 인해 마침내 노래가 된다.
하림(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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