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권력을 향한 망상이 불러온 피의 비극
맥베스Macbeth
스코틀랜드의 무장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에 현혹되어 아내와 공모하여 자신의 성을 방문한 던컨 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맥베스의 폭정을 저주하는 소리가 전국에 퍼지고 반란이 일어나자 맥베스는 다시 마녀를 찾아가 예언을 듣는다. 마녀는 숲이 그의 성을 공격하지 않는 한 안전하며,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은 결코 그를 멸망시킬 수 없다고 예언한다. 그러나 던컨 왕의 아들 맬컴과 함께 맥더프가 인솔하는 군대가 숲의 나뭇가지를 베어 들고 몸을 감추면서 맥베스의 성을 향해 진격하는데…….

두번째 이야기―모략과 파멸의 소나타
오셀로Othello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는 귀족 집안의 데스데모나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셀로가 무어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도 몰래 비밀 결혼식을 올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데스데모나의 아버지는 오셀로를 처벌하려 하는데, 때마침 터키 군이 사이프러스를 침공하자 오셀로는 전쟁터로 파견되어 공을 세운다.
한편 오셀로의 신임을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그의 성공을 시기하던 부하 이아고는 비밀리에 오셀로를 제거할 기회를 노리고 데스데모나와 오셀로의 부관 캐시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일부러 캐시오의 방에 떨어뜨린다. 이아고의 말에 아내와 캐시오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오셀로는 크게 분노하고…….

세번째 이야기―사랑과 화해의 서사시
겨울 이야기The Winter's Tale
아름다운 헤르미오네와 그의 남편이자 시칠리아의 왕인 레온테스의 사랑은 한순간의 운명의 장난으로 파탄을 맞고 만다. 레온테스가 오랜 친구인 폴릭세네스와 헤르미오네 사이를 의심하며 질투에 빠지는 순간, 아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감옥에서 출산까지 한 헤르미오네를 믿지 못한 왕은 갓 태어난 딸아이를 내다버리라고 명령한다. 재판 날, 아폴론의 신탁에 의해 헤르미오네는 무죄임이 밝혀지지만 그녀는 이미 생명의 끈을 놓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후 16년이 지난 보헤미아에서는 아름다운 양치기 처녀 페르디타와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네번째 이야기―아름다운 동화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와 히포리타의 결혼식이 임박했을 때, 마을의 처녀 헤르미아는 부친이 정해준 디미트리오스가 아닌 사랑하는 라이샌더와 함께 숲으로 야반도주한다. 디미트리오스는 그녀의 뒤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고, 디미트리오스를 짝사랑하는 헬레나도 숲으로 들어간다. 때마침 공작의 결혼식을 축하하려는 마을 사람들이 소인극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사랑의 비약을 가진 요정 퍽이 잠자는 인간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발라 눈을 뜨자마자 처음 보는 이를 사랑하는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잠에서 깨어난 디미트리오스와 헬레나, 라이샌더와 헤르미아의 눈에는…….

다섯번째 이야기―배신당한 자의 증오
아테네의 티몬Timon of Athens
아테네의 유명한 부자 티몬은 마르지 않는 재물의 샘을 아테네의 모든 시민에게 아낌없이 퍼주었다. 날마다 연회를 베풀어 시민들의 배를 채워주었으며 아주 작은 선물에도 몇 곱절에 달하는 사례를 잊지 않았다. 그러던 티몬이 재정 파산을 하고 그의 집사 플라비우스는 티몬이 적어준 대로 그가 아끼는 절친한 친구들을 차례로 찾아가 주인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나 모두 거절당한다. 배신감에 떨던 티몬은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 마지막 연회를 열기로 하는데…….

여섯번째 이야기―어리석음이 부른 비극
리어 왕King Lear
영국의 왕 리어에게는 고네릴과 리건, 코델리아라는 세 딸이 있었다. 그는 이제 늙었기 때문에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주려고 했다.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아버지 앞에서 두 언니가 마음에도 없는 아부를 하는 것을 본 코델리아는 화가 나 일부러 매정하게 응답하여 부왕에게 추방당한다. 그리고 그 강직한 모습에 반한 프랑스 왕에게 지참금도 없이 시집을 간다. 리어는 남은 두 딸들에게 심한 학대를 받게 되고 궁정의 광대와 충신인 켄트 백작만을 데리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광야에서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하는데, 이 소식을 들은 코델리아는 남편인 프랑스 왕을 설득해 영국으로 진격한다…….

일곱번째 이야기―허탈한 로맨스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
동생 프레더릭에 의하여 추방된 공작은 부하 몇을 데리고 아든 숲에서 살고 있다. 공작의 딸 로잘린드는 프레더릭의 딸 시리어와 궁정에 머무르다가 청년 올랜도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로잘린드는 숙부의 미움을 받아 궁정에서 쫓겨나 남장男裝을 하고 이름도 개니메드로 바꾼 채 아버지가 있는 숲으로 향한다. 시리어도 알리나로 개명하고 언니를 따라 나선다.
올랜도 역시 간악한 형 올리버에게 추방되어 아든의 숲으로 가는데…….

여덟번째 이야기―비련의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베로나의 몬터규 가와 캐풀렛 가는 일찍부터 서로 원수지간이었다. 캐풀렛 가의 무도회에 간 몬터규 가의 아들 로미오는 뜻밖에 캐풀렛 가의 딸 줄리엣을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로렌스 신부의 도움으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리지만, 양가 친족들 간에 칼부림이 일어난다. 친구인 머큐쇼가 살해되자 로미오는 복수를 위해 상대방인 티볼트를 살해하고 추방형을 받는다. 두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날이 밝자 로미오는 만투아로 도피한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파리스 백작과 결혼하게 된 줄리엣은 로렌스 신부가 준 비약을 먹고 가사 상태로 지하 납골당에 안치되는데…….

아홉번째 이야기―명분의 정치극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줄리어스 시저는 백성을 다룰 줄 아는 인기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원로원의 카시우스를 비롯한 의원들에게는 눈엣가시였다. 그들은 시저를 모시는 브루투스를 꼬여 시저를 원로원으로 유인한 뒤 그의 가슴에 칼을 박고 백성들에게는 공화주의를 위한 대거사였다고 알리려 하는데…….

열번째 이야기―여인의 집요한 사랑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
명의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헬레나는 후견인 로실리온 백작부인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헬레나는 백작부인의 아들인 버트람을 남몰래 짝사랑하지만 버트람은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헬레나는 버트람의 뒤를 쫓아 파리 왕궁으로 들어가 프랑스 왕의 난치병을 고쳐주고 그 대가로 버트람과의 결혼을 허락받지만, 버트람은 헬레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혼식 때 낀 반지를 빼서 돌려주며, 내가 결혼할 여자는 내 손으로 직접 반지를 끼워주는 여자가 될 거라고 말하는데…….

열한번째 이야기―죽느냐, 사느냐
햄릿Hamlet
덴마크의 햄릿 왕이 급서하자 왕비 거트루드는 곧 왕의 동생 클라우디우스와 재혼하고, 클라우디우스가 왕이 된다. 햄릿 왕자는 너무 서둔 어머니의 재혼을 한탄하는데, 마침내 선왕의 망령이 나타나, 동생에게 독살되었다고 말한다.
햄릿은 복수를 위하여 거짓으로 미친 체한다. 지식인인 햄릿은 망령의 존재를 의심하면서도 왕의 본심을 떠보기 위하여 국왕 살해의 연극을 해 보이는데, 왕은 안색이 변하여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후 햄릿은 재상 폴로니어스를 왕으로 잘못 알고 죽이고, 그가 가장 사랑하는 폴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아마저 미쳐서 죽는데…….

위대한 고전 읽기의 열풍은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40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서양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며 청소년 필독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자리한 지 오래다. 고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라 할 수 있고 그 고전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는 고전이 지닌 최고의 매력이다. 바로 이 책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에는 인간의 영혼이라는 금광에서 캐어 올린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셰익스피어 드라마 11편이 오롯이 담겨 있다. <br/><br/>압축된 소설로 색다른 재미와 속도감을 선사하는 이 책에 실린 11편의 셰익스피어 드라마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질투에 마음을 졸였다가 장난 가득한 요정의 마술에 힘없이 무너지는 어리석은 인간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지혜로운 여자의 사랑 쟁탈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다가도, 배신한 아테네 시민을 향한 티몬의 응징에 박수를 치게 된다. <br/><br/>수백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 생생한 매력을 조금도 잃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한마디로 인간 세상만사를 압축해놓은 대하드라마이자, 모든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 들끓는 용광로이다. 그 용광로에서 인간들은 서로 사랑하고 싸우고 미워하고 갈등하고 화해하며 유구한 세월을 흘러 여기까지 왔다. 그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인간사와 인간 심리의 모든 면면을 구현해낸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다소 어려워 속속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가장 잘 읽히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해, 어린 독자에서부터 방대한 스토리텔링과 난해한 대사로 그 깊은 뜻을 미처 다 헤아리지 못했던 성인 독자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부담 없고 쉽고 재밌게 읽힐 것이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