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5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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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4쪽 | 444g | 130*195*30mm |
ISBN13 | 9788981337728 |
ISBN10 | 8981337721 |
발행일 | 2005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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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4쪽 | 444g | 130*195*30mm |
ISBN13 | 9788981337728 |
ISBN10 | 8981337721 |
1부 일롱카 -열정적 사랑 2부 패터-용기없는 사랑 3부 유디트-파괴적 사랑 옮긴이의 말 해외서평 |
소설가 김형경의 추천의 글을 읽고 주문했던 책이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아마 유명 소설가들에게 서평을 받기 위해 많은 출판사들이 목을 메고 있겠지. 하지만 쏟아지는 책들 중에서 좋은 책을 고르기란, 정말 어렵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가 골라준 책이라면, 별 의심없이 주문할 수 있다.
"시민"계급으로 판에 박힌듯 관습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에게 부족한 뭔가를 느끼는 페터,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했지만, 불행한 삶으로 인도된 페터의 전부인 일롱카, 가난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페터를 이용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유디트. 세사람과 페터의 친구 라자르. 이렇게 네 람의 이야기이다.
작가인 산도르 마라이는 헝가리 태생으로 전후에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과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시민계급이 해체되는 전후의 혼란한 시기를 빌어, 작가는 결혼과 이혼, 사랑과 증오, 기대와 절망에 대한 인간의 감정을 회의적이고 반성적인 입장에서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형식이 참 독특했는데, 세 주인공이 모두 누군가에게 자신의 지나간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백체로 쓰여져있다. 일롱카는 까페에서, 페터는 밤새 술을 마시며, 유디트는 로마의 호텔방에서 자신의 젊은 애인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일롱카는 단정하고 절제된 표현들 속에서 페터에 대한 사랑과 노력할 수록 더 절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 결혼생활에 대해서 여전히 교양을 잃지 않은 자세로 이야기하고 있고, 페터는 자신의 삶과 운명의 굴레를 생각하며, 결혼과 사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유디트는 가난을 벗어나 부귀를 쫓고자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결국 젊은 애인과- 자신의 재물을 노리는 것뿐임이 분명한데- 사랑이라는 관계로 위태로운 모습으로 지난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다시 읽을 때를 위해서 표시를 해두는 편이다. 이 책들을 읽는 동안, 특히 뒷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거의 모든 쪽의 모서리가 접혀갔다. 나에게는 시민계급 태생의 모범 부인 일롱카보다는,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외로운 페터에게 더 공감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유디트의 배신과 증오와 사랑에 놀라워하다가,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삶에 자신을 던지는 유디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더욱이 유디트의 독백인 3부에서는 전후의 혼란한 세계가 바탕이 되어 세상에 냉소적인 라자르가 이야기 속에 등장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완벽한 태도를 갖는 것도, 고군분투 하는 것도, 냉소적인 것도, 결국 그 주체가 얼마나 어렵게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은 연민에 가까운 것이다.
나보다 한 세기 앞서 살아간 사람이 문장들이 내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역시 고전의 매력이다. 이 정도로 고전이라고 할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ㅎ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장편소설인 이 책 [결혼의 변화]는 제목 그대로 '결혼'에 대한 그의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에 있어 결혼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따지고보면, 결혼은 인류의 장구한 문화체계이자 사회제도이며, 삶을 구성하는 커다란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책 [결혼의 변화]는 이러한 결혼 제도가 정치적, 사적, 문화적 환경이라는 외적 세계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떻게 변화, 변질되는지와 함께... 그러한 변화와 변질의 과정 속에서 한 인간이 다시 말해 한 인간을 이루는 외로움, 감정, 가치관, 생활태도 등 다양한 측면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해 섬세하고, 날카로운 인식으로 진단하고 있다.
소설의 각부를 구성하는 3명의 등장인물과 (일롱카, 페터, 유디트) 이 3명의 삶을 목도하는 '라자르'라는 인물은 작가인 '산도르 마라이'에 의해 치밀하게 계산된 역할 분담을 성공적으로 해낸다. 첫번째 아내 '일롱카'는 감정을 강조하지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남편 '페터'는 욕망을 피해 경직된 규율로 도피하고, 하녀인 '유디트'는 야만적이고 원초적인 힘으로 부실한 인습의 종지부를 찍는다.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을 때, '결혼의 변화'란 제목을 보고 TV 프로그램중 하나인 '부부클리닉'과 비슷한 류의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저자의 이름을 보고 그런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었다. '산도르 마라이'... 그의 작품들은 많지만, 내 경우에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 읽은 것은 [열정]뿐이었다. 그 작품을 통해 나는 그가 보여주려고 하는 내면의 깊은 성찰들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 속 내용들은 실로 간단하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내용들이 그의 내면을 거치면서 실로 다양하면서도 속깊은... 다른 누가 흉내낼 수 조차 없는 그만의 감수성으로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아직까지 내 나이가 많지 않고, 또한 결혼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을 때이기에 이 책의 내용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그저 사랑을 하면 결혼을 한다는... 그런 단순한 생각에 젖어있는 지금의 내게는 말이다.
결혼에 있어 사랑은 전부가 아니라는 이 책에서 전해주는 이야기는 지금의 내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저자인 '산도르 마라이'가 표현하는 부분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세 인물... '일롱카' '페터' '유디트'... 이들 세 인물의 삶을 스스로 이야기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이들 세 인물은 각기 서로 다른 곳에서 자신의 가장 친한 측근에게 자신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 세 인물의 서로 다른 성향과 서로 다른 느낌들이 그들의 독백 속에 고스란히 전달되며 단순히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었던 일이 무한하게 변화되며 독자들의 가슴에 파고든다.
단순명료한 그의 문체...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자신들의 심정과 지금의 마음의 변화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그들의 모습에서 결혼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도 지금은 이 책의 참 매력을 느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이 흘러 나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또 결혼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또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결혼의 변화란 이 책의 제목은 어떤 의미에서는 잘못된 것이다. 결혼이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것이기에... 결혼을 한 두 사람의 마음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