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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세계

태아의 세계

: 인류의 생명 기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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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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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93g | 138*214*16mm
ISBN13 9788955617382
ISBN10 8955617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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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미키 시게오 (三木成夫, 1925~1987)
일본 최고의 해부학자이자 사상가, 자연철학자. 1951년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뒤 동대학 해부학 교실, 치과대학 해부학 연구실을 거쳐 1973년 도쿄예술대학교 보건센터에서 근무했다. 1987년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 더 높이 평가받으며 ‘미키 학學’ ‘미키 체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1989년부터 ‘미키 시게오 기념 심포지엄’이 거의 매년 개최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태아의 세계》 《내장과 마음》 《생명과 리듬》 《태내로 보는 4억 년 전의 세계》 《생명 형태의 자연사 I》 《바다·호흡·고대 형상》 《생명형태학 서설》 《인간의 몸》 등이 있다.
역자 : 황소연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첫 직장이었던 출판사와의 인연 덕분에 지금까지 10여 년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출판번역 강의도 맡고 있다. 어려운 책을 쉬운 글로 옮기는, 그래서 독자를 미소 짓게 하는 ‘미소 번역가’가 되기 위해 오늘도 일본어와 우리말 사이에서 행복한 씨름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면역의 과학》 《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 《내 몸 안의 작은 우주 분자생물학》 《내 몸 안의 지식여행 인체생리》 《유쾌한 공생을 꿈꾸다》 등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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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회상’은 종종 혼동된다. 다시 생각해내는 것을 전제로 완벽하게 기억하려는 습관이 어느새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잊어버리고 흘려보내는 것들이 있다. 반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하고 있던 일들이 문득 또렷이 떠오를 때가 있다. 교정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의 자태가 젊은 나날을 통과해서 어느새 지금 여기에 있는 몸속으로 들어오듯이. 본디 기억이란 의식적인 회상과는 무관한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기억은 인간의 의식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생명’의 심층 사건인 셈이다. 아메바의 들판까지 펼쳐진 생물의 산줄기를 무대로 유구한 세월에 걸친 진화의 흐름 속에서 조상 대대로 영위하고 자손 대대로 계승해온, 바로 그런 기억 말이다. 우리는 이를 ‘생명 기억’이라고 부른다. (〈저자 서문〉, 5~6쪽)

둘째 아들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받은 면역 항체가 고갈되었는지 어느 날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전혀 젖을 빨 수 없게 되면서부터 벌어진 사건이었다. 당연히 아내의 가슴은 무시무시하게 부풀어 올라 유즙기도 무서워서 도망갈 정도였다. 어쩔 수 없이 소아과 의사 친구에게 사정을 털어놓자, 성난 젖은 남편이 빨아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 “빨아!” 이것은 이미 지상명령이나 다름없었다. (……) 모유 사건은 내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생명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41쪽)

모유의 맛! 이것도 역시 맛으로, 객관적으로 포착할 수 없다. 앞에서 소개했듯이, 이는 입안의 타액과 같은 체액 그 자체다. 무릇 미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보통 음식의 맛으로 모유의 맛에 접근한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이미 모유의 맛은 인간의 몸속에서 완전히 육화(肉化)된 맛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유즙의 기원은 포유류의 출현 시기만큼이나 유구한데, 어쩌면 중생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갈지도 모른다. 당시 파충류에 가까운 포유류는 입술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젖을 입술로 빨아먹는 것이 아니라, 어미가 분비한 유즙을 혀로 핥아 먹는 오리너구리의 방법을 채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중생대가 지나고 신생대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입술로 흡입할 수 있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렀지만, 이는 농경민족은 물론이고 인류의 자연사를, 나아가 영장류의 자연사를 훌쩍 뛰어넘은 2억 년에 걸친 이야기다. 그동안 우리 조상들의 구강 점막은 모유의 맛을 ‘생명적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이렇듯 기억이란 본디 생명적인 것으로 인간의 의식적인 차원을 훨씬 초월한 것이다.’ (52쪽)

갑자기 ‘퍽’ 소리가 나더니 양수가 주위로 튀었다. 태야의 머리가 내 시야에 한순간 스쳤고, 내 얼굴에 양수 물보라가 일었다.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더니 머리의 가마를 덧그리듯이 아기의 몸이 나선을 그리며 빠져나왔다. 내 몸은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바다’의 세계였다. 그때 양수 물보라가 내 입안으로 들어갔는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구강 점막으로 양수 맛을 맛보았는지 어떤지는 당연히 더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그 당시 해수가 펼치는 환상의 세계 가운데에 내가 녹아 있었다는 느낌만은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양수를 한 잔 벌컥벌컥 소리를 내며 단숨에 들이켜듯이. 양수는 ‘고대 해수’라는 일종의 신념 같은 것이 어느새 내 몸을 가득 채우게 된 것도 분만실의 그 하룻밤 사건 이후부터였다. (61~62쪽)

“더할 수 없이 작은 세계에 억(億)의 세월이 담겨 있다니, 정말 놀랍군요. 대비(contrast)가 훌륭합니다.”
지구의 과거를 향해 오직 대지를 파헤쳐온 장인만이 가진, 넘칠 것 같은 생생한 눈빛이 빛났다. 고생물학의 세계가 필연적인 현실이 되어서 급속하게 내 안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24시간의 의미가 온종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는 앞에서도 서술한, 고생대 끝자락의 1억 년에 걸친 척추동물의 상륙 드라마인, 그야말로 하나의 환상임이 분명했다. 나는 이 ‘환상’이라는 단어에서 말할 수 없이 오묘한 세계를 감지했다. (108쪽)

태아는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구부정한 자세에서는 옆모습이라고 해도 목덜미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진수는 얼굴의 정면에 담겨 있는데……. 나는 태아의 얼굴을 정면에서 관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외국 전문 서적에 기재된 몇몇 삽화가 유일한 근거 자료였다. 얼굴을 봐야 한다. 그것도 똑바로 정면에서. (……) 해부학의 세계는 ‘절단’ 행위를 토대로 성립된다. 그 당시에 이미 20년의 세월을 해부학과 함께한 나였기에, 무엇인가를 자르는 행위에 관한 감수성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무뎌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태아 해부만큼은 내 몸이 거부했다. 솔직히 무서웠다. ‘정말 반드시 꼭 절단해야 할까?’ 바쁜 업무 시간에도 책상 정면에 가지런히 한 줄로 늘어세운 태아의 표본병과 마주하며 짬짬이 자문자답하는 날이 이어졌다. (117~118쪽)

달밤이 비치는 드넓은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의 행렬에서 가슴 뭉클하게 감동한 적이 없는가? 그들은 쉬지 않고 밤새도록 날아갈까? 과연 어디를 향해……. 목숨을 건 모천회귀와 함께 식에서 성의 생활상으로 장엄하게 이동하는 연어는 생명 파동의 울림을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있지 않을까? 엄마 북방여우와 새끼 북방여우의 생이별 의식, 코끼리 떼의 묘지 행진, 나그네쥐의 집단 자살, 죽음으로 향하는 사마귀의 교미 등은 모두 생명의 파동 가운데 어느 마디에 해당하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생명의 파동은 우리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며 박동 치고 있다. 생명 기억의 하나로……. 어쩌면 이것은 생명 기억의 근원을 이루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보다 뿌리 깊은 생명 기억은 없을 테니까. (200쪽)

고대 중국에서는 리듬을 상징하는 것으로 기(氣), 천(川), 신(申) 등의 글자를 만들어낸 듯하다. 모두 땅(地), 물(水), 불(火), 바람(風)의 흐름을 본뜬 단어인데, 노자의 세계에서는 리듬의 표지이자, 흐름의 자취로서 ‘도’가 선택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 물음에서 물고기의 회유와 철새의 도래를 떠올리는 사람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지구적인 진자 운동이 바다와 하늘에 기록한 궤적은 천체가 자신의 피부에 새긴, ‘살아 있는 홈’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만큼 거대한 규모를 갖춘 ‘통로’가 또 있을까? 달밤의 하늘을 수놓는 기러기의 이동 경로나 히말라야의 하늘을 건너는 두루미의 이동 경로 같은 이들 통로는 시야가 막혀 있는 바다와는 달리 만인의 눈에 펼쳐져 살아 있는 우주 리듬의 항적으로 우리의 가슴에 새겨진다. (220~221쪽)

물론 이런 논쟁을 훌쩍 뛰어넘어 역시 인간 사회에서는 ‘봐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모태 세계는 그 가운데 가장 엄숙한 세계일 것이다. 어머니 배 속에서 전개되는 모습이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태아의 세계만큼은 영원한 신비 저편으로 슬쩍 남겨두고 싶은 것이 동서양을 초월한 인간의 보통 마음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마지막 담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을 냉정하게 분석하면 여기에는 교육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거의 광기에 가까운 실증 정신이 어설프게 빛을 발하는 곳에서, ‘생명 기억’의 태곳적 세계를 지향하는 ‘회귀 본능’이 거침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요컨대 회귀 본능의 명령을 받아서, 실증의 칼날이 한 차례 번쩍 빛을 낸 것이다. 지금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새삼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인간의 ‘업’을 생각한다. 이는 체강 어디에도 생의 무대가 보이지 않는 슬픈 천성에 허락된, 유일한 보상 행위일까……. 괴테는 이런 남성성을 대변이나 하듯이, 《파우스트》제2부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신비의 합창’에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을 향한 회귀로 끝을 맺었다.
---pp.24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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