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의 역사는 짧은 편에 속해, 20세기 전에는 여자들이 팬티를 입는 경우가 드물었다. 19세기 사르데냐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1세는 프랑스 여왕이 공식 방문했을 때 한 시녀가 자기 앞에서 넘어지자 이렇게 말했다. “얼마나 기쁜지 모르오, 부인. 당신네 숙녀들께서 속바지를 입지 않는 것을 보니, 천국의 문이 항상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보니 말이오.” 18세기와 19세기에는 숙녀들이 고꾸라져 속이 그대로 드러난 익살스러운 그림이 많이 나왔다. 속옷이 등장한 것은 여성들이 자전거 같은 활동적인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19세기였다. 발목까지 오는 속바지인 블루머도 이 시기부터 치마 밑에 입기 시작했으며, 치마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갈수록 팬티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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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진스키는 발레복이 약간 헐거웠으며, 작가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도 바지 쪽이 빈약했다고 전해진다. 헤밍웨이는 새끼손가락만했다는데, 두 작가는 언젠가 함께 크기를 재본 적도 있다고. 그런가 하면 운이 좋았던 사람들도 있다. 영국 왕 찰스 2세는 음경이 홀 길이였다고 한다. 화가 툴루즈-로트렉은 물건이 얼마나 빵빵했는지 창녀 친구들은 그를 ‘걸어다니는 음경’이라고 불렀다. 러시아의 신비주의자 라스푸틴의 음경은 31센티미터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할리우드의 개리 쿠퍼와 에럴 플린은 큼직한 신사로 이름을 떨쳤는데, 플린은 파티 자리에서 자기 음경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사실이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으니, 로마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의 말마따나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음경이 아무리 길다한들 무슨 소용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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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의 성별이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다. 남성의 Y염색체가 있으면 자궁 속 태아의 생식결절이 음경으로 자라나고, Y염색체가 없으면 생식결절이 클리토리스로 자라난다. 그러나 염색체의 화학신호가 뒤섞이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남녀 양쪽의 성기가 발달하게 되는데, 이것을 양성증(兩性症)이라고 한다. 때로는 태아 여아한테 안드로겐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클리토리스가 비대해져 음순이 막혀버리기도 한다. 유전학적으로는 남아인 태아 가운데 테스토스테론에 반응하지 않아 여성으로 발육하는 경우도 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을 앓는 남아는 X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어서 사춘기가 되어도 2차성징이 거의 발달하지 않으며 때로는 젖가슴이 커지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이처럼 한 가지 이상의 균형이 깨진 태아가 2만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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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난 도착증들―
수목도착증: 나무와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노인도착증: 노령자와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길도착증: 낯선 장소에서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군중도착증: 군중 속에서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수면도착증: 잠자는 상대와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이방인도착증: 이방인과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착의도착증: 옷을 입은 채로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수유도착증: 젖을 먹이는 어머니에게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향
체취도착증: 체취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향
강도도착증: 강도를 당할 때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향
목격도착증: 남한테 들키거나 남이 보고 있을 때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향
장님도착증: 장님 혹은 눈가리개를 한 사람과 성행위를 즐기는 경향
그 밖에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대상에는 개미, 꿀벌, 매장, 자동차, 인형, 귀, 발, 음식, 유령, 털, 키, 야외, 강간, 종교의례 도구, 신발, 뱀, 절도, 교살, 눈물, 치아, 제복, 구토, 물, 재산 등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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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신 오시리스는 자위행위를 통해 만물을 창조했다고 전해지며, 집단 자위행위가 종교의례의 일부인 종파도 있다. 파라오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관식이 거행되는 동안 자위행위를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위행위를 ‘비비기’를 뜻하는 트륍시스라고 부른다. 로마인들은 이를 마스투라투스라고 부르며, 신의 사자이자 종종 남근신으로 그려지는 헤르메스가 발명한 습관이라고 믿었다. 인도에서 시바 신은 아그니라고 하는 신 옆에서 자위행위를 하여 정액으로 전쟁신 카르티케를 빚었다. 명상 고행으로 유명한 크리슈나는 일종의 자위행위 수호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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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켄터키 주 애쉬랜드에서는 “누구도 시내에 있는 집에 평판이 나쁜 여자, 음탕한 여자, 창녀를 들이거나 고의로 숨겨주어서는 안 된다. 단, 아내나 어머니, 누이는 예외다”. 위스콘신 코너스빌에서 남자가 상대방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 총을 쏘는 행위는 불법이다. 레바논에서는 남자들이 암컷 동물과 성교하는 것을 허용한다. 그러나 수컷 동물과 성교하는 행위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탈리아 트로페아에서는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높일 수 있는” 젊은 여자에게만 공공장소에서의 나체 일광욕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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