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고린도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의 열다섯 번째 장, 즉 고린도전서 15장은 그것이 “신약에서 [예수의] 부활에 대한 최초의 기록된 증언”이기도 하며,1)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신자의 궁극적인 소망인 죽은 자의 부활에 관한 신약성서 가르침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 p.14
소울런(Richard N. Soulen)이 언급한 것처럼, “수사학적 연구로 망라되는 분야는 지극히 광범위하고 또 예부터 내려왔는데, 모든 형태의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하며 또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Rhetoric)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수사학은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개념화되었으며 대단히 오래된 역사를 지닌다. 이 역사를 통해 볼 때, 수사학은 상당히 오랫동안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 가운데서 시민의 생활 및 교육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으며 유용하게 사용되고 상당한 관심을 끌던 때도 있었고, 때로는 평판이 나빠져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잊혀버린 기간도 있었다. --- p.20
‘수사/수사학’이나 ‘수사비평’이라는 말은 많은 의미와 용도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수사학은 고전 수사학을 가리키며, 따라서 수사비평은 고전 수사학 이론과 규약들을 본문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신약본문을 연구함에 있어 그리스-로마 수사학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 p.84
연설자는 자기가 발견한 내용을 ‘배열’하고 분배해야 한다. 배열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수사학의 원리에서 생기는 배열이다. 다른 하나는 연설자의 판단과 지혜로 특수한 환경에 순응하는 배열이다. 수사학의 원리에 기반을 두는 배열에도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체 연설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설의 개별 부분 혹은 개별 논증을 위한 것이다. 이 중 눈에 띄게 전체 연설의 배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 p.148
4장에서는 이전의 장들에서 확립하려고 노력한 방법론을 고린도전서 15장에 대한 수사학적 분석에 적용한다. 첫째로, 가장 중요한 수사학적 문제, 쟁점 그리고 수사의 종류를 파악(확인)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발견, 배열 그리고 문체를 차례로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하는 가운데 다양한 부분들(발견, 배열 그리고 문체)이 어떻게 고린도 청중을 설득하려는 하나의 목적에 이바지하는지 살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 p.184
배열(ta,xij, dispositio)이란 “이렇게 발견된 논증들을 적당한 순서로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Cic. Inv. 1.7.9). 배열은 두 종류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수사학의 원리에 근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수한 환경에 순응한 것이다(Rhet. Her. 3.9.16-10.18). 그렇지만 수사학의 원리에서 생기는 배열 역시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체적인 연설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별적인 논증들이나 부분들을 위한 것이다. --- p.227
성서 해석자들은 신약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하여 문자로 기록된 가장 이른 증언이기도 하며, 죽은 자의 부활에 관한 신약 가르침의 주요 자료이기도 한 고린도전서 15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파악해 왔다. 하지만 현대 신학자들 중에는 다양한 이유로 그리스도의 부활의 실재를 거부하거나 그것에 대해 의문을 던진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책임감 있는 신자로서, 우리의 일차적인 임무는 복음으로 받아들인 것에 관하여 ‘철학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들이 자료 자체들을 대변하게 함으로써 자료들이 말하는 것을 ‘경청하는’ 것이다. --- p.280
고린도전서 15장에 대한 수사학적 연구와 관련하여 방법론적 측면에서 여전히 쟁점이 되는 것은 특히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순수하게 고전 수사학 이론만을 사용할 것이냐, 페렐만의 ‘신수사학’과 같은 현대적인 수사학 이론도 섞어서 사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완전체인 고린도전서의 한 부분인 15장이 자체의 수사학적 장르를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 p.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