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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없이 보낸 15일

머리 없이 보낸 15일

새로고침(책콩 청소년)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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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94g | 145*210*18mm
ISBN13 9788994077826
ISBN10 899407782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데이브 커즌스 Dave Cousins
영국 버밍엄 시의 책과 음반으로 가득 찬 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의 계획 대신, 브래드포드의 미술대학에 진학했고, 밴드에 들어가며 런던으로 이주했다. 그 이후 10년을 여행과 음악 녹음으로 보냈으며 유명해지기 직전에 이르렀다.
그의 글쓰기 이력은 시트콤 [펄티 타워Fawlty Towers]의 대본을 쓰려는 시도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때가 열 살이었다. 그 뒤로 계속해서 노래와 시, 이야기들을 썼다. 단편 「The Floodlight Man」이 BBC라디오 [파이브 라이브]에서 방송되었는데, 그가 직접 읽었다. 지금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매일 저녁과 점심시간, 비가 올 때면 운하 다리 밑으로 피해 글을 쓴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머리 없이 보낸 15일』은 그의 데뷔작이다. 그밖에 출간한 작품으로는 『곤조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nzo』 등이 있다.
역자 : 천미나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어린이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사라지는 아이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고래의 눈』, 『광합성 소년』, 『엄마는 해고야』, 『아름다운 아이』, 『거짓말쟁이와 스파이』, 『희망하고 소원하고 꿈을 꾸며』, 『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머리 없이 보낸 15일』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현관문이 쾅하고 닫힌다. 엄마다.
현관 앞에 툭하고 물건을 내던지는 소리가 마치 땅바닥에 시체가 툭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린다. 엄마는 곧장 부엌으로 향한다. 식탁 위에 탁하고 병을 놓는 소리에 이어, 딸칵 병마개를 따는 소리, 유리잔에다 꿀렁꿀렁 액체를 따르는 소리가 뒤를 잇는다.
엄마는 쿨럭쿨럭 기침을 내뱉고 끼익 소리를 내며 의자를 끌어내 털썩 주저앉는다.
나와 제이가 숨을 죽이고 있는 거실로 담배 연기가 흘러들어온다. ‘해피 아워’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꼼짝 않는 게 상책이다. 처음 들이켠 한 모금의 술이 마법을 발휘하고,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사랑하는 아들들, 어딨지? 어디 숨었니?”
그게 신호다. 경보 해제. 이제 부엌으로 가도 안전하다. 해피 아워가 시작됐다.
우리는 부엌으로 들어간다. 제이가 조르르 달려가 엄마 품에 안기자, 엄마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제이에게 입을 맞춘다. 나는 머뭇거리며 문간을 지키다 엄마의 손짓에 우물우물 다가가 엄마와 포옹을 나눈다. 튀김 기름 냄새와 담배 냄새에 숨이 막힌다.
제이는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풀어놓는다. 엄마는 귀를 기울이고 빙그레 웃으며 다시 술잔을 채운다. 유리잔 속의 술은 진하고 빨갛다.
-7~8쪽

라디오에 나가고 있다는 사실만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없다. 그냥 디제이 바즈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뿐이라고. 바즈는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러면 끝이다. 나는 아빠인 척,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초호화 여행상품권을 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명심해야 할 사실은, 항상 같은 목소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거다. 18세 이상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 내가 아빠고 가장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걱정 마시라, 아빠는 알 리가 없다. 아빠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18쪽

“형, 뭐해?”
나는 고개를 돌린다. 제이가 문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바퀴벌레 잡아.”
“잡았어?”
“아니.”
제이는 고개를 잘래잘래 흔든다.
“형은 걔네들 못 죽여.”
“뭐?”
“바퀴벌레는 머리가 잘려도 안 죽어.”
“엉터리 같은 소리 하지 마!”
제이가 얼굴을 찡그린다.
“엉터리 같은 소리 아니야! 어린이집에서 배웠어. 쇼 선생님이 그러는데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며칠 동안 살 수 있대!”
“프라이팬으로 짓이기면 어떻게 된대?”
제이는 어깨를 으쓱한다.
“몰라. 그건 안 배웠어.”
싱크대에 도로 프라이팬을 내려놓는다.
제이가 말한다.
“나 배고파. 엄마는 어디 갔어?”
“일하러.”
나는 그렇게 말하고 마지막 남은 오래된 빵을 토스터기에 툭 떨어뜨린다.
-66~67쪽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열다섯 살인 로렌스는 싱글맘인 엄마와, 아버지가 다른 여섯 살 남동생인 제이와 함께 바퀴벌레가 출몰하는 허름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로렌스는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엄마, 천사 같은 외모를 지녔지만 자신을 개라고 생각해 화가 나면 아무나 물어뜯는 제이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출근했던 엄마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고, 그 후 로렌스와 제이는 엄마 없이 보름간의 험난한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예전에 엄마가 자살하려고 했을 때,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제이와 떨어져 살아야 했던 끔찍한 경험을 떠올리며, 로렌스는 엄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동생인 제이는 물론, 주변의 모든 어른들에게 비밀에 붙이기로 다짐한다. 그때부터 로렌스는 엄마가 집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엄마 옷을 입고 외출을 시도하는 등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거짓말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집안에 있던 저금통을 탈탈 털어 마련한 돈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 결국 초코바 하나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게다가 외할머니가 남겨준 통장을 발견하지만 열여섯 살이 되기 전까지는 돈을 인출할 수 없다는 말에 로렌스는 다시 한 번 좌절한다. 그러던 중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여자친구 미나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그 뒤 미나의 도움으로 간신히 굶주림을 면하게 된다.
한편 로렌스는 그동안 우울증에 빠진 엄마를 기쁘게 해 주려고 여행상품권이 걸린 라디오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엄마가 사라진 뒤에도 로렌스는 매일 밤 공중전화 부스에서 세상을 떠난 아빠의 이름과 목소리를 빌어 라디오에 출연해 최종우승자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엄마를 찾아 여행상품권을 내밀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술에 취하고 무기력한 엄마는 뜻밖에도 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모든 희망이 사라져 버린 로렌스는 절망 속에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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