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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Amor Fati

아모르 파티 Amor Fati

: 운명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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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30*190*30mm
ISBN13 9791125585404
ISBN10 112558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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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는 서투르게 입술을 누르고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태준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키스를 해 주기를, 침대로 데려가 주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그는 굳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왜 안아 주지 않을까. 왜 키스해 주지 않을까. 속상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미유는 입술을 떼고 그에게서 천천히 떨어졌다. 잔잔한 호수 같던 태준의 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이렇게 흔들리면서 왜 버티는 거예요?
미유는 그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조용히 속삭였다.
“아저씨를 원해요. 진심이에요.”
그의 손이 미유의 등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갈등하지 마요. 아저씨가 원하는 대로 해요. 미유는 애가 탄 나머지 울먹였다.
“안아 줘요. 제발요.”
멀어졌던 손이 등에 닿는가 싶더니 두 팔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순간 발밑이 허전해지더니 깃털처럼 가볍게 몸이 들렸다. 얇은 옷을 사이에 두고 두 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진다. 그저 안고만 있을 뿐인데도 미유의 입술에서 가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네가 원하면 언제라도 멈출게.”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거예요.
미유는 대답 대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방금 그가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몸을 감싼 힘이 점점 강해지고 목덜미에 닿은 숨이 델 듯 뜨거웠다. 그들은 몇 걸음만에 침대 위에 부드럽게 안착했고, 그녀의 몸 위로 태준의 몸이 무겁게 겹쳐 왔다.
침실 조명 아래 그의 표정과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동요하던 눈동자가 어느새 단단해지고 딴사람을 보는 것처럼 인상이 변해 있었다. 부드러움과 다정함 위에 불꽃이 더해진 것 같았다. 어쩌면 태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운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미유는 생각했다.
“두렵지 않아?”
그의 붉은 입술이 움직였다. 미유는 도톰한 입술의 움직임을 보느라 뒤늦게 말뜻을 헤아렸다.
“응?”
“내가 두렵지 않아?”
“전혀요.”
“나는 네가 두려워. 모든 게 상상을 엇나가.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겁이 나.”
말과 달리 태준의 눈은 두려움이 조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의 눈빛.
“좋을 거예요. 난 알 수 있어요.”
환하게 미소를 지어 주니 긴장한 눈빛이 비로소 풀어졌다.
“그래…… 알아. 그래서…… 두려운 거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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