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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 신의 심판인가 광기의 학살인가? 마녀사냥의 허구와 진실

양태자 | 이랑 | 2015년 01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2 리뷰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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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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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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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32g | 146*212*17mm
ISBN13 9788998746087
ISBN10 8998746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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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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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로 몰려 이곳에서 온갖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던 이들은 그리스도교의 이분법에 따른 선과 악의 갈래에서 ‘악’의 무리에 강제로 분류되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이는 분명 예수 본래의 정신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당시 그리스도교의 본래 정신은 잊은 채 그리스도교를 보호한다는 구실 아래 이런 악행을 끝없이 자행했던 그리스도교의 수장들이 개인적으로는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들의 무자비함이 극치에 이른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p.9

당시 마녀 희생자 중 여성이 더 많았던 것은 성서 해석의 차이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세 사람들은 학자, 특히 신학자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만약 당시 신학자들이 주장한 학설이 진리였다면 오늘날에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되어 죄 없는 무수한 사람이 계속해서 마녀재판에 넘겨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에 마녀재판은 끝났고, 이는 많은 사람을 마녀로 몰고 간 중세 신학자들의 말이 진리가 아니었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시대를 주름잡았던 유명한 학자가 주창한 학설도 새 이론이 나오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절대적인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에서 해가 지는 등의 자연의 법칙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마녀사냥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것처럼 설파되는 이념이나 사고는 어느 시대를 살더라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 p.27

철학자이자 의사인 빌헬름 아돌프 스크리보니우스(Wilhelm Adolf Scribonius, 1550~1600)는 마녀사냥 옹호가였다. 철학 저서와 신학 저서를 많이 남겼던 그는 말년(기록에는 1583년부터라고 한다)에 마녀이론 옹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물 시험’이야말로 단연코 가장 정확한 신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가운 물을 통한 마녀시험과 심문에 관하여(Von Erkundigung und Prob der Zauberinnen durchs kalte Wasser)』라는 저서에서 마녀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방법으로 ‘물 시험’이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물 시험 중 첫 번째는 마녀로 의심받는 사람을 물에 빠뜨려 마녀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물은 고대부터 신성한 것으로 여겼기에, 그 신성함이 마녀를 구분해 줄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큰 호응을 얻었다. 마녀로 의심되는 사람의 손과 발을 묶어 깊은 물속에 던진 뒤 가라앉으면 죄가 없으니 다시 건져서 살려주겠다는 이 시험은 사실 구실에 불과했다. 건지기도 전에 익사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물에 뜨면 마녀라고 의심하였다. 마귀가 도와주어서 가라앉지 않고 물에 뜰 수 있었다면서 말이다. --- p.63~64

눈물로 마녀를 찾아내는 시험도 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눈물에 신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이 시험의 핵심은, “마녀는 절대 눈물을 흘릴 수 없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말 뻔한 시험이지 않은가? 마녀로 의심되는 여자가 눈물을 펑펑 흘린다면 마녀가 아니니 풀어주고, 반대로 눈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여 자라면 마녀로 몰려 재판에 넘겼으니 말이다. --- p.103~104

1561년부터 1652년 동안 독일 로텐부르크Rotenburg에서 일어난 어린이 마녀사냥을 연구한 로프란츠Rofranz 박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거리를 떠돌다 단순한 도둑질로 붙잡혀 온 아이들이 왜 자신이 마귀와 접촉했고 그들과 함께 마녀 춤까지 추었다고 했을까? 또 어떤 아이는 왜 스스로 자신이 마녀라고 주장했을까?” 그는 이 질문의 해답이 당시의 사회상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하였다. “혼자 거리를 떠돌며 구걸로 연명하느니 차라리 감옥으로 가서 숙식이라도 해결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했다.” 즉 단지 배불리 먹고 싶다는 소망 때문에 아이들이 일부러 거짓 진술을 천연덕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은 어른들은 그야말로 ‘거룩한 종교재판’에 아이들을 넘긴 후 그들의 기준대로 죽인 것이다. 굶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거짓 진술을 한 것인데, 그 때문에 스스로 생명을 내어준 결과가 되었으니 애통하기 그지없다. --- p.204

이번에는 성녀로 끝없이 추앙받던 한 여자가 하루아침에 마녀로 몰린 이야기를 알아보자. 스페인에서 태어난 막달레나 델라 크루즈(Magdalena de la Cruz, 1487~1560)는 다섯 살 무렵부터 이상한 징후를 보였다. ‘빛의 천사’로 가장한 마귀가 그녀의 삶에 나타난 것이다. 마귀는 변덕을 부리며 때로는 아주 힘센 동물의 형태로, 때로는 미소년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나타났다. 어느 날은 십자가에 못 박힌 형상으로 나타나 “나를 따르라!”라고 속삭였다. 괴로움을 참지 못한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몸에 못을 박았고 그 때문에 갈비뼈 2개가 부러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귀는 끊임없이 달콤하게 그녀를 유혹했다. 자신에게 순종하면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그녀의 삶을 거룩하게 꾸며 주겠다고 약속했다. --- p.259

유럽인들의 생활 속에는 알게 모르게 마녀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독일인의 생활 언어 속에 마녀(Hexe) 혹은 마녀들(Hexen)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헥센슈스(Hexenschuss)’라는 단어는 ‘요통’이라는 뜻인데, 중세에는 요통이 마녀의 저주 때문에 생겼다고 믿었기에 단어 속에 ‘마녀들’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혼란과 소동을 의미하는 단어 ‘헥센케셀(Hexenkessel)’에도 마녀가 들어가 있다. 헥센크라이스(Hexenkreis)는 ‘마녀의 원’이라는 뜻인데, 풀밭에 둥근 원 모양으로 풀이 죽은 곳은 마녀들이 그곳에서 둥글게 모여 춤을 추었기 때문이라고 믿은 데서 유래한 단어이다. ‘헥센밀히(Hexenmilch)’는 생후 2~3일 무렵 신생아의 유방에서 분비되는 마유(魔乳)라는 뜻인데, 여기에도 마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이처럼 독일어에 남아 있는 단어를 통해서도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의 잔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 p.266~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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