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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오케스트라

길 위의 오케스트라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100년의 연주여행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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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47g | 135*205*24mm
ISBN13 9788961962308
ISBN10 896196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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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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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장호연
장호연은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음악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대중음악을 공부했다. 현재 음악과 뇌과학, 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코필리아』 『에릭 클랩튼』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클래식 음악 세계의 끝』 『마에스트로의 리허설』 『리슨 투 디스』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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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후원으로 미국 순회공연은 화려한 조명을 받고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홍보에 여념이 없는 대표이사는 연주여행을 떠나는 날짜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화이트스타 라인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처녀 항해일과 겹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지자 버스비는 기뻤다. 세계 최고의 지휘자를 확보하여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나는 첫 번째 유럽 오케스트라가 되었고 왕의 후원도 받았는데, 여기다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박인 타이타닉호를 타고 뉴욕 항으로 들어서면 대대적인 축하와 함께 온 세상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공짜 홍보는 없을 터였다. ---「3장 ‘여행 준비’」중에서

엘가가 지휘한 LSO의 엘가 음반은 콜린 데이비스 경이 LSO와 함께 작업한 엘가와 다르게 들린다. 해석은 점차 발전하고 세계 곳곳에서 다르게 꽃을 피운다. 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를 뿐. 사람마다 더 선호하는 연주가 있기 마련이다.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든 그렇지 않든 음악의 다양성은 그 자체로 멋진 것이다. 여러 스타일을 편안하게 오가며 연주할 수 있는 앙상블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11장 ‘인류의 보편적 언어’」중에서

1912년 미국 전역의 신문들은 “하룻밤 1,000달러 지휘자”의 이야기로 시끌벅적했다. 그는 오케스트라에게만 주문을 건 것이 아니라 청중도 매료시켰던 모양이다. 공연 리뷰들은 그의 눈, 부스스한 머리털, 우아한 옷, 사색적이고 심오한 음악 해석을 언급했다. 니키슈는 길을 가다가 그의 손을 잡고 키스하려는 숭배자들 때문에 걸음을 멈춰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12장 ‘아르투르 니키슈’」중에서

콜린 경은 평소처럼 지휘대에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이 무대를 확실히 책임지면서도 우리가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함께 연주할 때마다 내게 격려를 해주고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는 독주가 있을 때 어떻게 연주하라고 절대 지시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연주하도록 만든다. 이게 마술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그러면서도 그는 공을 차지하지 않는다. 유심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음악회가 끝나고 나서 그는 무대에서 결코 혼자 인사하지 않는다. 항상 오케스트라 전체에 갈채를 보낸다.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연주자를 일으켜 세워 인사하게 하는 일도 드물다. 자신이 팀을 이끄는 선장이며 우리 모두 함께 일하기 때문이다. ---「13장 ‘대화의 기술’」중에서

나는 무대 한가운데 앉아 있어서 발레리가 바로 앞에 보이는데, 내가 긴 독주를 하거나 선율을 연주할 때면 그는 항상 특정한 방식으로 연주하도록 나를 독려하는 몸짓을 취한다. 흥미진진한 순간이다. 그는 전면에 나서는 연주자들과 이렇게 교감을 주고받는다. 독주를 연주할 때 그가 살짝 멈추거나 예기치 않게 속도를 늦추면, 그리고 여러분이 그의 요구를 따라가면, 그는 여러분에게 씩 웃으며 눈빛을 보낸다. 그 순간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한 팀이라는 느낌이 든다. ---「13장 ‘대화의 기술’」중에서

단원 한 명이 밤새 세상을 떠났는데도 스케줄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날 오후 2시 반, 오타와의 비치우드 묘지에서 월러스 서트클리프의 장례식이 열렸다. 오케스트라는 2시에 공연이 있었으므로 친구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못했고 장의사만이 자리를 지켰다. LSO가 오후 공연을 하고 가족들이 그의 죽음을 아직 모르는 가운데 월러스 서트클리프는 C지구 18열 15번에 묘비 없이 묻혔다. 그날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16장 ‘잇따른 비보’」중에서

LSO의 혹독한 순회공연 일정은 힘들다. 일하는 시간은 길고 세계를 돌아다니느라 가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여서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봉급이 특별히 내세울 만큼 높지도 않다. 게다가 여러분의 연주가 삐끗한다거나 여러분이 유통기한을 넘어섰다고 판단되면 여러분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신예 실력자들이 줄을 서 있다. 정상급 오케스트라 자리가 주는 부담감은 엄청나다. 누군가가 그런 자리에 있다면…… 그가 거기에 오르기까지 쌓아야 하는 솜씨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무대에서는 뭔가 잘못되어도 숨을 곳이 없다.
---「17장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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