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몰개월의 새
황석영 | 창비 | 2000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5건
정가
11,000
판매가
9,9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1쪽 | 475g | 148*210*30mm
ISBN13 9788936460181
ISBN10 893646018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글쎄요, 부인이나 저처럼 어느정도 교육도 받고 일정한 규모의 생활을 하고 있는 중간층들이란 물론 어느 부분은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살아가지만, 여기서의 삶이 진이가 느끼듯 그렇게까지 엄혹하다고 느끼기는 좀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러나 일상의 잡다한 현재의 일에서부터 앞으로 어찌될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우리들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문득 돌아다보면 얼마나 우리의 삶이 속박당하고 있는가를 대번에 알게 되는군요. 누구나 말로는 아주 쉽게 남북 분단이 우리의 삶을 근원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거기에 익숙해져서 마치 무너진 집의 벽 한쪽에 받침대 대신 동시대의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을 세워두고, 그들로 하여금 무너져내리는 지붕을 쳐들고 있도록 해두면서 임시로 살아가고 있는 듯한 꼴입니다. 우리는 온전한 정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임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 p.262-263, --- '골짜기' 중에서
그가 부르는 노래는 재빠르게 저자 바닥으로 퍼져나가 누구나 따라 부르게 되었다.

장자는 이번에는 그자의 혀를 잘라버리라고 명했다. 수추는 혀를 잘리었다. 장자의 부하들이 까마귀들에게 먹이려고 높은 감나무 가지에다 그 혀를 매달아두었다. 나무에 앉는 까마귀마다 수백번씩 그 혀를 쪼았으나 너무도 견고해서 먹질 못했고, 혀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허공에서 싱싱한 선홍의 빛깔로 펄떡이며 살아 있었다.

수추는 목구멍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의 안으로 꽉 잠긴 노랫소리가 또 저자 바닥에 깊이깊이 스며들었고, 사람들은 몰래몰래 그것을 따라 불러 꿈만이 떠도는 밤에도 잠꼬대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장자는 끝내 수추의 목을 자르라고 명했다. 수추의 목이 잘려 저자의 장대 위에 드높이 효수되었다. 장대 위에 얹힌 얼굴은 이 세상에서 아무도 만나보지 못했던 행복한 자의 얼굴이었다. 사람들은 더욱 더 수추가 남긴 노래들을 불렀다. 장자는 드디어 수추에 대한 기억의 잔재를 모두 없애버리라고 명했다. 다리는 허물어지고, 오동나무이 밑동은 뽑혀지고, 나는 강 건너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러나 장터 사람들의 소문에 의하면 수추의 노래는 여전히 불려지고 있으니 그가 죽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얘기였다.

나는 아직도 수추의 팔딱이는 혓바닥을 품에 지니고서, 새로운 새벽이 밝을 때마다 강변으로 마중을 나가는 것이었다.
--- p.152
<몰개월의 새> 중에서
나는 승선해서 손수건에 싼 것을 풀어보았다. 플라스틱으로 조잡하게 만든 오뚜기 한쌍이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어렸던 모양이라, 나는 그것을 남지나해 속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작전에 나가서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역에서 두 연인들이 헤어지는 장면을 내가 깊은 연민을 가지고 소중히 간직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자는 우리들 모두를 제 것으로 간직한 것이다. 몰개월 여자들이 달마다 연출하던 이별의 연극은, 살아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아는 자들의 자기표현임을 내가 눈치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몰개월을 거쳐 먼 나라의 전장에서 죽어간 모든 병사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다.
--- p.192
<몰개월의 새> 중에서
나는 승선해서 손수건에 싼 것을 풀어보았다. 플라스틱으로 조잡하게 만든 오뚜기 한쌍이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어렸던 모양이라, 나는 그것을 남지나해 속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작전에 나가서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역에서 두 연인들이 헤어지는 장면을 내가 깊은 연민을 가지고 소중히 간직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자는 우리들 모두를 제 것으로 간직한 것이다. 몰개월 여자들이 달마다 연출하던 이별의 연극은, 살아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아는 자들의 자기표현임을 내가 눈치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몰개월을 거쳐 먼 나라의 전장에서 죽어간 모든 병사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다.
--- p.192

회원리뷰 (5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