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정말로 그걸 잡수실 겁니까?'
마을 주민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광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그 앞에서 마물 바베큐를 만들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윈스타인이 울상을 지었다.
'물론이야, 윈스타인.'
--- p.179
'예전에 네가 말한 생일선물, 방금 전에야 완성됐거든. 가기 전에 꼭 전해 주고 싶어서.' 카이저의 말에 엘지오네의 심장이 쿵쿵하고 큰 소리로 울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카이저가 자신의 생일선물 때문에 약간 우울해 하길래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말 세 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했었다. 그때까지는 단순히 멋있는 생일축하 메시지 정도로 생각 했었는데, 출병을 하루 앞두고 밤늦게 달려온 카이저를 보니 단순한 생일축하 메시지만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마음으로야 어떻든 머리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기에 엘지오네는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너와 만나게 된 그날은 네가 태어난 날인 동시에 내가 다시 생명을 얻은 날이었어.' '......' '너는 내가 선택한 운명이다.' '......' '사랑해, 엘지오네.' '......'
--- pp. 121-122
'시끄럿! 왕자 전하께서도 하시는데 내가 못할 리 없어! 사내 대장부가 배탈이라니, 가문의 수치다!' 후훗. 과연 윈스타인의 소탈한 성적은 알아 주어야 해. '윈스타인 경! 그렇게 나에게 이기고 싶었소?' '전하! 마침 잘 됐습니다. 오늘에야 말로 저번의 그 수치를 만회하고 말 겁니다.' '두고 보겠소.' 나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천국의 이면에 지옥이 있을지라도 나는 그 천국에 있는것이 즐겁다. 천국의 이면에 지옥이 있을지라도 지옥 만이 존재하는 것 보다는 좋지 않을까? 천국의 이면에 지옥이 있다는 것을 잊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 pp. 137-138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의 자질은 그런 것만 가지고는 안 돼. 물론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그것 외에도 여러 가지 필요한 요소가 많아. 그리고 백성을 중시하는 마음 역시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말을 마친 서벤아트 영주는 더 할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표정으로 한을 응시했다.
"그럼 … 영주님은 그 다른 요소들 때문에 키들렉 왕자가 카이저 왕자보다 더 에인샤텔의 국왕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한의 물음에 서벤아트 영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양쪽 모두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쪽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네."
한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이내 승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는 … 영주님의 판단을 믿으니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말투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한이 나가고 나자 서벤아트 영주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서재의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카이저 왕자보다는 키들렉 왕자 쪽의 세력이 더욱 약해. 세력 균형을 위해선 이쪽을 돕는 게 당연하지 … 이 전쟁은 좀 오래 끌 필요가 있거든. 그래야 백성들의 왕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테니까."
리크레일력 2789년 가을, 에인샤텔의 제1왕자 키들렉 마르시디안 에인샤텔이 제2왕자 카이저 세나토 스에인샤텔을 상대로 내전을 일으켰다. 에인샤텔 역사상 다섯 번째 왕위 계승 전쟁의 막이 오른 것이다.
--- pp.100-101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의 자질은 그런 것만 가지고는 안 돼. 물론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그것 외에도 여러 가지 필요한 요소가 많아. 그리고 백성을 중시하는 마음 역시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말을 마친 서벤아트 영주는 더 할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표정으로 한을 응시했다.
"그럼 … 영주님은 그 다른 요소들 때문에 키들렉 왕자가 카이저 왕자보다 더 에인샤텔의 국왕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한의 물음에 서벤아트 영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양쪽 모두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쪽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네."
한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이내 승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는 … 영주님의 판단을 믿으니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말투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한이 나가고 나자 서벤아트 영주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서재의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카이저 왕자보다는 키들렉 왕자 쪽의 세력이 더욱 약해. 세력 균형을 위해선 이쪽을 돕는 게 당연하지 … 이 전쟁은 좀 오래 끌 필요가 있거든. 그래야 백성들의 왕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테니까."
리크레일력 2789년 가을, 에인샤텔의 제1왕자 키들렉 마르시디안 에인샤텔이 제2왕자 카이저 세나토 스에인샤텔을 상대로 내전을 일으켰다. 에인샤텔 역사상 다섯 번째 왕위 계승 전쟁의 막이 오른 것이다.
--- pp.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