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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하는 악마와 새장 속의 가희 2

잠들지 못하는 악마와 새장 속의 가희 2

[ 초판 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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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266g | 120*172*16mm
ISBN13 9788960523975
ISBN10 8960523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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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침 준비를 끝낸 니나는 불을 끈 침실에서 짧은 자장가를 정성스레 불렀다.
의식을 집중해 시점을 전환한 뒤, 반투명하고 작은 생물에게 다가가 ‘무언가’의 모습을 살피는 건 노래를 마친 니나의 버릇이었다. 정령이라고 불리는 그 존재는 아무나 볼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인데, 철이 들었을 무렵부터 늘 니나의 곁에 있었다.
정령들의 기분이 좋으면 노래를 잘했다고 칭찬받는 것 같아 기뻤다―설령 그들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목소리가 아름답다거나, 듣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고 말해 줘도 좋을 텐데…….’
정령들이 다가오지 않는 원흉에게로 눈을 돌리자, 그곳에는 한 명의 남자가 누워 있었다.
누구보다도 니나의 노래를 원하는 남자는 니나의 노래를 한 번도 칭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곳에 니나가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손을 뻗었다.
“니나…….”
잠에 취했기 때문이리라. 평소보다 조금 쉰 목소리는 안 그래도 매혹적인 목소리를 요염하게 만들어, 니나의 등줄기를 오싹하게 했다.
차갑고 날카로운 호박(琥珀)색 눈동자는 졸음에 휩싸였기 때문인지, 꿀처럼 달콤하게 녹아들어 니나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슥 뻗은 팔이 니나의 등을 감싸며 이불 속으로 이끌었다. 얇지만 다부진 팔은 반사에 가까운 사소한 저항을 가볍게 굴복시켰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건 과거의 경험으로 증명되었다.
살며시 몸을 옮겨, 왼쪽 손목의 수갑에서 벽에 박힌 강철 고리까지 이어진 사슬을 몸 아래로 치웠다. 피부가 다치지 않도록 천을 물려 둔 수갑의 감각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윽.”
거친 행동과는 거리가 먼 남자의 손이 가냘픈 등을 쓸어 올리듯 이동하는 데는 아직 익숙지 않았다.
간지러워서 작게 숨을 죽임과 동시에, 남자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이 니나의 뒤통수까지 다다랐다. 황갈색 머리카락에 묻은 손가락은 두피를 더듬듯 헤집었다.
휴우, 마음속 깊이 안심한 듯한 숨결이 니나의 머리칼에 스며들었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단정한 입술에서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죽부인이 따로 없구나.’
제 것인 양 팔을 두르고 끌어당길 때까지는 니나도 아직 가볍게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매달리듯 니나를 감싸는 팔이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기에…… 저도 모르게 얽매이고 말았다.
천 너머로 느껴지는 체온이 기분 좋아서, 덩달아 졸음이 전염되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정신 차려야 해.’
알도가 잠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 상황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평생 이대로 있어도 좋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따라서 수없이 자신에게 되뇌었다.

―악마와의 동침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이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헤어질 수 없게 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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