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2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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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590g | 150*210*30mm |
ISBN13 | 9788984318779 |
ISBN10 | 8984318779 |
발행일 | 2015년 02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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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590g | 150*210*30mm |
ISBN13 | 9788984318779 |
ISBN10 | 8984318779 |
1. 대학생 이서영2. 지환아빠 허인규3. 지환엄마 박수정 4. 어학원 상담원 지윤서 5. 과외 교사 김승필 6. 지환엄마 박수정7. 파견 도우미 최선화 8. 원어민 강사 지미 더글러스 9. 해성엄마 장유미 10. 초등학교 교사 김미하 11. 해성엄마 장유미, 지환엄마 박수정, 태민엄마 심지현 12. 카페 주인 이태용, 박수진 13. 학습지 교사 차현진 14. 경훈엄마 강희진 15. 과외 교사 김승필 16. 해성아빠 고성민 17. 경훈엄마 강희진 18. 초등학교 교사 김미하 19. 대학생 이서영 20. 초등학교 교장 최정상 21. 지환엄마 박수정 22. 태민엄마 심지현 23. 해성엄마 장유미 24. 초등학생 허지환 해설 _ 싱크홀 서희원(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
아, 이런 것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참 재미있고 흥미롭구나! 어쩌면 신선하기도 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정아은님의 글 ‘사소한 이야기’를 예스24 연재로 읽으면서 참 호흡이 좋고,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자의 책을 찾아보게 되었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문체였다.”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화술이 대단한 흐름을 보여주었고, 그 이야기가 현실과 맞닿아 상당한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잠실이라면 상징적으로 ‘부유함’이라는 단어가 세인들에게 공유되는 것인데, 이 글에서는 부유함으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들이 이야깃거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과도한 자녀 학습, 학부모의 치맛바람, 부를 쟁취하기 위한 거짓말, 이기심, 질투심, 경쟁심리, 그러한 속에서 상대적인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좌절과 고통 등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개관적이면서도 조금은 조소적인 느낌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시각이 독자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여자 대학생을 통해서 가난의 실상이 무엇인지, 가난한 자가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을 해나가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사회의 지극히 파편적인 내용이리라 생각되지만 이러한 사실이 소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어둡게 만듭니다. 똑똑하고,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한 아이가 가난한 가정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물질적인 힘이 없는 상황 속에서 배움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몸을 희생하는 일상은 참으로 독자들을 아프게 만듭니다. 꼭 그렇게라도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워나가면서 신분 상승을 노려야 하는가? 란 의문도 가지게 만듭니다. 그러한 삶이 결국은 자신을 더욱 삶을 비극적인 상황으로 이끌어나간다는 상황은 자각했으면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도 이러한 내용을 다룰 때는 조금 표현의 다스림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됩니다.
아이들을 경쟁적으로 학습을 시키는 어머니들을 통해서는 가진 자들의 너그러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보았습니다. 자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맹목적인 사랑은 간섭이요, 결국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영어, 수학, 논술, 예체능, 심지어 사회, 과학까지 초등 2학년을 하루의 시간이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 학습의 장으로 내모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그것도 경쟁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서 잠실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부모들의 허영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는 저자의 시각을 통해서 그들의 자녀 사랑이 과도한 욕심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 가정교사를 통해서는 살아가기 위해서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습니다. 학력을 속이고 경력을 속여, 방문 가정교사를 하면서 살아가다 결국은 들통이 나고 신뢰가 무너지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인물을 통해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고, 능력보다는 학벌과 경력이 우선순위가 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의 삶이 울타리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고, 타인들의 침범을 쉽게 용인치 않는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잠실이라는 거대한 공룡이 만들어 내는 욕망 속에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애잔하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이야기 속에 초등학교가 나오고 학교의 선생님이야기도 그려집니다. 선생님은 상당히 줏대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학생들을 정의롭게 이끌어나가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유연성의 부족으로 표현하면서 학부모님들의 선물까지 거부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러한 요소들이 학부모들의 미움을 사게 되고, 결국 학부모들에 의해 ‘학급등교거부’라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교감, 교장도 눌리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학교라는 것은 학부모님들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작용하는 곳이니까요. 선생님은 그 상황을 당하고 학교를 벗어나 자살 소동까지 일으키게 되면서, 부모들의 뉘우침을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미 학교에 대한 정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고, 집안의 사정만 아니라면 금방이라도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됩니다.
이처럼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잠실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그들의 삶을 통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빈곤하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으로부터 삶의 힘겨움과 어려움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입니다. 빈부의 차이가 뚜렷한 공간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서로를 속이면서 경쟁해 나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내면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특별한 내용도 없는데, 그들의 삶이 참 밀착되어 전해집니다. 그리고 술술 잘 읽힙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잠실이라는 공간은 조금 특별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그들의 평범한 삶이 소재가 되어 있으니까 그런 듯합니다. 누구의 죽음이라든지, 사고라든지, 특별한 경험이라든지 하는 요소들은 이 글 속에 나타나는 내용이 아닙니다. 단지 등장인물들이 물질적으로는 비교적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인 의사, 변호사, 교수, 기업의 부장 등이, 그들의 아내가, 그들의 자녀들이 소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생활에서 과도한 소비적 요소가 있긴 합니다. 그런 것들만 간과하면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이 그 속에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글을 가깝게 여기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나가지 않나 여겨집니다.
이런 것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지극히 사소한 이야기도 이렇게 엮여지는 긴 이야기가 되는구나! 참 이야기를 잘 이끌어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구성이 조금은 특별했습니다. 소제목을 사람 이름으로 적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부분을 표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등장한 인물을 다음 소제목의 인물로 제시하고 그 분의 호흡과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관계를 맺어 나갑니다. 잠실동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이기에 서로 얽히고 엮여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 관계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각 부분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드러나기 때문인 듯합니다. 소제목에 나이도 함께 제시해 나타납니다. 하기에 인물들의 구조도도 쉽게 예측하면서 읽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작가의 구상이, 호흡이 무척이나 마음에 감깁니다. 모처럼 깔끔하게 상큼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한 편 읽었습니다. 잠실에 사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잠실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언니의 신혼집이다. 20년도 더 된 그때. 언니가 결혼으로 선택한 집이 잠실주공아파트. 몇 단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 아마 조그만 방 2개에 부엌이나 거실이라 칭하기 좀 그런 작은 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두 번 정도 전세금이 오르고 당시 잠실은 재개발이 시작되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나는 잠실에 갈 일이 없어졌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강남 3구를 포함해 잠실 역시 부의 상징이 되었다. 강남으로 입성하고 싶지만 입성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라 말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책의 배경은 잠실. 잠실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 빌라촌 반지하에 살면서 악착같이 공부하고 돈을 버는 여대생 서영, 서영의 알바 상대 허인규. (서영의 알바는 매춘이다) 허인규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회사원이다. 서영의 집과는 반대로 고층 아파트에 살지만 이 집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이사 왔다. 그의 아내 수정은 잠실 엄마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킨다. 수정의 아들 지환을 레벨 테스트 했지만 실력이 모자라 받을 수 없다는 거절을 해야 하는 상담원 윤서와 그로 인해 지환의 영어 과외교사로 일하게 된 승필, 변호사 남편을 둔 유미, 돈은 많이 벌지만 남편의 학벌과 직업, 본인의 학벌에 콤플렉스가 심한 지현 등... 잠실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들을 보면서 진짜 잠실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럴까? 싶다. 한때는 서민들의 삶의 공간이었던 잠실 주공아파트가 고층으로 탈바꿈하면서 그곳에 진짜 서민은 없다. 돈과 ‘사’자 직업을 가진 사람들. 흔히 말하는 중산층이라는 계급이 이곳에 자리 잡고 강남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준비한다. 조금이라도 잘하는 조짐이 보이면 대치동 학원으로 실어 나르기 바쁘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는 그들이지만 지환의 엄마 수정은 늘어가는 대출금과 나아지지 않는 아이들로 인해 좌절하고, 판사였기에 결혼했던 남편이 변호사로 돌아서자 불만이 쌓이는 해성엄마 유미. 그녀에겐 공부 잘하는 큰 아들이 자랑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머리가 아프다며 자신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이 사회에서 난다 긴다(?)하는 남편을 둔 여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아이들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하고, 담임선생님의 불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는 급기야 담임선생님을 퇴출시키자는 의견을 내 놓고 단체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나도 엄마이고 아이를 키우지만 이런 엄마들 때문에 모든 엄마들이 욕을 먹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가 있는 학교에 찾아가 아이의 행동이나 선생님의 행동에 딴지를 거는 모습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생일날 뭔가를 넣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모습이며 선생님에 대해 불만을 재기하는 것도 그렇고, 학부모들이 단체 행동을 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것도 별로다. 물론 모든 엄마들이 그렇지 않음을 안다. 나 역시도 학교엔 1년에 한 번 혹은 두 번밖에 가지 않는다. 상담주간에 한번.. 아이를 학교에 보냈으면 나는 선생님을 믿는 편인데 그렇지 못하는 학부모도 상당한 모양이다. 때론 선생님이 아이의 엄마가 학교 일을 도와주길 바라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학부모가 동원되고, 동원된 엄마의 아이를 예뻐하는 것. 이런 악순환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엄마들은 더 학교에 목숨을 거는 건지도...
이 책엔 자본에 의한 계층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잘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이 싫어 집을 나와 악착같이 살아가는 아이. 그 아이는 대학이라는 끈을 놓을 수 없다. 대학을 졸업해 변호사가 꿈은 서영이 과연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로스쿨이라는 곳이 또 얼마나 돈을 요구하는지.. 그녀도 알 텐데 말이다. 지방 대학을 나온 영어 강사 승필 또한 안타깝다. 잠실 엄마들이 졸업증명서를 요구하자 살며시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그는 실력이 아닌 학력이 이 세상의 힘 이라는 것에 좌절한다. 학습지 교사에, 지환과 해성의 담임선생님 그리고 파견 도우미등.. 그녀들을 바라보는 돈 없는 사람들의 입장도 잘 나타난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다고 말하지만 돈이 있고 없고는 또 이렇게 다른 인생을 만든다. 누군가의 위에 있고 싶은 사람은 끊임없이 탐색하고 관찰하고 누르려고 한다. 돈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 하나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제 3자인 내가 볼 때는 많이 이상한데 말이다. 이들은 아마도 공허한 사람들일 것이다. 비교하고 탐색하고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잘 사는 게 화가 나는... 오늘 논술 수업의 주제는 콤플렉스였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는 있다. 그 콤플렉스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다양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에 자유로워졌다. 물론 완벽하게 자유롭다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제보다 나은 나라고 생각하며 산다. 꿈이 무엇이냐고 묻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어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살고 싶니? 어떻게 늙어가고 싶니? 묻고 답해야 하는 건 역시... 나다.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의 삶이 나뉘고, 살고 있는 동네의 지명이 누군가의 삶의 지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그 속에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잠실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는 서민과 중산층이 섞여 살 수 있었던 주공아파트들이 재개발을 거치며 성벽을 확 높힌 고층아파트 대단지가 된 곳, 그리고 그 대단지에서 밀려난 이들이 주변에 자리한 곳, 그런 의미에서 잠실은 작가의 말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특성을 가지기도 한다. 책 속에서 ‘리센츠’로 대표되는 그 콘크리트 대단지 안에 살고 있는, 혹은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오늘날의 잠실을, 서울을, 대한민국을 보여준다.
책은 17명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된다. 집을 나와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매춘을 아르바이트 거리로 삼은 95년생 대학생 이서영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이서영의 손님인 허인규, 그 아내인 박수정, 수정의 아들 지환의 영어 과외교사이자 서영의 옆집에 사는 김승필, 그 집 도우미이자 서영의 엄마인 최선화, 지환의 담임선생이자 예전 서영의 담임이었던 김미하...이렇게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전개되어 간다.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이야기는 지환엄마, 해성엄마, 태민엄마, 경훈엄마 같은 잠실 주부들의 교육열이다. 조금은 더하고 덜할 지언정 누구도 아이들의 사교육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루 스케줄의 중심은 아이의 학원과 학습지의 스케줄이고, 주거지로서는 잠실에 만족하지만 아이들의 학원 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해야 하는 건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학벌을 위한 교육과 무리짓기 속에서 다른 가치들은 밀려나간다.
솔직하면서도 날카롭고, 그러면서도 온기를 완전히 잃지는 않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 잠실동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소설의 본령이 이야기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꾼으로써의 작가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장거리 비행의 피로도 잊고 열중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