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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사람들

잠실동 사람들

: 정아은 장편소설

리뷰 총점8.5 리뷰 66건 | 판매지수 1,536
정가
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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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590g | 150*210*30mm
ISBN13 9788984318779
ISBN10 89843187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대학생 이서영
2. 지환아빠 허인규
3. 지환엄마 박수정
4. 어학원 상담원 지윤서
5. 과외 교사 김승필
6. 지환엄마 박수정
7. 파견 도우미 최선화
8. 원어민 강사 지미 더글러스
9. 해성엄마 장유미
10. 초등학교 교사 김미하
11. 해성엄마 장유미, 지환엄마 박수정, 태민엄마 심지현
12. 카페 주인 이태용, 박수진
13. 학습지 교사 차현진
14. 경훈엄마 강희진
15. 과외 교사 김승필
16. 해성아빠 고성민
17. 경훈엄마 강희진
18. 초등학교 교사 김미하
19. 대학생 이서영
20. 초등학교 교장 최정상
21. 지환엄마 박수정
22. 태민엄마 심지현
23. 해성엄마 장유미
24. 초등학생 허지환

해설 _ 싱크홀 서희원(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P.90 : 비록 나는 주류에 끼어들지 못했지만 내 아이들은 주류로 살게 하리라. 주류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선 주류가 되게 하리라. 한 번 뿐인 인생, 아이들이 세상의 부와 권력을 실컷 맛보다 가게 해주고 싶었다. 다 헤진 옷을 입었다고 손가락질 당하고, 집에 텔레비전이 없다고 놀림 당하는 설움을 자식들에겐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P.158-159 : 몇 개월 전, 교육부에서 특목고 때문에 사교육이 극성을 부린다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특목고 입학원서에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그 방침이 발표되던 날, 아이 초등 시절부터 대치동 새벽 라이드라는 십자가를 감내해왔던 엄마들의 억장이 무너졌다. 이때까지 한 게 모두 헛짓이었다는 자괴감과 허무감이 좁디좁은 대치동 학원가 골목에서 눈치 보며 주차할 곳을 찾는 엄마들 얼굴에 무겁게 드리워졌다. 보내던 학원을 갑자기 정리하는 엄마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엄마들은 이내 예전의 태세로 되돌아갔다. 정성 들여 싼 도시락을 손에 들려 부지런히 아이들을 실어 날랐다. 정책이야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거고, KMO 입상자들을 대학 부설 영재원에서 뽑아가는 한 결국 그 아이들이 특목고로 직행할 게 뻔하다는 계산이었다.
“내 말 들었어?”
유미의 목소리에 짜증이 잔뜩 묻어 나왔다. 나라고 좋아서 아이를 새벽까지 내돌리겠는가. 특목고에 들어가면 대학 입시의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이 뭔가. 거의 다 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6년. 힘들어도 그 기간만 이 악물고 공부하면 인생이 보장된다. 벌 수 있는 돈도, 남들에게 대접받는 정도도, 인생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정도도 모두 졸업한 대학의 명칭에 달려 있다. 이 뻔한 현실을 알면서 어떤 부모가 아이를 공부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아이의 미래에 대해 눈감아버리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어리숙한 인간들의 무책임한 이상주의이다.

P.278 : 이 여자는 필시, 자기 남편이 의사니까 자기도 그런 ‘급’ 사람들하고 어울려야겠다는 의식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디 가서 판사나 의사나 변호사 같은 사람들, 혹은 그 배우자를 만나면 반색을 하고 덤벼든다. 남편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도 모르면서, 힘들게 맺은 과실만 쏙쏙 빼먹으려 하는 여자. 남편의 지위를 자기의 지위로 착각하고 ‘급’을 정하려 하는 여자. 희진이 육아로 힘든 와중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여자들과 어울리면서 시간 낭비하는 게 싫어서이기도 하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 시장 뒤편 빌라촌 반지하 셋방에 사는 여대생 서영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알바’를 한다. 그녀는 상업지역의 각종 소음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를 악물고 알바 시간을 견뎌낸 뒤 문을 열고 나가는 알바 상대의 뒷모습을 보며 주저앉는다. 서영의 알바 상대였던 허인규. 두 아이의 아빠이자 회사원인 인규는 서영의 집에서 나온 뒤 시장 골목을 빠져나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돌아간다. 재건축으로 올린, 신축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인규는 방금 빠져나온 여대생의 거주 공간을 생각하며 자신이 귀가하게 될 깔끔한 아파트를 경이로운 시선으로 올려다본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해서 잠실로 이사들어온 인규의 아내 수정은, 주변 엄마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부투하며 하루를 보낸다. 수정의 아이 지환이 레벨 테스트를 받은 어학원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윤서와 지환의 과외교사로 일하게 된 승필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고층아파트 내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담임 교사 퇴출 사건’을 향해 나아가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정아은의 신작
“모든 것은 일상적이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그 일상이 문제다(서희원 문학평론가)”
칼처럼 하늘을 찌르고 있는 고층 빌딩 숲과 재래시장과 낮은 빌라촌이 공존하는 곳,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모던 하트》로 2013년 제1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정아은의 신작 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전작이 서른일곱 헤드헌터의 일상을 통해 학벌이 계급으로 작동하는 사회를 그렸다면, 신작 《잠실동 사람들》은 계급을 상승시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교육’을 좇는 부모들과 ‘교육’으로 먹고사는 학교 선생님, 원어민 강사, 과외 교사, 학습지 교사, 어학원 상담원 들이 벌이는 분투기, 더불어 불공정한 출발선이 시작되는 공간사까지 아우르는 소설이다.
배경이 ‘잠실’인 데에는 “강남 3구 중 하나”이며 “서민들의 주거지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재건축된 고층 아파트”라는 점에서, ‘강남’에 속하고 싶은 욕망과 아무나 속할 수 없는 ‘중산층’이라는 계급 사회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공감을 얻어낸다. 즉 이 작품 속 ‘잠실’이란 “지배계급의 신분과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그들이 스스로의 경제적 능력을 활용해 찾아낸 도약대”와 같은 공간이다. 부모들이 자신의 희망인 아이들을 태운 채 대치동으로 열심히 나르는 일상의 공간은 이렇게 은밀하고도 “거대한 상승 욕구”를 비추는 얼음판이 된다.
이처럼 ‘잠실’이라는 특정 공간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저마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구성은 인물들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문학평론가 서희원은 “좋은 다큐멘터리 작가가 그렇듯이 최대한 대상에 밀접한 상태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며 관찰”한다고 평했다.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은 단순히 아이를 매개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부모의 이기심을 다루지 않는다. ‘교육’시장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대학생, 주과목이 아니라서 홀대받고, 태어나서 줄곧 교육 서비스 대접에 익숙한 아이들과 학부모를 매일 마주해야 하는 선생님, 모욕감, 치욕감을 견디면서 엄마들 눈치를 살피는 과외 교사와 학습지 교사, 입시에 악착같이 매달린 듯 보이지만 아이의 미래에 대한 확신보다는 떠도는 소문에도 쉽게 흔들리는 갈대 같은 부모 등 다양한 삶의 주체들이 살아가는 생의 단면을 제시한다. 또한 엄연히 학벌과 거주지로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지고 그 선을 벗어나는 반전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현실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이렇듯 작가가 묘사하는 이 사회의 민낯은 잠실동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싱크홀’보다도 더 거대한 싱크홀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가슴에 뚫려 있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붕괴하였다는 사실(서희원)”을 상기시킨다.

모든 것은 일상적이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그 일상이 문제다

《잠실동 사람들》의 중심에는 초등학교 2학년 같은 반 아이들을 둔 지환엄마, 해성엄마, 경훈엄마, 태민엄마가 있다. 대출 한계를 채워가며 무리해서 잠실 아파트로 들어오거나 미국 유학,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 교육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엄마들이다. 아이들 옆에서 전전긍긍하면서도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 옳은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것도 아이들의 복지와 엄마의 일이 상충되는 부분이다.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려니 돈만 들고 제대로 된 교육을 못 시킬 것 같고, 직접 끼고 가르치려니 엄마가 일을 많이 못 하고. 결국 육아와 여자의 일은 서로 반목할 수밖에 없는 걸까. 희진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이 안타깝다. 펼쳐진 탄탄대로를 버리고 페이닥터로 주저앉은 것도 결국 육아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한번 육아를 손에 잡고 나니 도저히 놓을 수가 없다.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당장에 아이를 끌고 들어가는 엄마들과 달리 장대비로 바뀔 때까지 아이를 빗속에 방치한 채 모여 수다를 떠는 조선족 시터들의 모습을, 제 키보다 높은 미끄럼틀에 올라가 무섭다고 우는 네 살짜리 아이에게 혼자 내려오라고 친절하게 말한 뒤 앉아서 스마트폰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조선족 시터의 모습을 보아버린 뒤로는 남에게 아이들을 맡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의사로서 성장하기는 다 틀린 걸까. 이대로 남의 병원에 정부 보조금 늘려주는 페이닥터나 하다 끝나는 걸까. 수백 번도 더 해왔던 생각이 다시 머릿속을 채웠다. 영원히 결론 내지 못할 해묵은 문제가. (280쪽)

한편, 잠실동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은 잠실 고층 아파트를 바라보는 속내가 더 복잡하다. 삼성동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자란 과외 교사 김승필과 잠실동에서 원주민으로 자란 학습지 교사 차현진이 지닌 이주의 역사는 서울 강남권 개발의 역사와 맞물린다. 상전벽해라는 말처럼, 한순간 모든 풍경이 변하는 사회의 속도는 개인이 쫓아가기엔 너무나 벅차고 과거 또한 빠르게 잊힌다. 현재의 고층 아파트를 보며 한 번도 아파트에 살아본 적 없던 김승필은 자신도 모르던 열망이 솟구친다.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재건축해 지었다는 이 세 단지의 고층 아파트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는 사람들이 왜 아파트, 아파트, 타령하는지 알게 되었다. 걸어 다닐 때 불안하지 않은 곳, 즐비하게 주차된 차들 때문에 신경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곳. 그것이 아파트였다. (중략)
많이 벌어서 이런 아파트를 살 것이다. 착하고 잘 웃는 여자를 만나 살림을 꾸릴 것이다. 아이를 낳아 이런 유모차에 태우고 다닐 것이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웃음이 나왔다. 사실 아파트가 미치도록 갖고 싶다거나 재혼이 너무너무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승필은 그 생각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런 열망이 생겨난 게 어딘가. 집에 틀어박혀 떠나버린 여자를 생각하며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 백배는 나을 것이었다. (288-289쪽)

유년기의 추억이 사라져버린 고층 아파트를 바라보는 차현진은 씁쓸하다. 허울 좋은 재개발은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을 동네 밖으로 축출했다.

현진은 두리번거리며 자신이 살았던 동이 어디에 있었는지 가늠해보려 했지만, 그게 지금의 분수대 자리에 있었는지, 227동 자리에 있었는지 도통 구분이 되지 않았다. 과거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표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서, 리센츠가 주공아파트 2단지를 재건축한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없었다면 지나가다 봐도 여기가 자신이 자란 동네라는 걸 모를 것 같았다. 옆에 있던 1단지와 건너편에 있던 3단지까지 엘스, 트리지움이라는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해 있어 과거를 떠올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중학교와 고등학교 건물은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그 자리를 바탕으로 자신이 살았던 동을 어렴풋이 가늠해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걸까. 이럴 거면 아예 동 이름도 바꾸지, 왜 그대로 잠실2동이란 이름을 유지하고 있을까? 현진은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아예 동 이름을 바꾸고 중?고등학교까지 싹 쓸어버렸다면 이 아파트가 자기가 살았던 아파트란 생각도 들지 않았을 테고, 고층 아파트를 올려다보며 억하심정을 갖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245-246쪽)

정아은 소설가는 가진 사람들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나뉘기 시작한 지점을 찾고, 시간이 흐를수록 견고해져만 가는 계급사회를 인물들의 입을 통해 서술한다. 중심부에서 밀려난 제각각의 사연과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는 잠실동 초고층 아파트 안의 삶과 비교되면서 소설 안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특히 지환엄마, 해성엄마의 집에서 도우미 일을 하는 최선화는 아이 셋을 둔 엄마이면서 가장이기도 하다. 풍족하지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던 일상은 어느 날 동네가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작은 균열이 일어난다. 이주 대신 새 아파트의 임대주택으로 입주했는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놀림을 받게 되고 전파상을 하던 남편이 단골이었던 이웃들을 잃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첫째 화영이는 미혼모가 되었고, 둘째 서영이는 집을 나가고 연락두절 상태다. 언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동네를 옮기지 않았다면 하고 선화는 늘 되짚어보지만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 한편 집을 나온 뒤, 근근이 버티고 있는 대학생 이서영에게도 앞날이란 암울하기만 하다.

나는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청운의 뜻을 품고 대학에 들어올 때만 해도 로스쿨 등록금을 걱정했지,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진 않았다. 올 초에 하남 집을 뛰쳐나온 뒤,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했다. 과외, 편의점 알바, 고깃집 서빙 등 손에 잡히는 일을 닥치는 대로 했지만 돈은 좀처럼 모이지 않았다. 목이 터지게 아이를 가르치면 과외 알선업체에서 과외비의 반에 가까운 금액을 떼어갔고, 편의점 일은 시급이 너무 적었다. 고깃집 일은 시급이 높은 편이었지만 일을 마치면 너무 피곤해서 학교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이렇게 벌어도 카드 회사에서 빌린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물고, 책값을 대고, 방세에 식비와 교통비, 통신요금을 내면 남는 게 없었다. 대학의 하루하루가 모두 돈으로 메워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무렵,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 낯선 남자의 몸을 견뎌야 하는 데에 회의가 들면 엄마와 언니를 생각했다. 구질구질하고 고단한 삶. 평생 그렇게 살 것인가. (370-371쪽)

이 외에도 ‘빌라 사는 애들’ 운운하며 학원을 평가하는 엄마들을 대하는 어학원 상담원 지윤서, ‘눈이 파란 백인’으로 학부모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원어민 강사 지미 더글라스, 학력과 경력을 속인 채 실력만으로 평가받길 원했던 과외 교사 김승필, 자신의 아들은 집에 두고 잠실 엄마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습지 교사 차현진 등의 시선은 “동이라고 지칭하기보다는 ‘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좀 더 적절한” 잠실동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잠실동 사람들》을 통해 정아은은 ‘무엇’을 위해 달리는 줄도 모르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 안에 소속되고자 하는 절실함을 서술한다. 생존을 위해 존재를 부정당하는 치욕감, 모욕감, 불쾌감을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까지 생생하게 그리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기억을 잃고, 맹목이 되어가는 우리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거울 같은 시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자신이 어떤 인간이 되어가는지 매일매일 자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사회의 속도와 나 자신의 속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치하지 않는 속도를 맞추려다보니 내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볼 수가 없다. 그러다 문득, 뒤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 뜻과 달리. 내 꿈과 달리. 이 소설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들도 어렸을 적엔 이런 어른이 되리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초등학생 지환이의 소설 속 마지막 말. 다친 새를 안고 따뜻하다고 외치는 그 말에 대해 오래 생각해본다.
윤성희 (소설가)

《잠실동 사람들》은 서민들의 거주지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재건축된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욕망을 파노라마식으로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다. 과거 박태원의 《천변 풍경》이 그랬던 것처럼, 특정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의 동선과 이곳에서 경험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 은 ‘잠실’이라는 문제적 장소에 대한 관찰과 묘사를 통해 주제의 핵심을 탐색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해된다.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이 흥미로운 것은 좋은 다큐멘터리 작가가 그렇듯이 최대한 대상에 밀접한 상태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며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희원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66건) 리뷰 총점8.5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잠실동을 통해 넉넉한 이야기를-한겨레출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나*이 | 2016.02.16 | 추천8 | 댓글8 리뷰제목
아, 이런 것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참 재미있고 흥미롭구나! 어쩌면 신선하기도 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정아은님의 글 ‘사소한 이야기’를 예스24 연재로 읽으면서 참 호흡이 좋고,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자의 책을 찾아보게 되었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문체였다.” 라는 생각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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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것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참 재미있고 흥미롭구나! 어쩌면 신선하기도 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정아은님의 글 ‘사소한 이야기’를 예스24 연재로 읽으면서 참 호흡이 좋고,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자의 책을 찾아보게 되었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문체였다.”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화술이 대단한 흐름을 보여주었고, 그 이야기가 현실과 맞닿아 상당한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잠실이라면 상징적으로 ‘부유함’이라는 단어가 세인들에게 공유되는 것인데, 이 글에서는 부유함으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들이 이야깃거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과도한 자녀 학습, 학부모의 치맛바람, 부를 쟁취하기 위한 거짓말, 이기심, 질투심, 경쟁심리, 그러한 속에서 상대적인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좌절과 고통 등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개관적이면서도 조금은 조소적인 느낌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시각이 독자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여자 대학생을 통해서 가난의 실상이 무엇인지, 가난한 자가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을 해나가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사회의 지극히 파편적인 내용이리라 생각되지만 이러한 사실이 소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어둡게 만듭니다. 똑똑하고,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한 아이가 가난한 가정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물질적인 힘이 없는 상황 속에서 배움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몸을 희생하는 일상은 참으로 독자들을 아프게 만듭니다. 꼭 그렇게라도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워나가면서 신분 상승을 노려야 하는가? 란 의문도 가지게 만듭니다. 그러한 삶이 결국은 자신을 더욱 삶을 비극적인 상황으로 이끌어나간다는 상황은 자각했으면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도 이러한 내용을 다룰 때는 조금 표현의 다스림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됩니다.

 

아이들을 경쟁적으로 학습을 시키는 어머니들을 통해서는 가진 자들의 너그러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보았습니다. 자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맹목적인 사랑은 간섭이요, 결국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영어, 수학, 논술, 예체능, 심지어 사회, 과학까지 초등 2학년을 하루의 시간이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 학습의 장으로 내모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그것도 경쟁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서 잠실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부모들의 허영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는 저자의 시각을 통해서 그들의 자녀 사랑이 과도한 욕심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 가정교사를 통해서는 살아가기 위해서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습니다. 학력을 속이고 경력을 속여, 방문 가정교사를 하면서 살아가다 결국은 들통이 나고 신뢰가 무너지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인물을 통해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고, 능력보다는 학벌과 경력이 우선순위가 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의 삶이 울타리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고, 타인들의 침범을 쉽게 용인치 않는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잠실이라는 거대한 공룡이 만들어 내는 욕망 속에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애잔하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이야기 속에 초등학교가 나오고 학교의 선생님이야기도 그려집니다. 선생님은 상당히 줏대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학생들을 정의롭게 이끌어나가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유연성의 부족으로 표현하면서 학부모님들의 선물까지 거부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러한 요소들이 학부모들의 미움을 사게 되고, 결국 학부모들에 의해 ‘학급등교거부’라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교감, 교장도 눌리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학교라는 것은 학부모님들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작용하는 곳이니까요. 선생님은 그 상황을 당하고 학교를 벗어나 자살 소동까지 일으키게 되면서, 부모들의 뉘우침을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미 학교에 대한 정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고, 집안의 사정만 아니라면 금방이라도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됩니다.

 

이처럼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잠실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그들의 삶을 통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빈곤하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으로부터 삶의 힘겨움과 어려움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입니다. 빈부의 차이가 뚜렷한 공간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서로를 속이면서 경쟁해 나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내면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특별한 내용도 없는데, 그들의 삶이 참 밀착되어 전해집니다. 그리고 술술 잘 읽힙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잠실이라는 공간은 조금 특별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그들의 평범한 삶이 소재가 되어 있으니까 그런 듯합니다. 누구의 죽음이라든지, 사고라든지, 특별한 경험이라든지 하는 요소들은 이 글 속에 나타나는 내용이 아닙니다. 단지 등장인물들이 물질적으로는 비교적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인 의사, 변호사, 교수, 기업의 부장 등이, 그들의 아내가, 그들의 자녀들이 소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생활에서 과도한 소비적 요소가 있긴 합니다. 그런 것들만 간과하면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이 그 속에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글을 가깝게 여기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나가지 않나 여겨집니다.

 

이런 것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지극히 사소한 이야기도 이렇게 엮여지는 긴 이야기가 되는구나! 참 이야기를 잘 이끌어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구성이 조금은 특별했습니다. 소제목을 사람 이름으로 적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부분을 표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등장한 인물을 다음 소제목의 인물로 제시하고 그 분의 호흡과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관계를 맺어 나갑니다. 잠실동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이기에 서로 얽히고 엮여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 관계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각 부분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드러나기 때문인 듯합니다. 소제목에 나이도 함께 제시해 나타납니다. 하기에 인물들의 구조도도 쉽게 예측하면서 읽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작가의 구상이, 호흡이 무척이나 마음에 감깁니다. 모처럼 깔끔하게 상큼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한 편 읽었습니다. 잠실에 사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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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사람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15.10.27 | 추천5 | 댓글5 리뷰제목
잠실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언니의 신혼집이다. 20년도 더 된 그때. 언니가 결혼으로 선택한 집이 잠실주공아파트. 몇 단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 아마 조그만 방 2개에 부엌이나 거실이라 칭하기 좀 그런 작은 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두 번 정도 전세금이 오르고 당시 잠실은 재개발이 시작되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나는 잠실에 갈 일이 없어졌다. 재;
리뷰제목

잠실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언니의 신혼집이다. 20년도 더 된 그때. 언니가 결혼으로 선택한 집이 잠실주공아파트. 몇 단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 아마 조그만 방 2개에 부엌이나 거실이라 칭하기 좀 그런 작은 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두 번 정도 전세금이 오르고 당시 잠실은 재개발이 시작되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나는 잠실에 갈 일이 없어졌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강남 3구를 포함해 잠실 역시 부의 상징이 되었다. 강남으로 입성하고 싶지만 입성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라 말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책의 배경은 잠실. 잠실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 빌라촌 반지하에 살면서 악착같이 공부하고 돈을 버는 여대생 서영, 서영의 알바 상대 허인규. (서영의 알바는 매춘이다) 허인규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회사원이다. 서영의 집과는 반대로 고층 아파트에 살지만 이 집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이사 왔다. 그의 아내 수정은 잠실 엄마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킨다. 수정의 아들 지환을 레벨 테스트 했지만 실력이 모자라 받을 수 없다는 거절을 해야 하는 상담원 윤서와 그로 인해 지환의 영어 과외교사로 일하게 된 승필, 변호사 남편을 둔 유미, 돈은 많이 벌지만 남편의 학벌과 직업, 본인의 학벌에 콤플렉스가 심한 지현 등... 잠실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들을 보면서 진짜 잠실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럴까? 싶다. 한때는 서민들의 삶의 공간이었던 잠실 주공아파트가 고층으로 탈바꿈하면서 그곳에 진짜 서민은 없다. 돈과 자 직업을 가진 사람들. 흔히 말하는 중산층이라는 계급이 이곳에 자리 잡고 강남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준비한다. 조금이라도 잘하는 조짐이 보이면 대치동 학원으로 실어 나르기 바쁘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는 그들이지만 지환의 엄마 수정은 늘어가는 대출금과 나아지지 않는 아이들로 인해 좌절하고, 판사였기에 결혼했던 남편이 변호사로 돌아서자 불만이 쌓이는 해성엄마 유미. 그녀에겐 공부 잘하는 큰 아들이 자랑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머리가 아프다며 자신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이 사회에서 난다 긴다(?)하는 남편을 둔 여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아이들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하고, 담임선생님의 불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는 급기야 담임선생님을 퇴출시키자는 의견을 내 놓고 단체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나도 엄마이고 아이를 키우지만 이런 엄마들 때문에 모든 엄마들이 욕을 먹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가 있는 학교에 찾아가 아이의 행동이나 선생님의 행동에 딴지를 거는 모습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생일날 뭔가를 넣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모습이며 선생님에 대해 불만을 재기하는 것도 그렇고, 학부모들이 단체 행동을 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것도 별로다. 물론 모든 엄마들이 그렇지 않음을 안다. 나 역시도 학교엔 1년에 한 번 혹은 두 번밖에 가지 않는다. 상담주간에 한번.. 아이를 학교에 보냈으면 나는 선생님을 믿는 편인데 그렇지 못하는 학부모도 상당한 모양이다. 때론 선생님이 아이의 엄마가 학교 일을 도와주길 바라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학부모가 동원되고, 동원된 엄마의 아이를 예뻐하는 것. 이런 악순환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엄마들은 더 학교에 목숨을 거는 건지도...

 

이 책엔 자본에 의한 계층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잘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이 싫어 집을 나와 악착같이 살아가는 아이. 그 아이는 대학이라는 끈을 놓을 수 없다. 대학을 졸업해 변호사가 꿈은 서영이 과연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로스쿨이라는 곳이 또 얼마나 돈을 요구하는지.. 그녀도 알 텐데 말이다. 지방 대학을 나온 영어 강사 승필 또한 안타깝다. 잠실 엄마들이 졸업증명서를 요구하자 살며시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그는 실력이 아닌 학력이 이 세상의 힘 이라는 것에 좌절한다. 학습지 교사에, 지환과 해성의 담임선생님 그리고 파견 도우미등.. 그녀들을 바라보는 돈 없는 사람들의 입장도 잘 나타난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다고 말하지만 돈이 있고 없고는 또 이렇게 다른 인생을 만든다. 누군가의 위에 있고 싶은 사람은 끊임없이 탐색하고 관찰하고 누르려고 한다. 돈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 하나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3자인 내가 볼 때는 많이 이상한데 말이다. 이들은 아마도 공허한 사람들일 것이다. 비교하고 탐색하고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잘 사는 게 화가 나는... 오늘 논술 수업의 주제는 콤플렉스였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는 있다. 그 콤플렉스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다양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에 자유로워졌다. 물론 완벽하게 자유롭다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제보다 나은 나라고 생각하며 산다. 꿈이 무엇이냐고 묻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어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살고 싶니? 어떻게 늙어가고 싶니? 묻고 답해야 하는 건 역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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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삶을 들여다보는 것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a*****a | 2016.08.16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의 삶이 나뉘고, 살고 있는 동네의 지명이 누군가의 삶의 지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그 속에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잠실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는 서민과 중산층이 섞여 살 수 있었던 주공아파트들이 재개발을 거치며 성벽을 확 높힌 고층아파트 대단지가 된 곳, 그리고 그 대단지에서 밀려난 이들이 주변에 자리한 곳,;
리뷰제목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의 삶이 나뉘고, 살고 있는 동네의 지명이 누군가의 삶의 지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그 속에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잠실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는 서민과 중산층이 섞여 살 수 있었던 주공아파트들이 재개발을 거치며 성벽을 확 높힌 고층아파트 대단지가 된 곳, 그리고 그 대단지에서 밀려난 이들이 주변에 자리한 곳, 그런 의미에서 잠실은 작가의 말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특성을 가지기도 한다. 책 속에서 리센츠로 대표되는 그 콘크리트 대단지 안에 살고 있는, 혹은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오늘날의 잠실을, 서울을, 대한민국을 보여준다.

 

책은 17명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된다. 집을 나와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매춘을 아르바이트 거리로 삼은 95년생 대학생 이서영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이서영의 손님인 허인규, 그 아내인 박수정, 수정의 아들 지환의 영어 과외교사이자 서영의 옆집에 사는 김승필, 그 집 도우미이자 서영의 엄마인 최선화, 지환의 담임선생이자 예전 서영의 담임이었던 김미하...이렇게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전개되어 간다.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이야기는 지환엄마, 해성엄마, 태민엄마, 경훈엄마 같은 잠실 주부들의 교육열이다. 조금은 더하고 덜할 지언정 누구도 아이들의 사교육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루 스케줄의 중심은 아이의 학원과 학습지의 스케줄이고, 주거지로서는 잠실에 만족하지만 아이들의 학원 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해야 하는 건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학벌을 위한 교육과 무리짓기 속에서 다른 가치들은 밀려나간다.

 

솔직하면서도 날카롭고, 그러면서도 온기를 완전히 잃지는 않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 잠실동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소설의 본령이 이야기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꾼으로써의 작가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장거리 비행의 피로도 잊고 열중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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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5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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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교육과 우리 아이들의 현실. 그리고 엄마들의 상처.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천**비 | 2018.12.18
구매 평점5점
진짜 있을법한 이야기에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a*******s | 2019.08.20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d***z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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