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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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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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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9쪽 | 32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011981
ISBN10 893201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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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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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로지컬 모닝이란 말이 이렇듯 나름나름으로 심약하다고 할 수도 있는 세상 사람들의 공통된 증세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한테만 해당되는 무슨 특수한 병이기나 한 것처럼 버젓이 그 말을 기입할 수 있는 정신과 의사라면 석가보다도 더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 아니할 수가 없겠군요.
--- p.77
음. 어느 철학자는 사랑을 어떤 대상에 대한 관장된 심리의 지속이라고 했어요. 가령,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여자들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는 그 여자에 대하여 그 남자는 과장되게 예쁘다, 귀엽다, 착하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그런 과장된 감정을, 길든 짧든, 지속하고 있는 상태라는 거지요. (이 소설은 통째로 읽혀야 합니다. '책속으로'가 필수 사항이여서 어쩔 수 없이 골랐지만 마치 토막난 시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책속으로'가 꼭 필요하지 않다면 등록시 '책속으로'의 내용은 제외해 주시면 어떨까요?)
--- p.19
어느 것이 실상이고 어느 것이 허상이냐고요? 그야 당연하지요. 죽지도 않은 내 아내를 죽었다고 하며 나에게 새 출발을 하라고 강요하는 처남은 허상이고, 그 반대의 처남은 실상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내 아내는 여기 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엄연히 살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허상은 끊임없이 출현하여 나를 혼란에 빠뜨리고 우리 부부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엇지요.
--- p.199
신통력요? 글쎄요. 스님한테 특별한 신통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게다가 나는 신통력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인간 세상에 진실로 신통한 것이 있다면 과학 문명이 이룩한 놀라운 성과들 외에 뭐가 또 있겠습니까? 전화만 해도 그렇지요. 아무리 멀고 외딴 곳에서라도 단추만 누르면 세계 어디에 있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잤아요? 세상에 이보다 더 신통한 것이 뭐가 또 있겠어요? 내가 그 스님과 친한 것은 그분의 인자하면서도 호탕한, 그러면서도 현명한 성품과 지혜 때문이지, 그 분의 무슨 신통력 때문은 아니랍니다.
--- p.68
뭐라고요? 내가 이 도시에 온 것부터가 도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요? 허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군요. 그런식으로 말한다면 미구에 닥칠 어떤 사건을 두고 도망 다닌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서 사람들은 이제 마음대로 여행도 할 수 없겠군요. 대체 언제부터 이 나라에 여행의 자유가 없어진 거죠? 언제부터 이 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사전 허가를 받도록 된 거죠?

내일 아침이면 영장이 발부될 거라고요? 그렇다면 내일 아침에 가서 이야기하기로 합시다. 영장도 없는 부당한 인신 구속 상태에서 심문에 응할 의무가 나에게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밤에는 일단 나를 풀어주시오. 낯선 여행지에 아내를 혼자 버려둘 수는 없으니까요.

뭐라고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그건 안 된다고요? 당신들은 정말 고집불통이로군요. 내가 도주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방금 설명했잖아요. 그리고 영장을 신청해 둔 상태라면 당신들은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말이 되는데, 그런데도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날 풀어줄 수 없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그리고, 대체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내가 무슨 증거를 어떻게 인멸한단 말입니까?
--- p. 11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나는 들고 있던 아령으로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 지긋 지긋한 처남의 허상을 향하여 말입니다. 처남의 허상을 제거한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내가 만약 뒤를 돌아보면 그 허상은 다시 살아나 엉뚱한 말을 할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데 공교롭게도 바로 그날 실제 내 처남이 죽었다니 하늘에 맹세코 그건 내가 한 짓이 아닙니다. 그건 다른 누군가가 한 짓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처남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에 한 사람의 소행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처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니까요.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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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작가는 『진술』 표지 시안을 한 번 보고 싶다며 문지를 들렀다.
‘보고 싶다’고 했지만, 보는 것은 ‘좋네요’ 한 마디로 그만이었고 맥주나 한잔하자며 편집자를 이끌었다. 우리네 음주 습관에 정말 ‘한 잔’은 어려운 노릇이다. 그날 하교수는(작가는 동덕여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후 강의를 빠트렸고, 편집자는 오후 두시부터 일은 작파하고 술을 마시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편집자와 작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단편은 쓰지 않는 작가다. 서구식 장르 관습에 동의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까?

거기에다 왜 서구식 운운하나. 소설이란 미적 형식 자체가 워낙 ‘노블’을 말하는 것이고, ‘숏 스토리’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소설이 독립된 미적 형식 노릇을 한 역사는 일천하다. 나는 내 작품이 소설이라는 미적 형식의 미학적 순도에 얼마나 육박했는가를 생각한다.

─작가는 로브그리예를 전공했다. 이번 소설 또한, 독백이라는 형식을 갖추었지만 ‘거리두기’ 태도는 여전하다. 로브그리예로부터는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제발 내게 편견을 갖지 말아다오. 내가 불문학을 전공하였고 로브그리예로부터 배운 바 있지만 편견을 걷고 볼 때, 어디서 그의 영향을 볼 수 있나. 나는 그로부터 절제와 통제의 미덕을 배웠다. 영향 관계를 말하라면 오히려 김유정을 꼽겠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따르고 싶은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김유정이다. 김유정이 더 오래 살았더라면 한국 소설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라.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없는 딱한 사람들 이야기다. 그는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작가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인간의 애환을 다루는 김유정의 끈기로부터 오히려 큰 영향을 받았다. 내 첫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이 문제삼고 있는 것이 ‘딱한 사람들과 그 애환’ 아닌가.

─그밖에 작가의 독서 경험·문학 수업에서 인상 깊었던 다른 작가를 든다면 누가 있을까?

셰익스피어·카프카·한트케 들이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대화 구성, 카프카의 (천재적인) 이야기 솜씨, 한트케의 예민한 신경에 감탄했다. (김유정 운운은 의외였다. 불문학사의 인물들을 나열하지 않는 것 또한 그랬다. 그러나 이제까지 보여준 묘사력에서 그의 불문학 학습 이력은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로브그리예로부터 배운 것은 감상적인 태도에 대한 절제와 통제일 것이다. 세계를 묘사해낼 수 있는 상태로 자신의 감상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태도-불문학은 누가 뭐래도 그의 창작의 밑절미다. 물론 그뿐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편견이다. 한 작가 창작의 실제와 지향을 이루는 통로가 어찌 한 길뿐이겠는가. 김유정·셰익스피어·카프카·한트케·불문학은 모두 대등한 한 자리씩이다. 해석과 분석에 따라서 또 다른 통로 역시 얼마든지 더 발견할 수 있으리라)

─작가는 강단에서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화행(話行)의 필연성이다. 화행의 필연성이 없다면 말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비문이란 것이 화행의 필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생긴다. 우선 이런 데서부터 철저한 훈련을 쌓아야 한다. 나는 50년대 이후 우리 작가들보다 그 전 작가들을 더 좋아한다. 기초 훈련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을 보라. 그네들 소설가들은 1) 무엇을 2)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요리할 3) 정교한 기법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것이 다 철저한 기초 훈련의 결과다.

(작가는 비문에 대해서는 거의 경기를 한다. 이와 관련 그는 추억의 다니노스 교수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니노스 교수는 그의 석사 논문을 지도했다. 석사 논문이 다 되었을 때 다니노스 교수는 그와 나란히 앉아 한 문장 한 문장, 예의 ‘화행’의 의미와 논리를 따져주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스스로의 글쓰기를 한층 엄격한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문장에 관한 한 대학에서 결코 흠 잡히지 않는 학생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초 훈련’에 대한 강조는 체험의 소산이었다.

다니노스라, 많이 들어온 이름 아닌가. 바로 『진술』에서 유능하고 자상한 교수로 설정된 인물, 그리고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에서 ‘너’의 다정한 친구로 나오는 등장인물이 바로 다니노스(로랑 다니노스)다. 그 가르침, 그 훈련이 얼마나 고마웠으면)

자리는 자정까지 이어졌다. 머리를 내민 화제는 이루 다 늘어놓기 힘들 정도로 다양했다. 편집자는 저열한 개인적 호기심 때문에 그의 청소년기, 대학 시절의 일상 따위를 듣고 싶었지만, 그저 고교 시절 잠깐 밴드부에서 클라리넷을 불었다는 정도 들었을 뿐이다. 작가는 자정이 가까워지도록 자세나 음성이 흐트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헤롱헤롱’한 것은 편집자였다. 기실 그 때문에 더 이상 호기심을 만족시킬 만한 다른 이야기를 듣지 못했겠지만.

그러나 이 자리를 통해 작가에 대한 소문만으로 가졌던 편견들을 많이 거둬낼 수 있었다. 이제 작가의 새 원고가 온전한 책이 될 일만 남아 있다. 책 나오거든 이번엔 이쪽에서 그를 이끌어야겠다. 오늘의 남은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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