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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 PROTEUS

프로테우스 PROTEUS

: 토벨라의 심장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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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2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12쪽 | 682g | 140*205*35mm
ISBN13 9788950957766
ISBN10 8950957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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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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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승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와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유럽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바티스트 보리유의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줄 생각이야』, 카린 지에벨의 『그림자』, 도나토 카리시의 『속삭이는 자』, 『영혼의 심판』, 『이름 없는 자』, 루슬룬드, 헬스트럼 콤비의 『비스트』, 『쓰리 세컨즈』, 『리뎀션』, 프랑크 틸리에의 『죽은 자들의 방』, 야스미나 카드라의 『테러』, 기욤 뮈소의 『스키다마링크』, 로맹 사르두의 『13번째 마을』, 안 로르 봉두의 『기적의 시간』, 프랑수아 베고도의 『클래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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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알아?” 남자는 굵직한 저음의 목소리와 아프리카 억양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어로 미국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상대의 목덜미에 힘줄이 툭툭 불거지더니 커다란 어깨가 앞으로 움츠러들었다.
남자는 상대가 승객들로 붐비는 비좁은 공간에서 뒤로 돌아설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 상대의 두 눈을 정면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때까지. 그토록 갈망해온 순간이었다. 적과의 정면 대결, 도전의 순간. 이것이 그를 이끄는 본능이었다. 소명과도 같았던 그 순간이 실현된 터였다. 남자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온 전사였다.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 다져진 근육과 힘줄에 힘이 들어갔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전사의 기운이 혈관을 타고 돌면서 미친 듯이 전투력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상대는 몸을 먼저 돌렸다. 천천히. 그리고 머리가 뒤를 이었고 마지막으로 눈이 따라왔다. 미국인은 태연한 것도 모자라 자신감이 넘치고 심지어 즐기고 있는 듯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은 포식자의 얼굴을 마주 대했다. 불과 몇 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마주 보는 느낌이 묘하게 친밀했다.
“알고 있나?”
대답 대신 돌아온 건 노려보는 상대의 눈빛이었다.
“왜냐하면 조만간 그곳에 가게 될 거거든, 도플링.”
--- p.14~15

“아버지가 발견하고서 충격을 받았다는 정보, 그게 뭔지 말씀하셨습니까?”
불안해하던 모니카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단지 끔찍한 내용이라고만…….”
“얼마나요?”
모니카는 말없이 토벨라를 바라보기만 했다.
“지금은 뭐가 문제입니까?” 그가 물었다.
“그들이 전화를 했어요. 아마 루사카인 것 같아요. 하드디스크 몇 개를 입수했는데 자신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나 봐요. 아버지 금고에 들어 있는 다른 걸 찾아서 가져오라고 했어요.”
토벨라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올 것이 왔다.
“72시간 내에 그들에게 문제의 하드디스크를 갖다 줘야 해요. 루사카로. 그게 끝이에요.”
“시간이 많지 않군요.”
“네.”
“그런데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까?”
“당신 도움이 필요해요. 하드디스크를 배달하고 아버지를 구하는 데요.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아버지를 살해할 거예요. 아니, 어쨌든 죽일 게 분명해요. 그런데 전…….” 모니카는 긴 스커트 아랫단을 슬쩍 들어 올렸다. “전 빨리 갈 수가 없어요. 보시다시피…….” 나무와 금속으로 된 인공 다리가 그의 시선을 끌었다.
--- p.48~49

그는 움타타에서 버스를 탔다. 센제니 삼촌은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두 팔로 꼭 끌어안은 다음 작별인사로 ‘마이부예’라고 말했다. 그것이 그를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센제니 삼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자신의 전투가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사자 굴 속에서, 훨씬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며 치러야 할 자신만의 전투를? 절망에 가까운 포옹이었다. 센제니 삼촌은 그때 이미 자신이 조국에서 싸우다 죽게 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던 걸까?
당시 토벨라는 버스를 타고 더반까지 간 다음, 다시 엠팡게니로 향했다. 미지의 세계로 이어지는 여행이었다. 새벽이 밝아오는 내내 그를 기다리고 있을 엄청난 여행의 세계가 불안감이라는 염증을 퍼뜨리며 그의 심장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때가 열일곱 살이었다…….
전쟁에 참여하기에는 충분한 나이였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잠들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 만큼 어린 나이였다. 자기 방 침대가 한없이 그립고, 언제나 든든한 아버지의 존재가 그리울 어린 나이였다. 또다시 어머니의 품에 안길 수는 있을까 걱정하는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떠오르는 태양은 그의 두려움을 깨끗이 날려주었고, 도전의 힘이 다시 그 자리를 채웠다. 퐁골라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릴 때는 기분이 훨씬 더 나아졌다. 다음 날 밤에는 아무 문제 없이 스와질란드 국경을 넘었고, 그다음 날 밤에는 모잠비크에 도착했다.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 p.432

다섯 발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어둠을 뚫고 날아가 콘크리트와 쇠붙이에 명중했지만, 나머지 두 발은 토벨라 음파이펠리의 오른쪽 허리 부분에 맞았다.
9밀리미터 탄환의 충격으로 토벨라의 몸은 옆으로 기울었다. 그는 자신의 상태가 위태롭다는 걸 알았지만, 리틀 조 모로카와 뒤엉켜 가파른 강둑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오릭스 수송기 옆에 있던 다른 대원들이 동료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토벨라는 상대의 무기에 집중했다. 리틀 조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와 함께 뒹굴던 토벨라는 위에 올라탄 자세로 멈췄다. 그는 손을 뻗어 자동소총을 잡아서 미친 듯이 흔들어 빼앗고는 손가락을 더듬어 개머리판을 찾았고, 다른 손으로는 밑에 깔린 군인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군인들은 동료를 부르고 있었다. 토벨라는 H&K를 들고 모로카의 뺨에 총구를 겨누며 강하게 눌렀다.
“난 자네를 죽일 생각이 없어.” 그가 말했다.
“조?” 다 코스타가 위쪽에서 동료를 불렀다.
모로카는 몸부림쳤다. 하지만 뺨을 누르던 총구의 힘이 더 거칠고 세졌다. 도망자는 그에게 ‘쉿’ 소리를 내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 리틀 조는 결국 저항을 포기했다. 그는 6 대 1인 상황에서 상대가 어떻게 대항할 생각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
토벨라는 리틀 조를 돌려세우고는 뒤에 서서 그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방패로 삼았다.
“침착하게 움직이는 거야.” 토벨라가 말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쳤지만 세상이 느린 속도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허리 부근이 피로 물들었고 다리를 따라 피가 흘러내렸다.
“세상에!” 쿠피도가 소리쳤다.
결국 모습을 나타낸 리틀 조는 거구의 사내에게 붙잡힌 채 뺨에 자동소총 총구를 대고 있었다.
“다들 무기 내려놔.” 토벨라가 명령했다.
9밀리미터 탄환 두 발의 충격이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과 결합하자, 토벨라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p.45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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