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가타 헤이지 체포록 ? 노무라 고도
[금빛 여인]
매사냥을 나간 이에미쓰 쇼군이 어깨에 화살을 맞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를 맡은 헤이지는 근래 들어 쇼군이 매사냥을 마치면 어김없이 오츠카 어약원에 들러 그곳에서 준비한 탕약을 마신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어약원의 주인 도게 소주켄은 주군의 자결 후 이에미쓰에게 보복하고자 악마를 제신으로 섬기는 주술을 걸어왔다. 쇼군이 매사냥을 마치고 어약원에 들르자 기회를 잡은 소주켄은 딸 오사요를 시켜 쇼군에게 준비한 탕약 그릇을 건넨다. 소주켄의 딸 오사요는 에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미인이다. 헤이지는 독이 든 탕약이 쇼군에게 전해지기 전에 엽전을 던져 위기를 모면한다. 헤이지의 추격을 피해 도망친 오사요는 미리 설치해놓은 지뢰를 폭파시키고, 어약원 건물은 굉음과 함께 산산이 무너져 내린다. 하지만 헤이지가 수사를 위해 몰래 잠입시킨 그의 연인 요시이는 아직 어약원 안에 남아 있었다…….
[은비녀의 저주]
배 안은 피바다였다. 눈에 은비녀가 박힌 게이샤가 발견된 것이다. 목재상 만자부로는 그의 애인인 게이샤와 춤 선생 오사이를 태우고 놀잇배를 띄웠다. 헤이지는 만자부로와 뱃사공 중 한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건의 정황은 그들이 범인이 아님을 말하고 있었다. 사건이 미궁에 빠지려는 순간, 게이샤와 똑같은 방법으로 여인들이 무참히 살해당한다. 헤이지의 집을 찾아와 수사록을 훔쳐간 여인 오로쿠는 자신이 살해당한 게이샤의 언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얼마 전 그녀에게 놋쇠 비녀 두 개를 가져와 은도금을 해달라고 한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말한다. 헤이지는 게이샤의 언니가 약속한 시간 성문 밖에서 여자를 만나 비녀를 건네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범인을 붙잡기 위해 잠복하는데, 멀리서 비명소리와 함께 정체 모를 여자가 오로쿠의 목을 꽉 붙잡고 은비녀를 그녀의 오른쪽 눈을 향해 내리찍려는 모습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든다…….
[일곱 명의 신부]
얼마 전부터 마을에서 신부가 사라지고 있다. 헤이지는 부하를 시켜 곧 예식을 치르는 신부의 뒤를 따르라고 한다. 신부를 태운 가마는 별문제 없이 이동하다가 갑작스런 습격을 당한다. 그 후로도 계속 신부들이 납치되자 헤이지는 자신의 연인인 오시이와의 혼례를 앞당겨 치르기로 하고 범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곧 신부는 납치되고, 헤이지는 사건을 수사하다가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마저 잃을까 봐 두려워진다. 그는 혼례식과 관련된 모든 가게를 샅샅이 조사하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이가 있었다. 늘 신부 곁에 머물면서도 수사망에 들어오지 않았던 미용사였다. 헤이지는 그녀의 가게를 찾아가 벽 곳곳에 손톱으로 눌러 새긴 이중 원형 자국을 발견한다. 그것은 그가 오시이와 미리 약속한 신호였다. 미용실 뒤로 통하는 문을 여니 곧바로 강으로 이어지고, 그곳을 통해서 납치한 신부들을 다른 지방으로 보내지고 있었다. 배 안쪽 칸막이를 열어보니 안에는 일곱 명의 신부가 짓밟힌 꽃다발처럼 한데 묶여 있었다…….
한시치 체포록 ? 오카모토 기도
[간페이의 죽음]
연극을 하던 주인공이 자신의 배를 칼로 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칼집 안에는 진검이 들어 있었다. 한시치는 공연이 치러진 이즈미야로 찾아가 연극과 관계된 인물들 중에서 범인을 수색한다. 그때, 죽은 가쿠타로의 생모라고 주장하는 이가 찾아와서 이즈미야의 주인마님이 가게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꾸민 계략이라고 주장한다. 한시치는 탐문을 하던 중 가쿠타로에게 숨겨둔 여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게에서 잡일을 하는 하녀 오후유는 용모도 단정하고 마음씨도 고와서 도련님과 결혼을 할 예정이었다. 한시치는 그녀의 주위에서 돌봐주는 와키치라는 종업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일부러 술에 취한 척하며 종업원들을 앞에서 이 안에 범인이 있으니 곧 끔찍한 형벌을 받을 것이라 이른다. 얼마 후 오후유를 찾아온 와키치는 자신이 도련님을 죽인 범인이며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고백한다…….
[봄눈 녹을 무렵]
요양원에서 젊은 게이샤와 남자 후계자가 동반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한다. 한시치는 부하를 시켜 요양원에 머물던 게이샤 다가소데에 대해서 알아보게 한다. 그러자 밤마다 그곳으로 점괘가 적힌 쪽지를 팔러 오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열예닐곱 살로 얼굴도 반반하고 목소리도 고운지라 유곽 내에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어째선지 작년 말부터 코빼기도 안 보였다. 한편, 다가소데는 가게의 후계자 에이타로와 몰래 사귀고 있었다. 유곽 내에서는 정을 통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알려지면 큰일이 나므로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요양을 갔던 것이다. 그런데 에이타로가 소문의 점괘 쪽지를 파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실을 안 다가소데는 미칠 정도로 분한 마음에 소녀를 죽이고 만다. 모든 일의 뒷사정은 하녀 오토키만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죽은 소녀 오킨의 오라비인 도라마쓰를 불러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뒤처리를 부탁한다. 그렇게 오킨은 요양원 마루 밑에 묻히게 된다…….
[고양이 소동]
효자로 소문 난 아들이 어머니를 때려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죽은 노파는 시치노스케라는 효자 아들을 두고 있었는데, 아들과는 반대로 평판이 좋지 못했다. 그녀는 주변의 입버릇 나쁜 사람들에게 ‘고양이 할멈’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사람들은 할멈이 기르는 열 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을 모두 내쫓아달라고 주인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노파는 이웃 사람들에게 고양이들을 대신 버려줄 것을 애원한다. 사람들이 고양이를 바다에 버리고 나서도 아들 시치노스케는 평소처럼 장사를 하고 남은 물고기를 집으로 가지고 왔다. 어머니가 그 물고기를 어떻게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물고기를 남겨 오지 않으니 어머니가 고양이처럼 변해서는 아들에게 왜 물고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순간, 소스라치게 놀란 아들은 고양이가 어머니를 물어 죽이고 어머니로 둔갑했다고 생각하고는 원수를 갚으려고 정신없이 때려죽였다. 죽이고 보니 꼬리도 없고 털도 안 난 자신의 어머니였다…….
아고주로 체포록 ? 히사오 주란
[버림받은 구보]
만사태평한 아고주로는 숲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행각승이 그를 부르더니 죽기 전 마지막 부탁이라며 쇼군의 아들 중에 알려지지 않은 쌍둥이 형제를 보호해달라고 했다. 그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 적들보다 먼저 편지를 전해주는 것이 아고주로가 할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곳에 흩어진 글자를 찾아 쇼군의 아들 스테조가 있는 곳을 알아내야 했다. 아고주로는 편지를 전하러 가는 도중에 절벽 아래 밧줄에 매달린 여자를 만나 도와주는데, 그녀 역시 쌍둥이 형제 스테조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아고주로에게 또 다른 비밀 편지가 담긴 상자를 훔쳐오기를 부탁한다. 무사히 편지를 훔쳐낸 아고주로는 스테조가 있는 지명을 알려주는 글자인 ‘오(五)’ 자와 ‘대(大)’, ‘녹(鹿)’ 알아낸다. 그런데 어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온몸이 마비되어 방 안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의 곁에는 지난번에 자신이 구해준 여인이 생긋 웃으며 아고주로의 우둔함을 비웃고 있었다. “호호호! 아고 씨, 스님에게 보내는 글자에서부터 모든 걸 다 알아냈으면서 시치미를 뚝 떼고 저를 속이려 하다니, 일이 그렇게 간단히 풀리지는 않을 거예요.”
[유배선]
선원들은 멀리 아침 해가 떠오르는 곳에 배 한 척이 다가오자 가다랑어 축의를 올렸다. 그것은 가다랑어잡이배가 바다에서 제일 처음 만난 배에 귀한 맏물 가다랑어를 던져주는 관습이었다. 그런데 그 배는 돛이 축 늘어져 있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배의 낙인을 확인해보니 틀림없는 공무용 배에다가, 솥 아래에서 장작이 기세 좋게 타올라 밥물이 막 끓어오르는 것이 금방이라도 사람들이 타고 있었던 것 같았다. 배의 선원 가족들은 슬픔에 젖어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장례식을 찾은 아고주로는 흐느껴 우는 사람이들 중에 유독 한 여자만이 무척 침착한 모습인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최근에 결혼한 오시즈라는 이였는데, 키잡이 야노스케라는 자와 결혼해 이시카와지마의 범죄자 자립 시설과 해자 하나를 사이에 둔 곳에 살고 있었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아고주로는 행방불명된 사람들 중에 일부가 이시카와지마의 범죄자 자립 시설에 있음을 알게 된다.
[고양이 눈의 남자]
구라야미 마쓰리는 신여가 행차하는 시간에 모든 불을 끄기 때문에 거리 전체가 완전히 어둠에 잠긴다. 매년 한 번 열리는 이 대규모 축제는 방탕한 젊은 남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날이다. 사건의 주인공인 오겐도 그 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되는 대로 헤프게 다녔는데 운 나쁘게 그 상대가 사쿠라바 세이로쿠였다. 사쿠라바는 슬쩍 오겐의 은비녀를 빼서 챙겨두고 그녀와 결혼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메야의 셋째 아들이 오겐의 남편으로 결정되자 요릿집을 돌아다니며 곤드레만드레 되도록 취해서 언젠가 오미야를 몰살시켜 남자 체면을 세우겠다고 떠들고 다녔다. 그리고 마쓰리 당일 밤, 실제로 오미야의 일족 네 명이 목덜미에 화살을 맞아 살해되었다. 아고주로는 사건을 수사하며 사쿠라바 대신 오미야의 분가로 구로키야 이쓰조라는 자가 태어날 때부터 밤에도 볼 수 있는 ‘고양이 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의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