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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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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4쪽 | 496g | 153*224*30mm
ISBN13 9788974421892
ISBN10 897442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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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만델슨은 영국 노동당이 97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 사람이다. 블레어 총리와 절친한 그는 '새로운 노동당'의 설계자로, 참신하고 개혁적인 당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선전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필자는 무임소장관이던 만델슨을 처음 보았을 때 그가 무척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과 패션감각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고급취향은 훗날 그에게 정치적 불운을 안겨주었다.

평소 품격 있는 저택을 갖고 싶어하던 그는 야당 의원 시절 런던의 고급주택가에 있는 47만 파운드(7억 5,000만 원)짜리 하얀 빅토리아풍 테라스하우스를 사들였다. 연간 소득이 4만 3,000파운드에 자니지 않는 만델슨이 그만한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당내 최대 갑부인 한 동료의원이 37만 파운드를 좋은 조건으로 빌려 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을 빌려준 제프리 로빈슨 전 국고장관은 그의 개인사업과 공직활동 사이에 이해상충 문제가 없는지 통산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문제는 이 때 만델슨이 로빈슨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빌렸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그는 로빈슨에 대한 조사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언론은 조사를 맡은 부처의 장관이 피조사인에게 거액의 채무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사적인 금전거래와 공무 사이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지가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후 며칠 동안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던 만델슨과 로빈슨은 결국 함께 장관직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여당 실세인 만델슨이 정부 핵심부처 장관으로 기용된 지 반년이 채 못돼 갑자기 사임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커다란 상처를 입은 만델슨은 나중에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으로 복귀할 때까지 상당기간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접어두어야 했다. 깨끗한 정치를 강조하던 블레어 정부의 이미지도 크게 손상됐다.
---pp.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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