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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브 공작 부인

클레브 공작 부인

엘리트문고-103이동
라 파예트 저 / 김인환 역 | 신원문화사 | 2000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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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9쪽 | 42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5908998
ISBN10 8935908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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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인환
이화여대 불문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온종일 숲에서』『연인』『방황하는 영혼』『위기의 여자』『소유하는 악마』『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등이 있다.
저자 : 라 파예트 La Fayette (1634~1693)
프랑스 여류 작가로 파리의 소귀족 가문에서 출생하였다. G. 메나주를 스승으로 하여 문학적 교양을 몸에 익혔다. 일찍부터 궁정에 출입하여 지방 귀족 라 파예트 백작과 결혼한 후에도 파리에 살았으며, 루이 14세의 아우 오를레앙 공의 비 알리에트 당글테르의 시녀로 일하면서 당시의 문학 살롱에서 높은 교양과 재능을 인정받았다. 1670년에 발표한 앙리에트 당글테르의 생애와 비극적인 죽음을 묘사한 『앙리에트 당글테르전』은 주옥 같은 기록 문학이다. 세비네 부인 외에 스그레. 위에 등 많은 문인을 친구로 두었으며, 특히 『잠언집』의 저자 라 로슈푸코와의 우정이 두터웠다. 작품은 대부분 익명이나 죽은 후 간행되었기 때문에 협력 관계 등 문제는 있지만 투철한 심리 해부와 고전적인 단정한 구성 등 근대 연애심리 소설의 길을 개척하였다.

저서로는 『클레브 공작 부인』『몽팡세 공작 부인』『탕드 백작 부인』『자이드』『1688~89년 프랑스 궁정기록』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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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당신의 동정을 흠뻑 받았습니다. 그것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과분한 것이었습니다."

클레브 부인은 일찍부터 느무르 공의 애정에 동한 자기 마음을, 이번 사고로 그에게 알아차리게 하지 않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느무르 공의 지금 말을 통해 뚜렷이 알아 버렸다. 자기의 연정을 감추지도 못하고, 거기다가 기사 기즈에게까지 보이고 말았다고 생각하니, 부인으로서는 크나큰 고통이었다. 그러나 괴로운 고통 이면에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움이 돋아나고 있었다.

황태자비는 샤틀라르에게서 빼앗은 편지 내용이 몹시도 궁금해서, 클레브 부인 곁으로 가,

"자! 우리 둘만 있는 자리에서 이 편지를 읽어 봅시다. 이것은 어느 여인이 느무르 공에게 보낸 편지 같은데 아마도 요새 그 양반이 정신 팔려 있는 여인 아닐까요? 만약 내 앞에서 읽을 수가 없는 내용이라면 가져가서 혼자 읽으세요. 그리고 오늘 밤 내가 쉬는 시간에 되돌려주고, 그 때 겸하여 그 필적에 짐작이 가는 분이 있는지 여부를 가르쳐 주시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남기고 클레브 부인 곁을 떠났다. 홀로 있던 부인의 놀라움이 어찌나 컸던지, 잠깐 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서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속이 바짝바짝 타오른 부인은 왕비가 있는 방 안에 그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아직 퇴출 시간이 아닌데도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부인은 덜덜 떨리는 손에 편지를 쥐고 있었다. 마음은 걷잡을 수가 없어 미칠 것만 같았고, 아무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부인은 참을 수 없는 괴로움에 녹초가 되어 버렸는데, 그것은 일찍이 경험한 바 없는 괴로움이었다. 거실에 들어가자마자 봉을 뜯어 읽었다.
---pp.105~106
"오늘 저는 당신의 동정을 흠뻑 받았습니다. 그것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과분한 것이었습니다."

클레브 부인은 일찍부터 느무르 공의 애정에 동한 자기 마음을, 이번 사고로 그에게 알아차리게 하지 않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느무르 공의 지금 말을 통해 뚜렷이 알아 버렸다. 자기의 연정을 감추지도 못하고, 거기다가 기사 기즈에게까지 보이고 말았다고 생각하니, 부인으로서는 크나큰 고통이었다. 그러나 괴로운 고통 이면에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움이 돋아나고 있었다.

황태자비는 샤틀라르에게서 빼앗은 편지 내용이 몹시도 궁금해서, 클레브 부인 곁으로 가,

"자! 우리 둘만 있는 자리에서 이 편지를 읽어 봅시다. 이것은 어느 여인이 느무르 공에게 보낸 편지 같은데 아마도 요새 그 양반이 정신 팔려 있는 여인 아닐까요? 만약 내 앞에서 읽을 수가 없는 내용이라면 가져가서 혼자 읽으세요. 그리고 오늘 밤 내가 쉬는 시간에 되돌려주고, 그 때 겸하여 그 필적에 짐작이 가는 분이 있는지 여부를 가르쳐 주시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남기고 클레브 부인 곁을 떠났다. 홀로 있던 부인의 놀라움이 어찌나 컸던지, 잠깐 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서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속이 바짝바짝 타오른 부인은 왕비가 있는 방 안에 그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아직 퇴출 시간이 아닌데도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부인은 덜덜 떨리는 손에 편지를 쥐고 있었다. 마음은 걷잡을 수가 없어 미칠 것만 같았고, 아무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부인은 참을 수 없는 괴로움에 녹초가 되어 버렸는데, 그것은 일찍이 경험한 바 없는 괴로움이었다. 거실에 들어가자마자 봉을 뜯어 읽었다.
---pp.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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