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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필경사

쇼펜하우어 필경사

시작시인선-018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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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41쪽 | 232g | 128*188*20mm
ISBN13 9788960212343
ISBN10 8960212342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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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서함

근처 어디에도 내가 없어
들판에서 혼자 그려 낸 만큼 피우고 섰다
그의 눈에 띄기 위해 그를 눈에 담기 위해
먼 길 통증도 분홍의 의지로 편입시켰다

나는 손이 시려도 잡을 수 없는 연인일지 모른다
나는 재미없는 정물이라고 풍장됐을지 모른다

익명으로 털올 바람이 배달되고
자살하지 않을 만큼 슬픔이 배달되고
나는 내 얼굴을 몰라
몸속 깊이 함의한 그가 좋아한 색깔도 몰라
의심의 꽃대궁으로 그를 기다린다

말문 트는 입술을 훔쳐 건너온
오해의 여분만큼 그를 이해할 시간

꽃잎마다 그를 앓는 편지를 쓴다
어딘지 좀 채도가 부족한 생각일까
가끔 거부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갖고 싶은 사람을 소유한 사람의 여유랄까
그가 잠시 빌려 온 남의 애인이었으면 좋겠다
나침판 없는 시계를 찼으면 좋겠다
내 희망이 바삭 구워지기 전에

매음굴이라는 말로
공작소라는 말로
누군가 내 목을 따 갔다
그건 내 아름다움을 진술한 방식
어느 꽃씨 부족을 발성하는
그가 사는 거울


그럼에도 기린

그럼에도 귀족입니다

새들이 물고 다니는 고독의 높이에 닿으면
부드러운 공기의 근육이 만져집니다

하늘의 연꽃이 흩날리는 마당을 가진 게 아니지만
해안선을 움켜쥔 초원을 가진 게 아니지만

온몸으로 차린 식탁은 풍성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뒤축이 가벼운 그이는 이동식 성채입니다

멈추면 보이는 먼 옛날 온쉼표의 발자국들
빛나는 주변을 서성이는 부채를 예감합니다

긴 다리 사이로 흘러가는 식물들의 표정에서
입술을 털어 내려 가시를 키우는 아카시아나무에게서

고요도 소요도 우리들의 발성법
관심도 무관심도 위태로워지는 지점

나란히 그이를 들어 보세요

숨을 줄도 모르고 네 편 내 편도 모르는
이웃 같고 건달 같고 구멍달 같은

은행에 영혼까지 팔아 버려 두려울 게 없지만
따뜻한 시선 두려워 뒤만 돌아본 목 길이입니다

책 속에서 튀어나온 긴 목에서 미끄럼을 타는 아이를 보며
몸에 그려진 모나지 않은 네모들의 다정한 환청을 들으며

발끝으로 세상의 끝까지 걸어간 키다리 그이가
태양의 감전사라고 나대지의 바람이 들려주는 오후

누가 풀꽃을 엮어 화관을 짜 주었을까
우두커니 높이를 경배하는 시절입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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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시시각각 옥죄어 오는 괴물과 맞붙어 싸우려면, 그 끝없는 싸움에서 지치지 않으려면 가면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김지명의 가면 뒤에는 또 다른 가면이 아니라, 민낯의 생 얼굴이 자리 잡고 있다. 가면이 벗겨진 민낯은 갈수록 커져 가는 괴물 앞에서 “모두 털려 그늘”(?사막 정원?)조차 없을 정도로 당혹스럽고 초라하다. 아직은 민낯으로 세계와 마주칠 자신이 없다. 비록 가면을 통해서이지만 집요하게 세계와의 만남을 시도한다. 뒤틀리고 왜곡된 대화일망정 “색깔 있는 그림자의 알맹이”(?트램폴린 산책?)를 품고 있다. 이 알맹이, 민낯이 그로 하여금 현실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게 해 준다. 이 긴장 관계는 이질적인 이미지들 간 불연속의 연속이라는 해체 구성과도 관련 있다. 그는 이 해체 구성이라는 전략으로 근대라는 신화 속에 도사리고 있는 연속적인 공식 역사를 단절시키고 새로운 공동체적인 질서를 형성코자 꿈꾸는 반딧불이 같은 존재다. “아이의 지치지 않는 기다림의 행성에 편승한 습한 몸”(같은 시)처럼, 절망만이라도 희망해야 하는 알레고리 미학이 “무장해제한 꽃”(?넥타이의 관계식?)으로 피어난다. 불가능한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이 허무 의지가 어떤 얼굴로 변해 갈지 주목해 볼 만하다.
― 최서림(시인)

김지명 시의 언어들은 사물을 향해 곧장 나아가지 않는다. 웅성거리면서, 잘 보이지 않는 회전을 하면서, 사물에 착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니 착지가 아니라 아주 살며시 사물을 스쳐 지나가면서, 사물들 위로 튀어 오르면서, 알 수 없는 어떤 곳을 떠돈다. 때로는 자신에게로의 역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그에게는 사물들의 총합과 언어의 총합이 다르다. 언어들은 무의미해 보이는 덧대기를 무릅쓰고 세계와의 대응을 넘어서 자족적인 생산과 재생산을 감행하는 쪽에 선다. 스스로 구부러지고 펴지며 넓어지면서 소용돌이를 이룬다. 마치 “고요도 소요도 우리들의 발성법”(?그럼에도 기린?)이라는 듯이 말이다. 이것을 가히 확산의 발성법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수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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