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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훔친 여자

인생을 훔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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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6쪽 | 53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440602
ISBN10 89814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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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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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영난
동경외국어대학에서 일본문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공문서 번역을 했으며, 지금은 일본 문학 작품 및 영상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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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마는 수첩에 메모를 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쇼코 양의 고향은 우츠노미야라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쿄로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회사에서 근무했었어요. 처음 신용카드를 가진 것도 그 회사에 있었을 때입니다. 지불이 어렵게 되자 아르바이트로 술집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러는 사이에 채권자들의 독촉이 더 심해져서 회사를 가만둘 수 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하다 보니 뭐 그 길로 빠져든 거죠. 파산 후에도 보통 회사에 취직해서 평범한 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제가 알기로는 계속해서 술집에 나갔어요. 본인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평범한 생활에 적응하게 되었는지 참 놀랍군요."

변호사는 안경을 벗고 손가락으로 콧등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전력을 숨긴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건 없었을 텐데 …."

그는 여직원이 새로 가져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2년 전에 모친의 보험금 일로 상담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일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쇼코의 모친은 간이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사망 후 2백만 엔 정도의 보험금이 나왔다고 한다. 그 돈은 물론 쇼코 앞으로 들아갔다.

"그 돈을 다 받아도 좋은지 물어 보더군요. 파산 후의 수입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했던 모양인데, 괜찮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조금 마른 듯했어도 건강해 보여서 안심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수많은 의뢰인 중에 한 명에 불과할 텐데도 변호사는 쇼코를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를 걱정해 주었다는 생각을 하니 혼마는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듯했다. 그녀한테는 그녀만의 그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 pp.49-50
쿄코의 귀고리가 빛을 내며 흔들거리고, 그녀의 가느다른 어깨가 즐겁게 움직인다. 너무 커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표식을 발견했을 때처럼 신선찬 놀라움을 느끼면서 혼마는 생각했다. 무엇을 물을까는 문제되지 않는다. 나는 자네를 만나면 자네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누구한테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자네 혼자서 힘겹게 등에 짊어지고 왔던 이야기를. 도망 다녔던 세월 속에서. 숨어지내던 세월 속에서. 자네가 비밀리에 쌓아 왔던 이야기들을. 시간이라면 충분히 있다. 신조 쿄코 타모츠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짚었다.
--- p.355
'교통사고에서도 운전자의 책임론만을 운운하는 형편없는 행정이나 안전성보다도 경제성만을 내세워 새로운 모델만 내놓고 있는 자동차업계에다 냉정한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안그렇습니까?'
'네.....'
'물론 문제있는 운전자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요.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하고, 아무 과실도 없으면서 상대방의 실수로 생명을 잃은 혼마 씨 부인 같은 운전자들을 같이 몰아서 '사고를 당한 것은 본인이 잘못한 것이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닙니까? 다중채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pp.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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