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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하)

천사들의 제국 (하)

[ 반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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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588쪽 | 43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3415
ISBN10 893290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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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 들었다가 1면에서 그 기사를 발견했다. 신시아가 교통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다. 신문에서 읽은 사고의 경위는 이러하다. 고양이 한 마리가 느닷없이 도로를 가로질렀다. 운전사는 고양이를 피하려고 핸들을 돌렸다. 그 바람에 자동차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운전사는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사했지만, 평소에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신시아는 곧장 앞으로 쏠려 자동차 앞 유리창에 부딪혔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유리 파편에 그녀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된 모양이다.

그날 저녁에 나는 매니저와 함께 그 일을 축하하였다. 매니저는 나에게 뜻밖의 손님을 소개했다. 나의 성공을 예견했다는 루디빈이라는 영매였다.

루디빈은 시골에서 갓 올라온 뚱뚱한 농촌 아낙처럼 생긴 여자이다. 머리가 하얗고 젖가슴이 대단히 크며 억센 사투리를 쓴다. 그녀에게서는 양배추 냄새가 난다.

왜 천사들은 그런 사람들의 입을 빌어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그녀의 예언이 잘 들어맞았으므로 나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루디빈이 나의 손금을 보았다. 그녀가 말하기를 내가 모델을 하는 것은 내 인생에서 거쳐야 할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나는 유명한 배우도 될 것이고, 평생에 한번 만나기가 어려운 진짜 위대한 사랑도 경험하게 될 거란다.

내 매니저는 마치 마약 중독자가 자기도 한 대 놔달라는 듯이 안달을 하며 물었다.

"내 운명도 봐주세요. 내 미래에는 뭐가 보이죠?"
--- p.385-386
'다른 방어 무기가 있어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저들의 증오에 당하고 말 거야.'
프레디의 말에 이번에는 프레디가 아니라 내가 먼저 안을 낸다.
'유머가 무기가 될 거야. 사랑을 검으로 삼고 유머를 방패로 삼자고.'
유령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된다. 우리는 내 신호에 따라 정신으로 유머의 방패를 만들어 왼손에 힘껏 그러쥔다.(다만 마릴린 먼로만은 앞서 말한 이유로 오른손을 사용한다.)
이번에 그들의 증오가 우리에게 닿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사나운 자들에 속하는 오십여 떠돌이 영혼들이 우리의 사랑에 감화를 받아 천국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간다. 마릴린은 희망을 되찾고 새로운 구호가 될 이 말을 소리 높여 외친다.
'사랑을 검으로, 유머를 방패로.'
이고르가 후퇴를 명령하자, 영혼들은 즉시 그의 주위에 모여 우리의 유머에 대항할 무기를 찾아낸다. 조롱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그들의 표어는 '증오를 검으로, 조롱을 방패로'이다.
'공격!'
이고르의 명령에 따라 그들이 다시 공격해 온다.
--- p.522-523
놓아 버리기는 댄 밀먼이 말한 지혜에 이르는 세가지 길, 즉 해학, 역설, 변화 중의 하나와 관계가 있다. 즉 놓아 버리기는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뜻을 함축함으로써 역설의 개념과 통한다.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어떤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때 그것이 오는 경우가 있다. 인간의 체념은 천사들에겐 휴식이 된다. 천사들은 인간들이 더 이상 무언가를 간청하지 않을 때 비로소 편안하게 일할 수 있다. 놓아 버리기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진짜 큰 행복은 자기의 기대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일들이 벌어질 때 얻어진다. 우리 천사들은 늘 산타클로스 같은 노릇을 한다. 전기 기차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전기 기차를 받는다. 그러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훨씬 더 좋은 것을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라. 그러면 천사들이 당신을 만족시켜 줄수 있을 것이다.
--- p.500
내 영혼이 내 안에서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내가 내 자신에게 돌려진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더 이상 조종하는 자가 없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처음에 나는 그렇게 완전한 자유 의지를 얻게 된 것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나는 그런 자유를 늘 갈구했지만 그것을 감당하기 위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높은 곳 어디에선가 나보다 더 지혜로운 어떤 신비로운 존재가 나를 보호하고 이끌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곤 했다. .......전략 이 자유는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이랴! 자기 자신에 대한 유일한 지배자가 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p.575
1은 광물을 가리키네. 1은 곡선도 가로 줄도 없이 세로 줄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집착도 애정도 없네. 광물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없지.
2는 식물일세. 밑바닥에 집착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 있어.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있지. 위쪽의 곡선은 하늘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네. 잎이나 꽃은 빛을 사랑하지.
3은 동물일세. 사랑의 곡선이 두 개야. 동물은 땅도 사랑하고 하늘도 사랑하지. 하지만 3에 가로줄이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은 아무것에도 매여 있지 않아. 그래서 동물은 감정에도 쉽게 휩쓸리지.
4는 인간일세. 이 숫자 안에 있는 십자가 인간을 상징하고 있네. 인간에겐 선택의 권리가 있네. 인간은 교차로에 놓여 있어. 이 교차로에서 언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지. 동물의 단계인 3으로 다시내려갈 수도 있고 더 높은 단ㄴ계로 올라 갈 수도 있네.
5는 현자엘세. 이 숫자에는 하늘에 매여 있음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있고 땅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곡선이 있네. 현자는 정신으로 활공을 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6은 하나의 곡선으로만 되어 있네. 사랑의 곡선만 하나 있을 뿐이지. 이것은 천사의 특성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뜻하네. 이 형태를 보게. 6의 사랑은 하늘 높은 곳에서 시작되어 땅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중심으로 올라가네. 이렇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두로 돌아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도록 이끌어 가지.
--- p.53-54
199. 백과사전
겹겹이 쌓인 카르마 문득 이상한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시간은 어쩌면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층층이 겹쳐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요리 라자냐처럼 겹겹이 쌓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라면, 우리는 하나의 삶을 산뒤에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삶을 동시에 살게 된다. 우리는 어쩌면 미래와 과거의 각기 다른 시대에서 천 겹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퇴행을 통해서 만나는 것은 전생이 아니라 바로 그 평행한 삶들인 셈이다.
--- p. 556-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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