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COM

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 이룸 | 2000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3 리뷰 42건
정가
7,500
판매가
6,75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8쪽 | 390g | 148*210*20mm
ISBN13 9788987905358
ISBN10 89879053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친구는 없다. 결국 그 말이 맞았다.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 춤추러 가거나 미장원에 갈때는 몰라도 조금 더 진전되면 돈을 빌려주거나 병원에 같이 가주는 친구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 p.112
진실된 사랑의 감정이라고? 난 그런 것 믿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너무 지루해서 짜증이 날 정도다. 왜 남자/여자 할것 없이 모여 앉아 그런 얘기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거의 십년 동안 나는 내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남자나 여자나 할 것없이 결혼과 연애와 거기에 관련된 일들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것들을 보아왔다. 잡지나 텔레비전 드라마나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만화에도 모두 주된 테마는 청춘 남녀들의 짝짓기였다.

그것처럼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여러 서브 스토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가 없으니까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사회에 나와서 부딪혀본 세상은 그렇게 낭만적인 것이 아니었다. 세상은 일단 폭력이 지배했다. 예의범절이나 온화함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 같은 것은 자신에게 손해가 오지 않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얘기였다. 먹이 한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정글 말이다.
--- p.70
진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 난 도대체 유정이의 끝도 없고 명분도 없는 전투 같은 증오심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었어. 그런데 이제 알겠군. 글쎄. 내 생각에는 사회적 증오심이란 이념보다는 박탈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논리를 가장하고는 있지만 이성이라기보다는 감정이야. 그러므로 난 유정이의 인생에 남자라는 요소가 지나치게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데. 잠자리 상대의 남자 말고 애정의 대상으로서의 남자 말이야.

서란은 마지막까지 나를 히스테리컬한 노처녀로 몰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나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 화분 뒤를 떠나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졸지에 나는 남성 호르몬을 게걸스럽게 탐하는 전투적인 여자 공산주의자가 되고 만 것이다. 하루에 가염 버터를 백 그램, 콜라를 일 리터나 마셨다. 미라와 함께 쇼핑을 하면서 카르티에를 카피한 플래티넘 이어링을 했다. 이런것을 해도 왜 미라는 아주 자연스럽게 상류사회 인종처럼 보이는 것일까? 수의기생충학 책을 새로 샀다. 친구들은 내가 수의사가 되면 애완동물을 나에게 맡기겠다고 하지만 노 탱큐.
--- p.19
이미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교진은 나에게 선택권을 주었지만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생각이 다르다. 꿈꾸는 인생도 너무 다르다. 결혼하지 않으면 헤어져야 한다. 너무나 큰 폭력이다. 그러므로 결혼이란 그런 마지막 상황에서 보통 사람들이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카드였다. 오, 교진과의 모든 기억들이 솥 안에서 망가진 푸딩처럼 으스러지며 막을 내렸다. 나는 타인에게 감정으로 의지하는 것의 뒷맛을 충분히 맛보았다. 다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강철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 p.139-140
우리 세명은 반쯤 넘게 남은 스파게티 접시를 앞에두고 멍하니 야경을 내려다보고 앉아 있었다. 미라가 말했다.

'우리 이러고 식사하는 것을 누군가가 본다면 아주 근사한 여자들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 말은 맞았다. 그 곳은 여의도의 한 스카이라운지에 자리를 잡은 근사한 회원제 레스토랑이었다. 미라는 그곳의 멤버십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다 옷과 구두 핸드백을 비교적 고급품으롱 가졌고 대학 교육을 받았고 지성인으로 보이는 외모를 가졌다. 다들 그럴듯한 직장을 갖고 있었고 미장원에서 세팅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모두 혼자 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단은 모두 '선택한 독신'이라는 점이다. 독신이지만 처녀가 아닌, 언제나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따라올 남자가 대기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여자들. 그러나 결코 품위를 잃지 않는. 여기까지 말하면 우아한 독신 계층의 홍보 문안으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진숙은 옛날 부터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앙심을 가졌다고 한다. 진숙은 앵앵대는 성격이지만 학교 때는 우등생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수입 중 단 한푼도 가난한 부모를 위해 서는 쓰지 않았다. 물론 결혼한 언니와 남동생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결코 여유있지 못하다. 사치스러운 브랜드에 대해서 진숙은 우리 중 가장 욕심이 많았다. 돈을 아무리 벌어도 언제나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 아름답고 부유한 미라는 정도가 심각한 불감증이었다. 미라에게 남자는 어디까지나 허영의 대상일 뿐이었다.

미라의 좋은 점이란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응석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 남자를 선택해서 결혼하는 것은 심각한 손해라고 생각하는 펀이다. 손해. 미라의 키워드가 된다. 모든 것에서 손해를 보기 싫은 것이다. 감정의 손해, 자존심의 손해, 정서의 손해, 정체성의 손해, 나르시시즘의 손해.

지금 당장 나에게도 꿈이 있다. 탈한국(脫韓國)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프라이드도 아니다. 바로 웨이터가 서 있는 저 문으로 누군가가 걸어나오는 것이다. 근사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는 척하는 계급의 그런 사람이. 상대편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거드름과 자신이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존재라는 오만한 관용으로 뭉친 사람이. 그리고 나를 쳐다본다. 헤게모니의 승자가 된 자신만만한 미소를 띠고, 바로 그 순간 그 사람에게 아주 쿨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하고.
--- p.206-208
엄마는 우리 가족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편이다. 오빠 해경에 대한 편애나 수경에 대한 측은지심만 제외한다면 비교적 그렇다. 예를 들어서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고 그 점에 있어서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식들에게 알려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 pp.199-120
어차피 나는 혼자다. 남자란 바퀴벌레 같은 존재이고 없애려 해도 도저히 사라지지 않는다. 때려도 죽지 않고 이사를 가도 따라오고 불을 끄면 침대 속에 비비고 들어오고 아침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크라운을 가진 바퀴벌레라고 해서 나에게 뭐가 달라지나. 바퀴벌레는 그냥 바퀴벌레일 뿐이고 그들 나름의 욕구에 의해서 살아간다. 나와는 다르다. 심플하게 받아들이자.
--- p.149
'아이 참, 왜 내 눈에 차는 남자가 없는거지? 운명처럼 다가오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을 거야'하면서 아직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면, 독신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 독신 어리광은 '우리 남편은 왜 언제나 양말을 세탁기 앞에 얌전하게 벗어놓는지 모르겠어요. 세탁기 안에다 넣어만 준다면 내가 훨씬 행복할텐데....'하는 주부 어리광이나 '짧고 부담 없고 멋진 연애에 빠지고 싶어 잉'하는 사십대 기혼 남자의 어리광만큼 끔직하다.
--- p.199
모든 고독. 온몸에서 힘이 빠지게하고 손가락끝까지 덜덜 떨리게 만드는 고독. 그 무중력의 고독, 이토록 낯선시간, 이토록 낯선공간, 그러나 나는 그것을 이겨낸다. 불을 이겨내고 강철이 되겠다. 이 무서운 고독을 이겨낸 다음 소중하고 강한 자아를 얻겠다. 나는 내 자신을 타인과 공유하고싶지 않다.
--- p.128-129
'맥주 마시러 갈래요?'
'안 돼. 나는 내일 출근해야 하고 할 일도 많아. 술 마실 수도 없어. 운전도 해야 하고.'
'그러면 게임하러 가는 건요?'
'난 인터넷 게임 해 본 적이 없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주말에는 수의학 교실에 공부하러 안 나오시나요? 그러면 내가 모은 기생충 슬라이드 필름을 보여 드릴께요. 내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걸요.'
'난 원래 집에서 공부하는걸.'
'그러면 저어. 주말에 집으로 전화해도 돼요? 괜찮다면요.'
'글쎄'
'머리카락 만져봐도 돼요?'
'너는 요구하는 것이 왜 그렇게 많아?
난 마침내 화를 내고 말았다.
--- p.202-203
'누군데 그래?'
'길'
나는 짧게 대답했다.
'만나러 간단 말이니?'
미라는 디저트로 나온 케이크를 한입 삼키다 말고 나를 보았다. 그때 미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미라는 드디어 나에 대한 사실한가지를 알게 돼버린 것 같았다.
'그런 거구나'
미라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마음을 정리했다고 하지 않았어?'
진숙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와 관계를 갖기로 마음을 정리했어?'
'그를 사랑해?'
'무슨 바보같은 소리'
나는 코웃음을 치면서 일어섰다. 세트메뉴의 마지막 코스인 커피는 마시지 않을 생각이었다. 식사코스를 끝까지 앉아서 기다리지않고 나는 언제든지 마음이 내키면 떠나갈 것이다. 애피타이저는 생략할수도 있고 버터를 두껍게 바른 빵을 맨 마지막에 먹을수도 있다. 가장 먼저 커피를 마시고 식사전에 초콜릿을 먹고 야채샐러드에는 간장 소스를 뿌린다. 겁낼것이 무엇인가. 나는 연애라는 게임에서 패배하지 않는 방법을 안다.
--- p.214-215
냉정함과 자제력이 결핍된 신경질적인 목소리,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편집증적인 목소리였다. 어쩐지 원하지 않는 징그러움이 묻어있는 목소리 였다. 물론 내 예감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불안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 길은 분명히 나를 끄는 뭔가를 찾고 있었다.
--- p.123
내가 첫 직장을 구해서 집을 나올 때(물론 그것은 엄청나게 힘들었다) 방을 구할 수 있는 돈을 선뜻 빌려준 것은 이모였다. 이모는 부자니까. 그래서 지금 내가 그녀를 미워하고 있는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그때 빌린 돈은 간신히 다 갚았다. 내가 야간대학에 늦게 편입한 것도 그 돈을 갚기까지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3년 동안 나는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밤에는 마켓의 야간 캐셔로 일했다. 집을 나올 때 내 생각으로는 가족들과는 가능하면 연락하지 않고 살아갈 생각이었다. 내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서 가족제도 자체가 싫은 것이다. 결국 그 거대한 가족 이데올로기 속에서 파생되기 마련인 남녀관계도 싫은 것이다.
--- p.70
나는 짐작이 갔다. 아마 서란은 수다스러운 진숙의 참견과 질투가 자연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아예 진숙이 자연에게 연락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았을 것이다. 아마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필이면 자연이 먼저 결혼하게 된 것에 대해서 지금 진숙은 화가 나고 호기심이 생기고 그리고 질투가 나서 아주 힘들 것이다. 결국 그 감정을 삭이려고 이리저리 다이얼을 돌리다가 나에게 전화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라가 그 남자를 한 번 만나봤대."

진숙은 아직도 남은 카드가 있다는 데 힘을 얻는 것 같았다.

"서란이 소개시켜준 남잔데 키도 크고 아주 잘생긴 미남이래. 지방 대학의 강사라더군. 미라는 그 남자와 자연이 결혼한다니까 아주 놀라던데. 그가 뭘 보고 자연과 결혼할까 하고."

진숙이 배가 아픈 것도 이해가 간다. 진숙은 언제나 키 크고 잘생긴 남자에 약했다. 그런 남자라면 한 대의 펀치에 맥없이 나가떨어지곤 했다.

"둘이 잘 맞았나 보지, 뭐."

"자연이 선생이라서 그래. 여선생은 잘나가는 신부감이니까. 자연이 지금 자기 집의 실질적인 가장인 것을 그 남자도 알까? 자연이 남동생들은 부모에게 돈을 안 준대."

진숙은 분통을 터뜨린다.

"얘, 진숙. 너무 그러지 말아. 보기 안 좋아."

"친구에게 전화해서 마음에 있는 말 한마디 정도 못 하니?"

진숙은 감정이 상한 듯했다. 나는 하품을 하고 시계를 보았다. 한시가 넘어 있었다.

"자연이 결혼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야. 그런데 왜 자꾸 나쁜 쪽으로 생각하니?"

"유경,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너는 왜 언제나 고상하려고만 하니? 사람이 뭔데, 감정적이 될 수도 있잖아. 왜 한 번도 그걸 받아주려 하지 않니? 나도 진심으로 자연이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

진숙이 소리질렀다.

"유경, 너는 똑똑해서 그래, 한 번도 실수 안 하고 사니?"

"미안해."

자연이 결혼한다니 진숙은 질투하고, 내가 고민이 있다니 금성은 남의 일에 개입하기 싫어하고, 미라는 자기 자신의 우아함에 갇혀 친구의 진심을 보지 못하고, 나는 진숙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진숙이 하는 모든 말들을 평가절하한다. 결국 친구는 없다. 친구라는 관계의 형태뿐이다.
--- pp.114-116
나는 사회봉사 단체에 가입한 것도 없고 종교도 없고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취미도 없고 애인도 없다. 내 존재의 대의명분이 없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면 죽도록 성실하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차갑다는 것이다. 아직도 불투명한 미래의 희망에 매달려 있다. 수의사, 동물 다큐 작가, 그리고 좀더 먼 미래에는 해양생물학, 남들이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난다고 평하는 서른 세 살. 여전히 나는 그리운 것도 없고 사랑하는 것도 없다. 단지 성취하고 싶은 것만 있다. 행여 내가 벼랑에 굴러떨어지게 될때 나를 위로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서른세 살. 잘 살고 있는 것일까?
--- p.186
길은 마침내 담배에 불을 피워 물고 불이 붙은 담배를 나에게 하나 권했다. 마치 그가 하고싶었던 얘기를 내가 대신해서 해준 듯 하다. 미칠듯한 욕구가 밀려왔다.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다. 사실은 아까부터 담배가 피우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나는 길의 담배를 받았다. 담배 끝에 길의 침이 조금 묻어 있었다. 공기중에서 빠르게 식어 차갑고도 달콤했다. 이상하다. 그것이 싫지가 않았다. 내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더 화가 났다.
--- p.95
그렇다면 사람들은 결혼을 왜 하지? 우리 부모는 왜 했지?단지 같이 있고 싶어서?그냥 같이 살면 되잖아. 아이들을 낳아야 하니까?사생아가 어때서?법이 그렇다고?그럼 법을 없애면 되잖아. 사람이 만든 법인데, 세상을 너 마음대로 사느냐고?그래, 난 마음대로 살고 싶어. 남들 하는 대로 살고 싶지는 않아. 아, 난 그래서 결혼 안 해. 남자가 필요하다면 같이 자겠어. 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남자를 만나고 싶지는 않아. 난 그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동물을 학대하는 짓보다 더 이상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절대로.

나는 언제나 우리 가족이 싫었다. 그들은 이렇듯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사상으로 중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형제들은 제각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배우자와 결혼함으로써 비슷한 사상을 가진 아이들을 길러내어 그들의 그런 이데올로기를 전파할 것이다. 내가 좀 과격하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들을 말하거나, 글로 쓰거나 어떤 방법으로든표현해 본적이 없다.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
--- p.72-73
그러나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연애에 빠져서 설탕물 속을 헤메는 파리가 되기 싫다는 것이었다. 육십 살이 되어도 정글 속의 고릴라와 키스하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진정 그렇게 말할 자신이 있는지 지금도 확신할 수는 없다. 어느 쪽이든 간에 나는 언어의 함정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말해 놓은 다음에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러나 다른 언어는 없다. 나는 교진이 양심의 가책 없이 나를 떠날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희생자였을까? 교진이 홀가분하게 새로운 여자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나는 무엇보다 더 큰 자유를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은 강렬했다.
--- p.139
그러나 나는 독신을 선택한다는 것은 고독도 동시에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만일 고독하다면 그것을 말없이 견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리광에 불과하다 가소로운 웃음이 나온다. 내가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한다면 이런 나 자신에게 좀더 관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도 현실을 잘 알지 않는가.

'아이 참, 왜 내 눈에 차는 남자가 없는거지? 운명처럼 다가오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을 거야'하면서 아직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면, 독신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 독신 어리광은 '우리 남편은 왜 언제나 양말을 세탁기 앞에 얌전하게 벗어놓는지 모르겠어요. 세탁기 안에다 넣어만 준다면 내가 훨씬 행복할텐데....'하는 주부 어리광이나 '짧고 부담 없고 멋진 연애에 빠지고 싶어 잉'하는 사십대 기혼 남자의 어리광만큼 끔찍하다.
--- p.198-199

회원리뷰 (42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