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물음에 대한 모든 답은 정확히 자기와 비자기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기본적인 절차에서 비롯한다. 일단 전반적인 경계선이 그어지고 나면,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대단히 복잡한 것 -- 과학적, 신학적, 경제적 -- 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단순하거나 모호한 채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능한 모든 답은 처음 그은 경계선에 달려 있다.
--- 1장 나는 누구인가?
……그렇기 때문에 자연은 온갖 종류의 것들을 만들어 내는 일을 즐기고 있다. “자연은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다.”고 소로우는 말한 바 있다. 자연은 옳음과 그름이란 대립을 알지 못하며, 따라서 인간이 ‘오류’라고 생각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2장 그것의 절반
……무경계 영토에서는 모든 사물과 사건이 똑같이 하나의 몸, 즉 법신Dharmakaya, 그리스도의 신비체, 브라흐만Brahman의 우주장, 도의 유기적 패턴의 구성이다. 물리학자라면 누구라도 우주 속의 모든 대상들은 단지 단일한 에너지의 다양한 형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 줄 것이다. 그 에너지를 ‘브라흐만’이라 부르든, ‘도’, ‘신’, 혹은 그저 ‘에너지’라고 부르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 3장 무경계 영토
힌두교에선 탓 트밤 아시Tat tvam asi, 즉 “그대가 그것이다. 그대의 진정한 자기는 궁극의 에너지와 동일한 것이다. 우주 속의 모든 것들은 그 궁극의 에너지의 현시이다.”라고 말한다.
--- 4장 무경계 각성
……이런 까닭에 이슬람 신비가인 루미는 “수피Sufi는 순간의 자식”이라고 말한다. 모든 주요 종교와 철학 학파의 위대한 현자들의 말씀을 끌어낸다면, 이러한 인용문은 한없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 똑같은 것을 가리킬 뿐이다. 영원이란 내일 발견되는 것도, 5분 속에서 발견되는 것도, 2초 안에서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영원은 언제나 이미 지금already Now이다. 현재만이 유일한 실재이다. 거기 또 다른 실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 5장 무경계의 순간
정신분석학은 자아수준에 대한 고전적인 방법으로 남아 있긴 하지만(즉, 페르소나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자아수준으로 하강하도록 돕기 위한), 나는 독자가 돈과 시간을 지불할 수 있다 해도, 이 치료절차를 더 이상 선택할만한 치료법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첫째로 적어도 그만큼의 효과가 있으면서 더 빠른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며, 둘째로 분석 자체가 스펙트럼의 심층수준에서 자발적으로 솟아나는 통찰들을 너무나 자주 왜곡시키고, 영혼의 깊이를 덤덤한 획일성으로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7장 페르소나 수준
이 ‘전체성’의 확장된 잠재력을 일반적으로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골드스타인Goldstein, 매슬로우Maslow), 자율성autonomy(프롬Fromm, 리스먼Liesman), 또는 삶의 의미meaning of life(메이May)라고 부른다. 켄타우로스 수준은 인간 잠재력 개발운동, 실존주의, 인본주의 치료법이 목표로 하는 바로 그 위대한 수준이다. 이들 모두는 심신心身과 정서情緖의 통합이야말로 고차적인 통합, 즉 ‘보다 심층적인 전체성’이라는 기본 가정에 기초해 있다.
--- 8장 켄타우로스 수준
결국 프로이트는 그의 용기있고 뛰어난 연구를 자아·페르소나·그림자에 한정시켰다. 한편 융은 이런 수준들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연구를 초개인 대역에까지 밀고 나갔다. 융은 인간 각성의 초개인적 영역의 주요 측면들을 발견하고 탐구했던 최초의 저명한 유럽 심리학자였다. 프로이트는 스스로를 스펙트럼의 윗 수준에 한정시켰기 때문에 이를 이해할 수 없었으며, 따라서 두 사람은 각기 자신의 길을 걷게 되었다.
--- 9장 초월적 자기
바로 이것, 즉 “당신 영혼의 심연에는 인류 자체의 영혼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속박에서 해방으로, 마법에 걸린 상태에서 깨어남으로, 시간에서 영원으로, 죽음에서 불사로 이끌어주는 신성한 초월적 영혼이다.”라는 것이 융의 메시지이고, 또한 미대륙의 원주민, 도가,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기독교를 막론하고, 모든 성인, 현자, 신비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 9장 초월적 자기
……뿐만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물러나지 않게 되면, 경험도 더 이상 우리를 스쳐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현재에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이외에 다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시작도 없을 뿐만 아니라 끝도 없으며, 앞에도 뒤에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기억으로서의 과거와 기대로서의 미래 둘 다가 현재의 사실로 보여질 경우, 이 현재를 가로막는 얇은 판은 붕괴된다. 이 순간을 둘러싸고 있는 경계들이 이 순간으로 녹아들고, 달리 갈 곳 없는 이 순간만이 남는다.
--- 10장 궁극의 의식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