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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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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5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4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016290
ISBN10 89320162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동영상 속의 경호는 그동안 서영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토록 간절한 몸짓으로 여자의 품으로 파고들거나, 그토록 순연한 낯빛으로 여자의 입술을 탐하거나, 그토록 천진난만한 웃음을 띤 채 장난치는 경호를 서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서영이 상상할 수 있는 경호에 대한 이미지 속에조차 그런 모습은 없었다. 여자의 꺄륵거리는 웃음소리와 경호의 낮은 신음 소리가 식당 안에 가득 울려 퍼지고, 맞은편에 앉은 노부부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서영은 그제야 다급하게, 타인들의 시선으로부터 화면을 숨기듯 ON/OFF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음향은 오래도록 식당 공간을 떠돌며 잔향을 남겼다.
--- p.25~26
“차 좀 세워주세요.”
목소리에 울음기가 가득했다. 인수가 길가에 차를 세우자 서영은 황급히 차에서 내려 텅 빈 도로를 가로질러 건넜다. 벌판을 향하고 서서 속엣것을 올리듯 울음을 토해냈다. 단 한 번의 울음에도 내장이 달려 올라올 듯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자세가 더 나쁘다는 것을 서영은 웅크리고 앉은 다음에야 알았다. 그 자세는 오래도록, 깊이 울게 되기 좋은 자세였다.
인수는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사이드 미러를 통해 서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둥글게 웅크린 등, 머리카락을 날리며 지나가는 바람, 막 서산으로 넘어가는 태양…… 그 태양이 흩뿌리는 오늘의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서영의 등이 미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술 취해 방으로 쳐들어갔던 자신을 그대로 내버려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인수가 울고 있는 서영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녀도 그랬을 것이다. 그저 지켜보는 것 외에는.
--- p.73~74
그때까지는…… 그저 시간의 힘을 믿기로 했다. 시간은 바위도 모래로 만들고 뽕나무밭도 푸른 바다로 변화시킨다. 시간이 지나면 경호의 죽음도 그저 한 줌 흙이나 나무 같은 것이 될 것이다. 하물며 잠깐 꾸었던 꿈같은 것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바위 같은 약속도, 그것이 없으면 못살 것 같던 꿈도, 아무도 넘볼 수 없이 튼튼한 육체도 한낱 검불에 불과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시간의 등에 올라타고 가만히 있기로 했다.
창밖의 눈이 점점 더 송이가 커지고 있었다. 이미 지붕과 도로가 흰색으로 변해가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서영은 동해안을 낀 그 지방 소도시에 쏟아지던 봄눈이 생각났다. 눈길을 걸으며 발목을 삐끗했던 그 공원 앞 공터도 떠올랐다.
--- p.213~21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인수가 서영을 처음 만난 곳은 삼척 소재의 어느 병원 수술실 앞에서이다. 아내 수진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허둥지둥 달려왔을 때, 그녀 역시 남편 경호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와 초조하게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경찰서에서 다시 만났을 때 두 사람은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에 사로잡히는데…… 인수와 서영은 사고 당시 두 사람의 소지품을 찾는 과정에서 휴대전화기의 문자메시지와 디지털 카메라에 저장된 동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아내와 남편이 불륜의 관계였음을 알게 된다. 두 당사자는 의식불명인 가운데, 배우자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확고했던 인수와 서영은 배신감으로 인한 상처로 고통스러워한다. 조명 오퍼레이터인 인수는 일손이 안 잡히기도 했지만, 어쨌든 아내의 병간호를 해야 했기에 병원 옆 모텔에 장기 투숙하게 된다. 서영 역시 그 모텔에 투숙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깊은 상처를 알고 있는 두 사람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를 지켜본다. 그러던 어느 날, 곤드레만드레 취한 인수가 ‘얘기 좀 하자’며 서영의 방으로 찾아오고, 다음 날 서영의 방에서 깨어난 인수는 ‘냉장고에 물 있습니다’라고 적힌 서영의 메모를 읽고 그 배려의 마음을 읽게 된다.

교통사고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트럭 운전사가 결국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은 땅끝마을까지 문상을 가게 된다. 사고를 낸 배우자로서 상주로부터 고초를 겪고 돌아오는 길에 서영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치솟아 오르는 슬픔을 토해내고, 이를 말없이 지켜보는 인수…… 그리고 다시 삼척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영은 인수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오랜만에 깊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사랑의 배신감과 그로 인한 상처를 견뎌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불면의 고통 역시 이길 수 있었던 것.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과 배려를 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어느 날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우리 사귈래요?” 하는 말을 나누기도 한다. 왠지 끌리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 그래서 서로의 행동반경을 서로 지켜보게 되는 마음, 그러나 배우자들의 불륜에 대한 보복으로 보일 수밖에 없을 오랜 금기를 넘어설 수 없다는 죄의식 사이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지속된다. 그러면서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들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고 여겨지던 어느 날, 그리고 병원 옆 공원에서 수명이 오래된 나무들을 바라보며 기나긴 생(生)을 느끼던 그날, 인수는 용기를 내 서영의 볼을 만지지만 서영은 무너지게 될 자신이 두려워 그의 손을 떼어낸다.

그로부터 다시 서먹한 관계가 된 두 사람…… 그러나 인수가 일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던 날, 뒤따라 올라온 서영은 인수에게 전화를 걸게 되고, 한강변을 걷던 두 사람은 서로를 받아들이는 의미의 입맞춤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그들(경호와 수진)도 이런 망설임을 겪으며 금기의 장벽을 넘었으려니, 생각하게 된다. 그들도 이렇게 사랑했을까…… 그로부터 얼마 뒤, 동해안의 도로를 달리던 인수와 서영은 말없는 동의로 호텔 방에 들게 된다. 금기를 깨는 행위, 음악 소리·빛·감각의 향유를 느끼는 치명적 쾌락을 경험한 두 사람은, 금기와 쾌락과 응보에 대한 기억을 나누어 갖는다.

그런데 5억 3천만 년 동안 만들어졌다는 환선굴에 함께 갔던 그날, 인수는 수진이 깨어났다는 전화를 받고 황급히 병원으로 돌아가고, 서영 혼자 동굴에 남게 된다. 그후 수진은 깨어나 차츰 회복되지만 경호의 상태는 점점 불안정해지는 상황이 지속된다. 그리고 인수와 서영의 사랑에 대한 미련과 죄의식이 깊어지던 어느 날, 또한 서영이 경호를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길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어느 날 아침, 인수가 잡아끈 손길을 따라 서영은 호텔로 향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제 사랑을 잃는다 해도 분노하지 않으며 인수를 떠날 수 있겠다 싶은 다음 날…… 경호의 죽음 앞에 모든 감정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리고 1년 뒤, 수진과의 관계를 되돌릴 수 없었던 인수는 결국 이혼을 했고, 서영은 출판사에 취직해 일을 시작했다. 그 4월의 봄날 밤, 조명 작업을 하던 인수와 출판사 창밖을 내다보던 서영의 눈앞에 각기 눈이 내리고…… 두 사람은 봄눈이 인상적이던 강원도의 한 소도시를 떠올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추억이 깃든 그 소도시를 향해 각자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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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과 상실과 내 안의 갈망이 어느 날 느닷없이 맨얼굴을 드러내는 치명적 체험에 의해 우리는 자기의 땅에서, 자신에게서조차 추방되고 그토록 친근하고 다정하던 생이 끝없이 낯설어지는 공포를 겪게 된다. 너의 상처와 나의 상처가, 너의 고독과 나의 고독이, 어떻게 만나 타오르고 운명이 되는가를, 사랑과 고독의 현상학을 작가 김형경은 매우 섬세하고 깊고 독특한 방식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오정희 (소설가)
치명적인 사랑 앞에서라면 그 어떤 불안의 서리도 자취 없이 녹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사랑은 심연에서부터 극단의 불안과 마주하고 있기에 정녕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김형경은 이 감각적 진실을 추구하는 서사 윤리의 한 단애를 『외출』에서 보여준다. 그는 결코 상투적이지 않고 복합적인 심연의 감각을, 놀라운 심리 분석의 언어로 형상화한다. 치명적인 것을 향해 소용돌이치는 긴장과 절제의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서사 윤리로 인해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낯선 소설이 되어 우리 앞에 다가온다.
우찬제 (문학평론가)
김형경의 『외출』은 치밀한 내면 묘사와 영화로는 찍을 수 없는 ‘제3의 카메라’를 통해 문학적 형상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영화의 신(scene)과 신 사이의 ‘행간’을 치밀하게 재구성함으로써 ‘읽고 느끼는 문학적 즐거움’을 제공한 듯싶다. 본격문학 작품과 영화가 이번처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동시에 소개된 적은 일찍이 없었는데, 나는 김형경의 소설을 읽으며 이심전심의 고통과 환희를 함께 느꼈다. 기립박수를 보낸다.
허진호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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