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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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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9쪽 | 387g | 148*210*20mm
ISBN13 9788956051291
ISBN10 89560512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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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임연기
1962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1991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쇠를 먹는 불가사리』 『방송반 아이들』 『돌학, 날개를 달다』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현재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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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트의 생활을 지켜본 처음 얼마 동안 나는 머트가 앞으로 개가 되지 못할 거라고 결론지었던 것 같다. 모든 행동에서 녀석은 고집스럽게 개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려고 했기 때문이다. 잠재의식 속에 자기는 절대로 개가 아니라고 믿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다른 멍청한 개들처럼 자기가 인간이라고 여기는 것 같지도 않았다. 녀석은 인간이든 개든 모두에게 너그러웠지만, 그 어느 쪽과도 닮지 않았다.
--- p.25
머트는 싸움을 피할 수 없음을 즉각 알아차리고는 갑자기 벌러덩 드러누워 미친 듯이 네 다리를 굴려댔다. 마치 이인승 자전거를 거꾸로 타는 것처럼 말이다. 녀석은 앵앵거리는 사이렌 소리도 내기 시작했다. 목구멍 저 안쪽에서 나오는 소리였는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격분한 울부짖음 같다고나 할까. 녀석의 네 다리가 빠르게 움직일수록 사이렌 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커지더니, 나중에는 전속력으로 돌아가는 가스 터빈처럼 뿍뿍 소리를 냈다.
이 파격적인 행동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던가. 허스키들은 우뚝 멈춰 섰다. 귀가 따갑고 머리가 아파왔다. 그들은 이마를 찡그리며 귀를 내리고 꼬리를 늘어뜨렸다. 그러더니 천천히 한 놈씩, 눈앞의 괴로운 광경에서 불안하게 눈길을 돌리고 물러나기 시작했다. 머트와 열 발짝쯤 멀어지자 녀석들은 일제히 방향을 틀고 제집 뒷마당으로 내뺐다.
--- p.110
머트는 종종 아버지와 착상호를 따라 강으로 나갔다. 녀석은 금세 균형감각을 익혀 앞갑판의 좁은 공간에 발톱을 붙이고 뱃머리에 돌상처럼 서 있었다. 물론 이런 자세만 취한 것은 아니었다. 카누가 얕은 물이나 숨은 모래톱으로 접근할 때는 경고를 보내는 일도 맡았는데 조종사로서의 능력은 열성에 비해 그리 좋지 않았다. 녀석이 심한 근시였기 때문이다. 머트는 흔히 말하는 ‘물을 읽는’ 것도 할 줄 몰랐다. 물거품을 물에 가라앉은 통나무로 착각해 신경질적으로 짖어대는가 하면, 배가 쿵 좌초하는 순간엔 태연히 허공을 응시하고 있기도 했다. 카누가 속력을 낼 때는 배 밖으로 나가떨어져 진흙탕에 얼굴을 처박는 일도 잦았다. 이런 재난을 숱하게 당하면서도 녀석은 매번 더욱 조심하며 조종사의 임무로 돌아갔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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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의 어머니가 4센트를 주고 산 머트는 전혀 ‘개’가 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가족들을 걱정시키지만, 사냥철에 깜짝 놀랄 만한 솜씨를 발휘하면서 모왓 가족과 다른 동물들 그리고 온 동네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유명한 개가 된다. 동네의 높은 울타리를 우아하게 건너고 나무와 사다리 타기를 능숙하게 해냄으로써 동네 동물들을 평정하며, 아버지의 오랜 꿈인 항해에 따라나서서는 선원으로서 당당히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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