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우리 평생 마음으로 사랑하자. 마음으로만. 마음으로 사랑하고, 그리고 우리 사랑해 주는 유미 언니, 태석 오빠 맘 아프게 하지 말자..... 그게 위선이면 어때? 거짓말하자. 다같이 행복해지자. 아무리 도망가도 안 되니까 마음만 나 줘. 내 거는 이미 가져갔으니....."
은서는 정리했기 때문에 인형을 두고 간 것이 아니었다. 혼자 마음 끌어안고 아팠을, 아파했을 은서를 생각하니 준서는 미칠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은서와 함께 있는 이 순간에 세상이 정지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 거도 이미 가져갔어."
그렇게 말하고 준서는 가만히 은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눈물이 흐르는 눈으로 은서는 아프고, 그리고 행복한 눈으로 준서를 보았다. 준서는 천천히 은서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짧은 입맞춤, 슬프고 감미로운 짧은 입맞춤.....
준서와 은서는 서로 이마를 맞대로 울었다.
잠시 후, 준서는 은서의 손을 잡고 동화 속 같은, 노을빛으로 황금빛이 된 세상을 걷고 있었다. 언덕 능선 주위는 특히 밝은 황금빛 속이었다. 그런데 손을 잡힌 채 조금 뒤쳐 걷던 은서가 갑자기 풀석, 주저앉는 바람에 얼른 돌아보았다.
"왜, 힘들어?"
"아니, 넘어졌어."
은서가 힘없이 웃었다. 준서도 따라 웃고 다시 걸었다. 그런데 은서가 일어서지 못했다.
"오빠, 나 업어줄래? 업어주라, 응?"
이상하게 은서가 아이처럼 응석을 부렸다. 준서는 그것이 또 반가웠다.
"좋다. 그래."
준서는 앉으며 은서에게 등을 내밀었다.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업고 걸어가는데 한참 동안 은서가 말이 없었다.
"무거울까봐..... 오빠 사랑해."
순간, 준서는 그 자리에 멈칫 서버렸다.
"사랑해, 오빠."
"너 이상하다."
가슴이 두근거리는데도 준서는 짐짓 태연한 척하였다.
"오빠, 그거 알아? 다른 사람한테는 은서 사랑해요, 하면서 나한테는 한 번도 내 눈 맞추고 그 말 해준 적 없는 거."
"무슨 말?"
"은서야..... 사랑해, 그 말 해준적 없었어."
가슴이 아련해지면서 준서는 겨우 입을 열었다.
"..... 은서야....., 나....."
"아니..... 아니....., 지금말고 나중에 해줘. 나중에....."
"나중에 언제?..... 다시 만나는 날?"
다시 만나는 날, 이라고 발음하는데 준서는 목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 p.214-216
"오빠..... 우리 평생 마음으로 사랑하자. 마음으로만. 마음으로 사랑하고, 그리고 우리 사랑해 주는 유미 언니, 태석 오빠 맘 아프게 하지 말자..... 그게 위선이면 어때? 거짓말하자. 다같이 행복해지자. 아무리 도망가도 안 되니까 마음만 나 줘. 내 거는 이미 가져갔으니....."
은서는 정리했기 때문에 인형을 두고 간 것이 아니었다. 혼자 마음 끌어안고 아팠을, 아파했을 은서를 생각하니 준서는 미칠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은서와 함께 있는 이 순간에 세상이 정지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 거도 이미 가져갔어."
그렇게 말하고 준서는 가만히 은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눈물이 흐르는 눈으로 은서는 아프고, 그리고 행복한 눈으로 준서를 보았다. 준서는 천천히 은서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짧은 입맞춤, 슬프고 감미로운 짧은 입맞춤.....
준서와 은서는 서로 이마를 맞대로 울었다.
잠시 후, 준서는 은서의 손을 잡고 동화 속 같은, 노을빛으로 황금빛이 된 세상을 걷고 있었다. 언덕 능선 주위는 특히 밝은 황금빛 속이었다. 그런데 손을 잡힌 채 조금 뒤쳐 걷던 은서가 갑자기 풀석, 주저앉는 바람에 얼른 돌아보았다.
"왜, 힘들어?"
"아니, 넘어졌어."
은서가 힘없이 웃었다. 준서도 따라 웃고 다시 걸었다. 그런데 은서가 일어서지 못했다.
"오빠, 나 업어줄래? 업어주라, 응?"
이상하게 은서가 아이처럼 응석을 부렸다. 준서는 그것이 또 반가웠다.
"좋다. 그래."
준서는 앉으며 은서에게 등을 내밀었다.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업고 걸어가는데 한참 동안 은서가 말이 없었다.
"무거울까봐..... 오빠 사랑해."
순간, 준서는 그 자리에 멈칫 서버렸다.
"사랑해, 오빠."
"너 이상하다."
가슴이 두근거리는데도 준서는 짐짓 태연한 척하였다.
"오빠, 그거 알아? 다른 사람한테는 은서 사랑해요, 하면서 나한테는 한 번도 내 눈 맞추고 그 말 해준 적 없는 거."
"무슨 말?"
"은서야..... 사랑해, 그 말 해준적 없었어."
가슴이 아련해지면서 준서는 겨우 입을 열었다.
"..... 은서야....., 나....."
"아니..... 아니....., 지금말고 나중에 해줘. 나중에....."
"나중에 언제?..... 다시 만나는 날?"
다시 만나는 날, 이라고 발음하는데 준서는 목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 p.214-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