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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수녀의 명상

웬디 수녀의 명상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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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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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595g | 175*220*20mm
ISBN13 9788959131082
ISBN10 89591310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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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내리쬐고 있는 크리스털 꽃병에 꽂힌 마네의 「흰 라일락」은 그저 존재할 뿐 다른 기능은 전혀 없다. 불행하게도 병으로 짧은 생을 살다 간 마네는 생애의 마지막 해에 소박한 꽃들이 꽂힌 꽃병을 여러 점 그렸다. 그는 분명 그 외로운 존재감에 감동했을 것이다. 또한 아픔으로 가득 찬 나날의 불안과 고통 속에서 그것들은 그에게 위안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이렇듯 침묵은 인생을 수수하고 아름답게 한다. 우리는 그냥 조용히 은총의 바다에서 새롭게 태어나 평화로운 햇살을 받기만 하면 된다.
--- pp.40~41
벨리니의 「알레고리」는 해석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이 그림은 분명 ‘불확실성, 부정, 불안정’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다. 지구의가 여인의 무릎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고, 실제로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아이는 한 명뿐이다. 그 일에 싫증난 다른 아이들은 장난치며 신나게 놀고 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평화는 이처럼 불안하다. 건강하고, 돈 걱정 없고,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일까지 재미있다면 세상은 아름다워 보이고, 아이들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는 평화로울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평화가 가치 있을까? 뜻밖의 사고나 자연의 변화로 그 평화가 한순간에 깨질지도 모른다. 꼼짝 않고 있는 여인의 무릎과 아틀라스 같은 자세로 애써 버티고 있는 꼬마에게 기댄 평화는 어설프고 불확실하다. 뭔가에 의존해서는 평화로울 수 없다.
--- pp.50~51
사랑하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그렇게 욕심 부리지 않기를 열망한다. 사랑하는 이보다 자신의 욕구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순간, 사랑하는 이를 이용하는 순간, 사랑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이기적으로 사랑하는 이를 이용하고, 그것을 후회하고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너무나 큰 시련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버려지는 것이다. 그런 힘든 시간에 상대에게 완전히 집중하기란 너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모네의 이 그림은 특히 더 눈에 띈다. 아내인 카미유가 일찍 죽는 바람에 모네는 반려자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혼자 아이들을 책임져야 했다. 모네는 그 상황을 객관화함으로써 고통을 피해보려 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타적으로 훌륭하게 행동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잊고 아내의 얼굴에 희미하게 비치는 아주 작은 빛이라도 잡으려 애쓴다. 이렇듯 자신을 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헌신이다.
--- pp.110~111
어떤 특정한 이유나 동기로 기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사물을 볼 때처럼 초라한 사물을 보고서 기쁨이 일 때도 있다. 르동은 이 바닷조개를 보고 우주 만물의 이치를 깨달았던 것일까. 빛도 없고 찾아줄 이도 없는 바다 깊은 곳에서, 조가비는 기이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르동이 상상 속에서 그 조가비를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사물을 보는 방식은 사실보다는 진리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다.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솜씨는 기쁨이 어디에나 존재함을 알려준다.
--- pp.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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