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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과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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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아들

조선의 정쟁-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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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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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06쪽 | 46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570429
ISBN10 89845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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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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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대로 서양갑은 역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허균은 그런 서양갑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먼저 내심을 털어놓음으로써 서양갑의 생각과 같음을 입증해보일 심산이었다.

"서얼들이 시달린 세월이 자그만치 이백 년은 되질 않겠나. 서얼들도 사대부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아니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줄 때가 와야 하는데, 그때라는 것이 마냥 기다린다 해서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네!"

일순 긴장하는 표정들이었다.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도 사당으로 들어서지 못하는 서얼들의 처지로는 최대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적실과 맞설 때가 온다질 않은가.

"때는 만들어서 차지하는 것이 상책이야. 아무리 도원결의를 했다해도 서로 뿔뿔히 흩어져서 살아서는 힘이 되지 않아. 나는 서얼들이 함께 모여 살 수는 없을까 하고 늘 생각하고 있었지…."

서양갑의 눈빛에 예의 귀기가 솟아오르면서 허균의 어조에도 열기가 더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론 몇 가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나, 그같은 소문이 퍼지면 다시 더 모여올 것은 정한 이치…, 그렇게 되면 남의 눈에 뜨이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그 다음은 어찌되는가. 더 많은 서얼들이 모여와서 이 공주만한 고을을 이루게 된다면 아무도 그 힘을 넘겨다보지 못할 것이며, 서출 아닌 사대부의 목사가 와서 과연 선정을 베풀수 있겠는가. 또 그 힘을 과소하게 생각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 말일세!"
---pp.17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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