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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킬러의 고백

감상적 킬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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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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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90쪽 | 33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3453
ISBN10 89329034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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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어떤 일에 착수하기 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그것은 잠을 많이 자는 것과 다른 의미다. 다시 말해 잠들어 있는 동안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 방법을 우연한 기회에 한 아일랜드 출신 친구에게 배웠다. 역시 이 세게에서 일하는 그가 눈꺼풀이 닫히기 전까지 진녹색 천을 집중적으로 생각하라고 일러 주었던 것이다. 어쩌면 지극히 단순한 처방이었지만 나는 그날 이후 충분한 수면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물론 나는 이번에도 <청부 살인업자의 요가>라고 명명된 그의 처방을 따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부질없는 짓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기를 쓰면 쓸수록 나의 프랑스 아가씨 얼굴이 진녹색 천을 뚫고서 선명하게 떠올랐다. 형벌 같은 고통이었다. 마치 이제 막 투명한 연못에서 빠져나온 듯한 신선하고 자극적인 그녀의 모습이 나의 망막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 p.59
<악어> 중
그러던 어느 날, 물을 증오하는 첫번째 헤아슈마레가 나타났다. 물을 증오하는 인간은 위대한 파충류의 심장에 뜨거운 금속의 불을 박았다.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야카레는 밤낮으로 물속에서 꼬리를 쳐대다 죽어갔다. 다행히 위대한 파충류는 이미 1천 마리의 자식을 둔 뒤였다. 어떤 것들은 구더기만한 크기였고, 또 어떤 것들은 아나레 족의 몸집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아나레 족은 위대한 파충류가 그 뒤를 이을 후계자를 점지하지 못한 채 죽었기 때문에 위대한 파충류의 모든 후손을 보살피고 섬겨야 했다. 그들은 위대한 야카레의 시대가, 꿈을 꾸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달콤한 시대가 도래하긴 기대하고 있었다.
--- p.166-167
"잘 듣게. 이제 곧 7월 4일이야. 그러니 표적의 마음은 어떨까. 그 잘난 애국심에 고무되어 들떠 있겠지. 안 그래? 바로 그때를 노리는 거야"
그랬다. 허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나는 한 하수인을 통해 표적이 하루 전인 7월 3일에도 애국심을 발휘하고자 통학 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정보를 알아낸 뒤, 일에 착수했다. 7월 3일 아침, 하수인들은 잔악한 늑대들이나 도널드 덕들, 혹은 미키 마우스들로 위장하는 한편, 막대기와 별이 그려진 수백 개의 성조기를 비롯해서 맥도널드 사의 과자와 상품권을 준비하여 통학 버스를 기다렸다. 물론 그들 틈에는 일곱 난쟁이 중의 하나인 귀가 큰 바보로 변장한 나도 끼어 있었다.

이윽고 예정된 시간에 통학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에 타고 있던 어린이들은 우리를 보기 위해 창가로 얼굴을 갖다 대며 환호성을 질렀다. 표적인 양키는 두 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있었지만 밖을 재다보고 있던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볼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버스 안으로 잠입했던 나는 이미 불과 두어 걸음 정도의 거리에서 45구경을 뽑아 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린이들의 환호와 아우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소음가기 달린 나의 45구경은 조용히, 그러나 총구 밖을 향해 납덩이를 토해 냈다. 그리고 그 납덩이는 빛의 속도로 표적의 이마와 대뇌를 지나 귀를 통과하고 있었다.
---p. 34
<악어> 중
그러던 어느 날, 물을 증오하는 첫번째 헤아슈마레가 나타났다. 물을 증오하는 인간은 위대한 파충류의 심장에 뜨거운 금속의 불을 박았다.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야카레는 밤낮으로 물속에서 꼬리를 쳐대다 죽어갔다. 다행히 위대한 파충류는 이미 1천 마리의 자식을 둔 뒤였다. 어떤 것들은 구더기만한 크기였고, 또 어떤 것들은 아나레 족의 몸집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아나레 족은 위대한 파충류가 그 뒤를 이을 후계자를 점지하지 못한 채 죽었기 때문에 위대한 파충류의 모든 후손을 보살피고 섬겨야 했다. 그들은 위대한 야카레의 시대가, 꿈을 꾸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달콤한 시대가 도래하긴 기대하고 있었다.
--- p.166-167
"잘 듣게. 이제 곧 7월 4일이야. 그러니 표적의 마음은 어떨까. 그 잘난 애국심에 고무되어 들떠 있겠지. 안 그래? 바로 그때를 노리는 거야"
그랬다. 허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나는 한 하수인을 통해 표적이 하루 전인 7월 3일에도 애국심을 발휘하고자 통학 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정보를 알아낸 뒤, 일에 착수했다. 7월 3일 아침, 하수인들은 잔악한 늑대들이나 도널드 덕들, 혹은 미키 마우스들로 위장하는 한편, 막대기와 별이 그려진 수백 개의 성조기를 비롯해서 맥도널드 사의 과자와 상품권을 준비하여 통학 버스를 기다렸다. 물론 그들 틈에는 일곱 난쟁이 중의 하나인 귀가 큰 바보로 변장한 나도 끼어 있었다.

이윽고 예정된 시간에 통학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에 타고 있던 어린이들은 우리를 보기 위해 창가로 얼굴을 갖다 대며 환호성을 질렀다. 표적인 양키는 두 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있었지만 밖을 재다보고 있던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볼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버스 안으로 잠입했던 나는 이미 불과 두어 걸음 정도의 거리에서 45구경을 뽑아 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린이들의 환호와 아우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소음가기 달린 나의 45구경은 조용히, 그러나 총구 밖을 향해 납덩이를 토해 냈다. 그리고 그 납덩이는 빛의 속도로 표적의 이마와 대뇌를 지나 귀를 통과하고 있었다.
---p.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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