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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연인들은 투케로 간다

시작하는 연인들은 투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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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56g | 140*200*20mm
ISBN13 9788965133575
ISBN10 8965133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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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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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선민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를 졸업했다.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 삼아 지금은 프랑스의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랑 상관없음》 《상어 뛰어넘기》 《인간, 즐거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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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앞에 선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품에 감싸 꼭 껴안아 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세게. 그리고 그 순간, 둘 다 우리가 아예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나는 남자 운이 좋았던 적이 없다.
--- p.97

여름의 마지막 날, 나는 아들에게 사랑의 슬픔 또한 사랑이 가진 모습 중 하나라고 얘기해 주었다. 애잔한 추억 속에도 행복이 숨어 있다고. 실패한 사랑은 결코 그저 실패로만 끝나지 않는다고. 자기 자신과 상대방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거라고. 왜냐하면 만남이란 두 운명이 서로 닿아 감전이 일어나는 거니까.
--- p.100

그다음 날이 밝으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야지.
필요 없는 것들을 버려야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추억도.
어쩔 수 없이 했던 거짓말도.
오직 타인을 위해 살았던 낡아 빠지고, 우매하고, 비열했던 인생도.
--- p.150

우리의 입술이 떨렸다. 우리의 첫 키스는 진짜 첫 키스처럼 서툴렀다. 우리 둘은 웃고 또 울었다. 다시 만난 생존자들이었다. 그 순간 우리는 감히 내일을 믿고 싶었다. 다가오는 모든 시간을 믿고 싶었다.
--- p.163

아빠와 엄마는 소설책에서처럼 첫눈에 반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말해 주었더니, 잔이 토끼 눈을 하고 우리 둘을 쳐다보기도 했다. 우리는 그저 함께 있으면 덜 두려웠고, 함께 있으면 혼자일 때보다 금방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자 잔이 이미 다 큰 어른들이 내뱉는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된 거죠. 방금 두 분이 한 얘기가 바로 사랑의 말이잖아요.
--- p.177

우리 둘은 반세기 넘도록 매일 밤낮 서로를 사랑했어. 매일 아침 살아서 함께 눈 뜨는 순간들이 한없이 행복했지.
사랑이란 새로운 아침이든 또 다른 것이든 무언가 새로운 것이 계속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인데, 우리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그 무언가를 기대할 만한 것이 없구나. 이제는 그 안에 위태로움이 보여.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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