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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맥주

푸른 하늘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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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1쪽 | 312g | 128*188*30mm
ISBN13 9788946420014
ISBN10 89464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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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심장이 두세 박자 빨리 뛰었다. 강변의 커다란 바위 위에 젊은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게다가 건강한 젊은 남녀가 하는 행위를 한창 하고 있는 중이다. 좀 더 자세히 묘사하자면, 남자가 여자 위에 올라탄 채, 여자의 티셔츠를 목까지 걷어 올리고……. 길도 없는 이런 곳에 저 두 사람은 어떻게 들어왔을까? 덤불을 헤치고 들어온 걸까? (……)
“꺄악!”
여자가 내 존재를 알아차렸다. 뒤이어 남자도 화들짝 놀란다. 유령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화석이 되어버렸다. 여자가 황급히 셔츠를 내려 가슴을 감춘다. 꼴사나운 오렌지색 원반 위의 나도 두 사람의 눈에 띄고 말았다는 충격 때문에 화석이 된 채, 흔들흔들 조금씩 다가간다. 이 모습은 영락없는 우주인이다.
다가가는 내내 줄곧 눈이 마주친 상태였다. 도무지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아아, 이 죽을 것 같은 거북함…….
이윽고 거리가 5미터 정도로 가까워지자, 남자가 별안간 쑥스러운 표정으로 우물거리니, 나도 급격히 창피해져서 그만 뒤통수를 긁으며 의미가 불분명한 말을 중얼중얼 내뱉어버렸다. --- p.83

“잘 들어. 똥을 어느 정도 멀리 보냈다면 재빨리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러면 말이지, 예쁜 열대어가 우르르 몰려와서 내 똥을 마구 먹어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내 똥을 맛있게 먹는 거야. 아아, 정말 감동적인 광경이었어.” (……)
그 순간, 내 머릿속에 한 가지 도식이 완성되었다.
이와이의 똥을 먹은 작은 물고기를 좀 더 큰 물고기가 먹고, 그 큰 물고기를 아미미오시마의 어부가 잡는다. 그날 밤 섬사람들의 식탁에 신선한 생선 요리가 차려진다. 물론 섬을 여행하던 이와이가 그 생선을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와이의 ‘헤엄치며 똥 누기’에서 출발한 화려한 먹이사슬이 완성되는 셈이니까……. --- p.98

온천과 야외 놀이 그리고 맥주. 나쁘지 않지……라는 생각이 들자, 뇌리에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노천탕 만들자. 우리 둘만의.” 수화기에 대고 고함 쳤다. (……)
노천탕을 만들자고 했지만 돌 쌓고 시멘트 붓는 대공사를 하는 건 아니다. 일회용 간이 노천탕. 만드는 법도 단순하다.
1. 강변에 욕조가 될 구멍을 판다. 2. 거기에 비닐을 깔고 형태를 만든다. 3. 강물을 양동이로 퍼서 욕조로 옮긴다. 4. 성대한 모닥불을 피우고 돌멩이들을 많이 모아 활활 태운다. 5. 욕조 바닥 한쪽에 깔개를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돌을 올린다. 6. 돌이 품은 열로 물이 뜨거워지면 완성이다. --- p.115


암흑 속에서 훈남이 손전등을 켜고 산사나이의 얼굴을 밑에서 비춘다. 간들거리는 산사나이의 지저분한 얼굴이 망령처럼 노랗게 떠오른다. 그러자 국왕과 훈남이 한목소리로 기묘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정글 파이어♪ (어미의 ‘어’를 올려 부른다.) / 정글 파이어♪ (어미의 ‘어’를 내려 부른다.)
노래라 해도 가사는 이것뿐. 오로지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인데 어미를 차례로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이, 모두 같이 불러!”
국왕의 명령으로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따라 부른다. 암흑에 감싸인 오두막집 안에서 남자들의 낮은 목소리가 ‘정글 파이어♪’를 합창한다. 마치 수상한 컬트 교단의 의식 같다, 라고 생각한 찰나……. 얼굴만 비춰진 산사나이가 허리띠를 풀더니 바지와 팬티를 함께 스르르 내리는 것이다. 엇……. 소중한 하반신이 몽땅 노출되었다. (……)
그동안에도 기묘한 노래는 계속되었다. 황홀한 표정의 산사나이가 리듬에 맞춰 천천히 허리를 돌리며 오른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에 불을 붙였다. 뭐, 뭐하는 거야…… 설마?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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