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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1년 03월 3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22쪽 | 359g | 크기확인중 |
한 팔로 건져올린 세상
박세호
|
기독교문사
|
2001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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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세호
1969년 부산에서 출생한 저자는 한 팔만을 쓸 수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독학으로 한글을 익혔으며, 장애인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1991년 혜남고등학교(특수장애인학교)를 졸업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운동은 그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85년 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을 시작으로 '88서울장애인올림픽에서는 세계신기록을 달성하여 육상 2관왕을 차지하였으며, '88년 대통령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하였다. 이후 '89년 영국세계대회와 '94 북경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 '97년 부산 동아시안게임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선정되어 4백만 장애인과 4천여 국민 앞에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고 희망을 피워 냈다. 이를 계기로 주요 일간지와 여성 잡지, KBS 아침마당, MBC, CBS에 그의 풋풋하고 감동적인 삶이 소개되었고, 이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니던 교회의 자원봉사자인 네 살 연상의 여인 이상미 씨를 알게 되어 부모님의 40일 금식기도 끝에 결혼식을 올려 주위사람들에게 또다시 희망과 감동을 안겨 주었다. 결혼에 이어 아들 성민이를 출산하였으며, 현재 한 가정의 행복한 가장으로서 2002년 FESPIC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맹훈련중이다. 또한 동부산교회 집사로서 각종 모임에서 신앙간증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희망 나눔에도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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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휠체어를 파는 곳이 부산에는 없었다. 물론 만드는 곳도 아직 한국에는 전무한 상태였다. 시속 1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자동차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서 의자에 바퀴 4개 달린 휠체어를 만들 수 없다니, 지금도 아이러니하다.
모두의 작은 관심 속에서는 장애가 더 이상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그때도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중증장애인 5인방 - 붉은 혀, 천재, 바람둥이, 발의 달인, 나 - 은 두 달 동안의 국제 수입 화물선을 손꼽아 기다리는 범세계적인 장애 청소년이 되었다.
드디어 우리들의 애마(愛馬)가 도착했다. 번쩍 윤이 나는 은빛 'MADE IN JAPAN' 휠체어였다. 그 대가로 그때 돈 30만 원이 부모님의 주머니 속에서 행방불명되었다. 하지만 그 어느 부모님도 아까워하기는커녕 소원을 성취하셨다는 듯이 우리의 애마를 반가워해 주셨다.
중학교 3년의 긴 여정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처럼 흘렀고, 우리는 우리의 애마를 타고 달려가기에 바빴다. 계절의 어머니 가을과 함께 우리는 이별을 미리 준비하며 시간의 초침에 아예 빛나는 눈들을 박았다. 우리는 말한다. 아니, 나는 말하고 싶다.
내 인생에서 학창시절은 풍요로웠고 즐거웠으며 앞으로 닥칠 고통의 아픔을 참을 수 있도록 해준 밑거름이었다고. 부모님의 배려 속에 이루어진 학교,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준 선생님, 사랑의 대상이 되어 준 친구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었다.
모두의 작은 관심 속에서는 장애가 더 이상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그때도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중증장애인 5인방 - 붉은 혀, 천재, 바람둥이, 발의 달인, 나 - 은 두 달 동안의 국제 수입 화물선을 손꼽아 기다리는 범세계적인 장애 청소년이 되었다.
드디어 우리들의 애마(愛馬)가 도착했다. 번쩍 윤이 나는 은빛 'MADE IN JAPAN' 휠체어였다. 그 대가로 그때 돈 30만 원이 부모님의 주머니 속에서 행방불명되었다. 하지만 그 어느 부모님도 아까워하기는커녕 소원을 성취하셨다는 듯이 우리의 애마를 반가워해 주셨다.
중학교 3년의 긴 여정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처럼 흘렀고, 우리는 우리의 애마를 타고 달려가기에 바빴다. 계절의 어머니 가을과 함께 우리는 이별을 미리 준비하며 시간의 초침에 아예 빛나는 눈들을 박았다. 우리는 말한다. 아니, 나는 말하고 싶다.
내 인생에서 학창시절은 풍요로웠고 즐거웠으며 앞으로 닥칠 고통의 아픔을 참을 수 있도록 해준 밑거름이었다고. 부모님의 배려 속에 이루어진 학교,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준 선생님, 사랑의 대상이 되어 준 친구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었다.
--- pp.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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