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게 지금 큰 문제지. 보통 회사 다니면 퇴직금 쌓이고 1, 2년 가면 호봉도 오르는데, 이것은 승률 올리기도 힘들어. 승률 올려 봤자 과목을 줄이면 도로 아미타불이지. 뭔가를 찾아봐야 하는데…. 뭔가를 배우려고 해도 시간이 안 되잖아. 아침 10시까지 출근해서 일찍 들어와도 11시인데. 뭘 배울 시간이 돼야 배우지. 나 이거라도 잘리지 않게 (얼굴 드러나지 않게) 멀리서 사진 찍으라고….
-학습지 교사, 유지혜
저기에 메밀밭도 있고, 호밀밭도 있고, 고구마밭도 있고 그렸는디, 지금은 맨 비닐하우스 천지구먼. 이제 쌀농사도 못 짓게 되면 이 논들은 다 무엇으로 변허려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할머니, 전기순
작년에 제가 스태프들에게 마스크를 씌우려고 했거든요. 세트에 들어가면 먼지 엄청 많거든요. 그 마스크가 2,000원이니까 전체 영화에서 다 씌우면 75만 원 들어가요. 제작부에서는 안 된대요. 왜 안 되냐. 아니 75만 원이 그렇게 높은 가격이냐. 근데 마인드가 아니니까. 스태프들한테 돈 쓰는 게 아까운 거예요.
-영화 스태프, 최진욱
20년이나 30년 후에도 계속 교사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난 교사밖에 내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이 학교, 저 학교 장돌뱅이처럼 옮겨 다닐 생각하면 괴롭지.
-기간제 교사, 원경미
돈 없는 사람 돌보는 무료는 자꾸 줄고 유료는 많이 늘어났어요. 저희 같이 무료로 가정일 도와주는 도우미들 수가 많이 줄어서 맡아야 할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더 힘들어요. 도움을 요하는 수혜자들은 더 늘어났는데 사람 수는 줄어드니 그분들에게도 혜택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 들어가서 돌봐줘야 할 분들도 한 번밖에 못 가요.
-가정복지도우미, 김점순
겨우 중학교 1학년인 제가 먹고 자는 걸 해결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곳은 자장면집밖에 없었어요. 학교는 거의 땡땡이치고… 학교는 잠깐 갔다가 수업 시간 중에 그냥 나와서 배달할 때도 많았어요. 중학교는 겨우 졸업했어요. 학교 다니는 게 너무 재미없었어요.
- 주유소 아르바이트생, 안지호
반장이 뻣뻣하고 자기 말 안 듣고 그런 사람 자르라는 거야. 자를 사람이 없는데, 3명 이름을 올리래. 진짜 올릴 사람이 없었어. 나는 못하겠더라고. 그러더니 21살 된 애한테 월요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나한테 얘기를 하라는 거야. 느리다고… 말은 잘 못하지만, 진짜 열심히 일 하는 애였거든. 그런 말을 어떻게 해. 결국은 조장을 데리고 와서 조장이 했지. 월요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얘기하더라구. 걔가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데, 마음이 얼마나… 휴….
-기륭전자 노동자, 화숙
비꾸가 자살하는 거는 못 봤지만 스리랑카 사람 다라카 죽는 것은 CCTV에 찍혔기 때문에 아홉시 뉴스에서 직접 봤어요. 그때는 내가 심장이 진짜 너무 놀랐어요. 우리가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이렇게 지하철에서 자살해야 되나? 왜 다라카, 비꾸가 자살했겠어요? 그거 제가 진짜 알아요. 어떤 심정으로 자살했는지 저 알아요. 한국시민들과 정부에서는 모르지만 제가 알아요. 왜냐면 저도 똑같아요.
-미등록 이주노동자, 라주
주당 70여 시간 노동에 한 달에 두어 번 쉬는 생활은 지금 생각하면 말 그대로 ‘비인간적’인 것이었어요.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자기 자신도 없는 감옥 같은 생활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그곳이 제게는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동처럼 다가왔어요. 뒤돌아보면 소름끼치고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는 강제된 생활이었죠. 저는 지금도 그 생활을 ‘지옥’이라고 단정해요.
-건축설계노동자, 장달수
그런데 일반기업에 가면 솔직히, 아기를 낳고 출산휴가가 있다고 해도, 회사에서 결혼해서 일하면 눈총 주고, 아무튼 오래 못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평생직장을 생각하다 보니까 공무원을 생각한 거고, 그런 것 치면 잘 찾은 것 같아요.
-대학 졸업반, 김민아
회사에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불안감을 조장해요. 일이 있어도 일부러 라인을 끊고 한 달 동안 쉬게 해요. 그러면 사람들이 언제 일거리가 떨어져서 일 못할지 모르니까 잔업 특근이고 주어진 대로 다 해요. 오히려 더 일거리를 요구하기도 해요. 사람들을 엄청 불안하게 만들어요. 아주 치사하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변창기
세상 사람들은 노숙인들이 적대감이 많을 것 같아 두려워하는데 사실은 그러질 못해. 적대감도 살아보겠다는 의욕이 있어야 생기는 거야. 아무런 의욕도 없이 자신을 다 놓아버린 사람들에게 무슨 적대감이 있겠어. 오히려 삶의 의욕이 강한 세상 사람들이 적대감으로 우리 같은 사람들을 괴롭히제. 그 형님도 견디기 힘드니까 어느 순간에 정신을 놓아버리더라구. 다른 사람들을 파괴시킬 수 없으니까 술로써 자신을 파괴시켜 버린 거지.
-노숙인, 이곤학
21세기는 글로벌 시대잖아. 자유 경쟁시대라고. 우리도 경쟁사회에서 언제 도태될지 몰라. 그렇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춰야 돼. 어디든 낮은 임금을 찾아 나서야지. 당연한 거 아냐?
-파견회사 사장, 김정식
두 사람이 있었잖아 왜. 그런데 거기 세콤 달아놓고 줄여버린 거야. 그렇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우리가 하게 된 거지. 도서관에 있던 두 사람이 할 일을 우리가 더 하게 되는 거야. 아침에 열어줘야지, 저녁에 순찰 돌고 또 닫아야지, 여기도 해야 되고, 거기도 해야 되고.
-서울대학교 사회대 경비, 최흥식
직업 알선을 받으려고 갔는데, 내 나이에는 식당에 가서 그릇 씻는 일밖에 할 게 없대요. 직장이 없더라고. 그러니까 사회에 가서 그런 막막한 사람들이 어디 가서 직장을 구하고 어디 가서 식구들을 먹여 살리냐고. 그때 내 심정은요, 아무것도 돈이 없으니까, 애들 학교는 가야 되고, 먹을 것도 없으니까, 그런 경우에는요, 앞이 안 보여요.
-서울대병원 간병인, 정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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