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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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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준 시집

펄북스 시선집-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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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35쪽 | 302g | 128*205*20mm
ISBN13 9791195572519
ISBN10 11955725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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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
이제 이 시인은 노랑 상사화 꽃술을 더듬는 긴 꼬리 제비 나비를 보면서 “나비도 저렇게 무게가 있구나” 깨닫고, 전깃줄에 나란히 앉은 잠자리들을 보면서 “저 일사불란도 불편하지않다”(‘나무에 앉아 하루를 관음하네’) 고 생각하게쯤 되었다. 또 언 앞강을 보면서는 “간밤에 미쳐 들여놓지 못”(‘마음의 북극성’)했다고 안타까워도 한다. 도처에서 찾아지는 이런 표현들을 보면서, 어쩐지 이미 이 시인은 자연 속에서 자연에 순응해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그 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시집 속의 시들은 봄날 산길을 가다가 만나는 향기 진한 꽃처럼 아름답고, 숲속 깊은 데서 마주치는 오래된 신목(神木)처럼 섬뜩하다. 이 시들을 읽으면 때로는 천년 바위가 들려주는 얘기를 듣고 있을 때처럼 숙연해지는가 하면, 또 때로는 싱그러운 고목이 내는 바람소리를 들을 때처럼 시원하다. 이들 시 앞에서 문득 우리들의 일상이 초라하고 덧없이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직진만이 길이 아니다
구비구비 휘돌지 않는 강물이 어찌
노래하는 여울에 이를 수 있는가
부를 수 있겠는가
나무의 상처가 뒤틀려서 한몸에
서로 다른 무늬를 만들듯
번뇌가 통점을 억누르며 영혼을 직조해나간다
꼭 그만큼씩 울음을 채워주던 강물이 말라갔다

젊은 날의 나침반이었던 내 마음의 북극성만이 아니다
간밤에 미처 들여놓지 못한 앞 강이
꽁꽁 얼기도 했다
강의 결빙이 햇살에 닿으며 안개 또는 김발로 명명되고
가물거리는 아지랑이를 만든다
아~ 아지랑이
어쩌면 치미는 슬픔 같은 먼 봄날의 아지랑이
이렇게나마 겨우 늙었다
강을 건너온 시간이 누군가의 언덕이 되기도 한다
두 귀가 순해질 차례다
― 「마음의 북극성」 전문




뭉게구름이 세상의 기억들을 그렸다 뭉갠다
아직껏 짝을 찾지 못한 것이냐
애매미의 구애는 한낮을 넘기고도 그칠 줄 모르네
긴 꼬리 제비나비 노랑상사화 꽃술을 더듬는다
휘청~ 나비도 저렇게 무게가 있구나
잠자리들 전깃줄에 나란하다
이제 저 일사불란도 불편하지 않다
붉은머리오목눈이 한 떼가 꽃 덤불속에 몰려오고
봉숭아꽃잎 후루루 울긋불긋 져 내린다
하루해가 뉘엿거린다
깜박깜박 별빛만이 아니다
어딘가 아주 멀리 두고 온 정신머리가 있을 것인데
그래 바람이 왔구나 처마 끝 풍경소리
이쯤 되면 나는 관음으로 고요해져야 하는데
귀 뚫어라 귀뚜라미 뜰 앞에 개울물 소리
가만있자 마음은 어디까지 흘러갔나
- 마루에 앉아 하루를 관음하네 전문


석유냄새 새카맣게 코밑을 그을리는 등잔불의 기억이 있다
전기가 들어왔다 일반선과 특선
우리 집은 해가 져야 들어왔는데
아랫동네는 한낮에도 독수리표전축이 뽕짝 거렸다
환한 아버지의 책상에서 밀린 일기를 쓰며 낑낑댔다
등잔불이 쫓겨나고 금성라디오가 아버지의 책상에 올라섰다
교환수를 불러 거는 전화기가 라디오와 겸상을 받았다
아버지의 주머니를 슬쩍해서 스며든 만화방
우주소년 아톰 만화영화에 넋이 빠졌다
지그덕 지익 지그덕 직
다이얼을 돌리는 전화기가 구식 전화기를 밀어냈다
라디오를 할머니 방으로 몰아내고
커다란 흑백 텔레비전장이 아랫목을 떡 차지했다
아버지의 책상은 찬밥이 되어 구석방의 망령이 되어갔다
어머니는 호마이카 곗돈을 부어
대를 이어 손 떼 묵은 압다지에 온통 벌건 칠갑을 입혔다
언젠가 내 삶도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겠지
흔적들 지워질 것이다
아버지의 낡은 책상이 그립다
- 아버지의 책상 전문



익어가고 있다

햇빛과 달빛, 별들의 반짝이는 노래를 기다렸다
너무 격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넉넉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휘감았다 마디마디 관통했다
사랑이었던, 슬픔이었던
너를, 당신을, 나를
거친 바닥에 깔아 무참히도 구긴다

비빈다 휘감아 뭉갠다
산다는 것 이렇게 서로의 몸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 퍽큐- 나를 더 뜨겁게 짓이겨줘
악을 써봐 제발 비명을 질러봐
어찌하여 상처가 향기로운지

이따금 틈틈이
모던한 멜랑콜리와 주렴 너머의 유혹이 슬그머니 뿌려진다
찻잎의 그늘이 깊어진다

어쩌면 고통,
어쩌면 욕망의 가장 먼 길 저 산 너머 끝자리
한 점 티끌이기도 거대한 중심이기도
지독하다 끔찍하다 너에게로 물든 중독
발효차가 익었다
우주의 고요 한 점 아침 찻잔에 띄운다
― 「중독자」 전문



얼마나 몸부림치는 고통으로 일그러졌을까
엄마아빠를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눈앞에서 죽어가는 친구들, 선생님, 함께 탔던 사람들 보며
아우성이, 비명이, 살려달라는 절규가 난무하는
지옥도가 펼쳐졌을 것이다
300명이 넘게 죽어버리다니
아니다 죽여버리다니
저건 현실이 절대 아니다
꿈이라도 저런 잔인한 꿈을 사람이라면 결코 꿀 수 없는
것이다
눈물과 분노와 잊지 않겠다는
기억을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화가 치민다 아퍼서 견디기 힘들다

이건 살인사건이다
나는 살인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살인자들, 살인을 교사하고
살인을 백주대낮에 뻔뻔하게도 자행한
이 흉측하고 잔인한 짐승들이 활개를 치고 사는
이 나라가 싫다 무섭다 끔찍하다
어찌해야 하는가 이제 그만 잊고 싶은데
갈기갈기 가슴을 찢어대는 소리들 얼마나 기막힐까
자식들을 팔아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한다니
수장된 영혼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부모가 형제가 아들과 딸이 생매장으로 눈앞에서 수장되
었듯이
이토록 도저한 슬픔을, 치떨리는 억울함을
또다시 가슴에 묻고 살 수는 없다

밝혀져야 한다
음모와 음모자와 음모에 가담한 자들과 음모를 집행한
자들이
남김없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므로 세월호는 꼭 인양해야 한다
물밑의 세월호 우리 곁에 어서 돌아와야 한다
---「그러므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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