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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엘리엇

새로운 엘리엇

: 제62차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

[ 양장 ]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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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5쪽 | 448g | 128*194*30mm
ISBN13 9788995516485
ISBN10 899551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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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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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그레이엄 가드너
그레이엄 가드너는 좀 특이한 경력을 가졌다. 그는 가게 점원이기도 했으며, 시청 공무원, 연구소 직원, 웨이터, 그리고 공장 노동자 등 다채로운 직업을 거쳤다. 또한 록 음악과 고전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영국의 우스터셔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열 명이나 되는 남매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혹 그의 성장 배경이 이 소설의 탄생 배경일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그는 에이버리트위스에 있는 웨일즈 대학에서 사회지리학과 정치지리학을 전공, 연구하고 있으며, 역시 에이버리트위스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와 멜번 언덕에 자리 잡은 부모님의 집을 왕래하면서 지내고 있다. 「새로운 엘리엇」은 그레이엄 가드너가 처음으로 출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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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새로 전학 왔지, 그렇지?”
소년이 말했다.
엘리엇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적인 태도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이름이 뭐니?”
“엘리엇. 엘리엇 서튼.”
소년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엘리엇? 엘리라고 부르는 엘리엇? 그건 여자애들 이름이잖아?”
소년의 목소리는 여전히 친근했다. 그는 웃으면서 엘리엇의 눈을 바라보았다.
엘리엇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마주 보고 웃었다. 예상했던 바였다. 엘리엇은 상대방의 수에 넘어가느니 그 자리에서 자살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엘리엇.”
엘리엇은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엘리엇이리고 부르는 엘리엇이지.”
두 소년의 시선이 허공에서 만났다. 둘 중 어느 쪽이 드러내놓고 도전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아니었고, 둘 중 어느 쪽이 뒤로 물러선 것도 아니었다. 엘리엇은 자신의 확고하고 대담한 태도에 한편으로는 놀라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이 일을 다 잊을 수 있을 거야.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겁먹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해야 해.’
갑자기 소년이 시선을 떨어뜨리더니 손을 내밀었다. 그는 조금 전보다 더 활짝 웃는 것처럼 보였다.
“좋아. 그냥 엘리엇이군. 만나서 반갑다. 난 올리버야.”
엘리엇은 멍한 기분으로 악수를 했다.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 pp.54~55
학교에서 보낸 지난 몇 년 동안 엘리엇은 배웠다. 눈에 띄지 않으려는 노력만 하다가는 마침내 패배자가 되고 만다는 것을.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패거리들은 늘 있기 마련이었다.
엘리엇은 그저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랄 수는 없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 맞는 말이야. 틀림없어.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좋은 인상을 남기느냐야.’
엘리엇은 한 가지 법칙을 믿었다.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한 가지 분야에서 두드러진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야, 쟤 대단한데.‘라고 다른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과시해야 했다. 그것은 강한 통솔력일 수도 있고, 힘이 세거나, 록 기타 연주를 잘하거나, 축구를 잘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무엇이라도 괜찮았다. 조화를 이룰 정도로 뛰어나기만 하면 됐다.
지난번에 다닌 학교에서, 엘리엇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는 나쁜 방향으로만 눈에 띄었다. 이 학교에서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 pp.66~67
루이즈는 반 장난처럼 말을 시작했지만, 몇 초 후에는 열띤 태도로 바뀌었다. 엘리엇은 대화를 피하기 위해 건성으로 듣는 척했다. 리처드가 인용한 섬뜩한 몇 마디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공포의 목적은 공포다. 힘의 목적은 힘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환영하고, 그 일부가 되라.
“네 말은 내가 멍청이라는 얘기지?” 엘리엇은 분위기를 가볍게 하기 위해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니.” 루이즈는 엘리엇에게 다가갔다.
“1984의 영웅은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 그 사람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해야 해.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역사를 날조하고, 진실을 숨겨야 하는 거야.”
엘리엇은 머릿속에서 리처드의 목소리를 들었다. 텔레비전 스크린은 어디에나 있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방식이지. 모든 일을, 네가 하는 모든 일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말이야.” 루이즈는 재빨리 덧붙였다. “결국 그는 선택해. 체제에 복종하지 않는 길을 선택해. 신념을 따르고, 위험을 감수하지. 그래서 자유를 얻는 거야…….”
루이즈는 머릿속에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엘리엇이나 다른 어느 것에도 눈길을 주지 않고, 자기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ㅡ마치 리처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면 루이즈가 실망할까 봐 엘리엇은 어정쩡하게 물어 보았다. “그래서 그 사람은 성공했어?”
“아니.” 루이즈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엘리엇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아니,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야.”
엘리엇에게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처럼 느껴졌다.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엘리엇의 마음 속 의문에 대해 루이즈가 대답해 주었다. ㅡ그 의문에 답하려는 의도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에는 그들이 그를 처형하지.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까지 그 사람은 자유로웠어. 그게 중요한 거야. 그 사람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어. 남이 시키는 대로 생각한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생각했어. 그를 처형할 때도 그들은 그의 생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어. 그러니까 그들은 결코 승리했다고 할 수 없어. 그들은 그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었지.”
엘리엇의 마음속에는 더 깊은 의문과 혼란이 생겼으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루이즈를 만지고 싶었다. 그녀의 연분홍빛 뺨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싶었다…….
--- pp.25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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