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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매달린 여우의 숲

목 매달린 여우의 숲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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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66g | 136*195*30mm
ISBN13 9788981338220
ISBN10 898133822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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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사람이라면 이 덫을 조심하십시오. 매우 위험합니다. Very dangerous1"
절체절명의 이 순간에도 야생공원 경찰 후르스카이넨은 화가 치밀었다. ‘만일 당신이 사람이라면’이라니? 그럼 나는 사람이 아닌가? 어디든 사람들은 경찰을 놀려대고 정상적인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지방은 그게 특히 심했다. 도덕적으로 일그러진 라플란드 족속들은 그를 면전에다 두고 비웃었고 알아듣지도 못할 이상한 사미어를 저희들끼리 씨부렁거렸다. (…)
후르스카이넨은 무려 두세 시간 동안 비명을 질러대면서 서서히 구조에 대한 희망을 접고 있었다. 이대로 삶을 마감하는 것일까? 그것도 여우덫에 걸려 죽다니…… 경찰로서 참으로 한심한 종말이 아닐 수 없었다.
--- pp.248~249
오이바는 협상을 시도했다. 아래쪽을 향해 다정하게 몇 마디를 건넸다. 두 사람이 지금까지 지켜온 우정과 단란하게 지내온 몇 주간의 생활, 그리고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을 상기시켰다. 월급을 더 올려주겠다는 제안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소령의 유서 깊은 가문을 들먹이며 귀족 후예로서 체통을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이렇게 친구를 나무 위로 몰아붙이는 건 귀족의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만일 레우테르홀름 가문의 선조들이 지금 소령님의 행동을 보신다면 분명 무덤 속에서도 돌아누우실 겁니다.”
레메스는 자신이 귀족이 아니라고 쏘아붙이며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빨리 황금을 숨긴 곳이나 말해. 그렇지 않으면 이 소나무를 베어버릴 테니까.”
오이바는 머리를 굴렸다. 자신이 앉아 있는 곳은 소나무 꼭대기였다. 소령이 정말 나무를 베어버린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 같았다. 감옥 담벼락보다 세 배나 더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막사 뒤편의 여우굴에 숨겨놓은 금괴가 떠오르는 순간 이대로 항복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오이바는 보란 듯이 담배 연기를 아래로 내뿜으며 솔방울 몇 개를 소령의 머리 위로 던졌다. 이것으로 협상은 끝났고, 죽고 죽이는 게임이 재개되었다.
--- pp.126~12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 오이바 윤투넨은 30대 초반의 좀도둑이다. 그는 그럭저럭 먹고 살기 문제없고, 대도시에 와서 산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고향의 사투리를 남발하는 사람이다. 창가에 서서 검은 피부의 청소부들이 거리를 청소하는 것을 보며, 그도 자신이 처음 도시로 나왔을 때 청소부 생활로 끼니를 채웠던 기억을 되살린다.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5년 전, 그는 호주에 사는 사촌과 우연히 전화 통화를 하다 일순간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일감을 찾아냈다. 스웨덴의 은행은 호주에서 금괴를 가져오는데, 사촌은 정확히 몇 시에 떠나는 무슨 배에 그 금괴가 실려가는지를 알 수 있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는 사촌의 도움을 받아 금괴를 털어낼 계획을 짠다.
그는 공범자를 찾았다. 한 명은 트럭 운전수이자 좀도둑인 수티넨, 또 한 명은 화려한 살인 전과를 자랑하는 시라였다. 그들은 남은 여생을 풍요롭게 살 수만 있다면 5년쯤 감방에서 썩어주는 것이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했고, 오이바는 5년 후에 그들이 풀려나면 금을 똑같이 나눠주기로 약속한다.
금괴털이 계획은 매끈하게 완료되었고, 오이바가 금을 챙긴 후에 두 남자는 짜여진 각본대로 경찰에게 순순히 잡힌다. 오이바는 처음에는 두 동료에게 고마움 반, 미안함 반을 느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방이나 들락거리는 전과자들에게 금을 나눠준다는 것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모든 금을 혼자 챙기기로 마음먹고 감방에서 풀려난 수티넨을 함정에 빠뜨려 다시 감옥으로 보낸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살인자 시라였다. 그가 곧 풀려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오이바는 그를 피해 라플란드 숲으로 피신한다. 그리곤 인적도 드문, 지명도 모르는 곳에 금을 파묻고는 그곳을 지키기로 한다.
술로 아르마스 레메스는 육군 소령으로 술주정뱅이에 주먹이 세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무일푼으로 안식년을 받고 군대에서 나온 직후 오이바를 만난다. 금을 묻어놓고 그 곳에서 숨어살기로 작정한 오이바는 레메스의 힘을 빌려 안락하고 화려한 공간을 꾸려간다. 오갈 데 없는 레메스는 오이바가 원하는 모든 주문을 들어주고 임금을 받기로 계약한다. 오이바는 레메스를 굳게 신뢰하게 되고 마침내 자신이 훔친 금을 가진 부자라는 사실도 이야기하게 된다. 돈은 충분했기에 그들의 은둔생활은 화려했다. 얼마 후 우연히 아흔의 나스카 노인이 이들의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이들의 은둔생활은 더 인간적으로 변한다. 그 노인은 양로원에 가기 싫어 관청의 눈을 피해 도망 중이었다. 노인은 가사를 전담하여 두 남자의 시중을 들어주었고 그렇게 그들은 서로 존중하며 숲에 조화롭게 적응해간다.

금괴를 훔친 좀도둑, 술주정뱅이 육군 소령, 양로원 가기를 끔찍이 싫어한 스콜트 사미족 최고령 노파…
이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를 들여다보는 재미는 그야말로 쏠쏠하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세상으로 돌아가는지 구경해보자. 풍자와 익살 속에 파실린나만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국적인 북유럽의 정서와 핀란드 라플란드 지방의 풍경과 분위기에 흠뻑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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