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혜숙 (ruru100@yes24.com)
모든 비즈니스의 가장 큰 관심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이다. 『열광하는 팬』은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고객 서비스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은 단순히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을 열광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열광하는 팬'은 언제나 인기 스타의 이름 앞에만 따라 붙는 말이 아니다. 기업에 대해 열광하는 팬 즉,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동을 격찬하며 이야기하는 고객'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한다.
책의 논지는 비교적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 방침 역시 단순한 말로 매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우화 형식을 빌린 이 비즈니스 참고서는 요정의 이름으로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찰리라는 친구가 넛셀 사라는 외식 업체에 새로 부임한 캐빈 부장에게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비법을 하나하나 알려 주면서 마침내 사장의 자리에 오르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전수하는 비법은 어떻게 하면 게으른 직원들에게 원기를 넣어 줄 것인가, 식기 전에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저분한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없을까 와 같은 세부적이고 직접적인 가르침이 아니다. 숲을 보아야 나무를 볼 수 있는 법, 무엇이 왜 필요한지를 알아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깨닫는 법이다. 고객 서비스의 요정 찰리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과 할인점, 택시, 주유소 등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고객 서비스에 필요한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제공한다. 세 가지 핵심 포인트는 첫째,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 둘째,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 셋째, 고객이 원하는 것에 하나를 더 전달하라는 것이다.
매우 단순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잊어버리기 쉬운 가르침, 비즈니스의 가장 근본적인 마인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지 못하면 고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고, 어떤 것이 우선 순위가 되는지 판단할 수 없다. 할인점에서 해야 할 최상의 서비스가 좋은 물건을 싼 값에 판매하는 것인지, 고객의 짐을 주차장까지 날라다 주는 것인지는 첫번째 조건을 통해 좀더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알았다면 한계가 분명한 범위 내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기대하는 이상의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요정 찰리가 소개한 발리백화점에서는 주문한 책이 품절되자 직원이 다른 서점에서 직접 책을 사다 포장하는 서비스를 보여준다. 고객은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받았을 때 감동하게 마련이다.
『열광하는 팬』은 1~2시간이면 족히 읽어 넘길 만큼 짧은 분량이라는 것, 대부분의 비즈니스 참고서가 지닌 딱딱한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우화 형식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점, 알기 쉬운 말로 요점만 간단히 정리했다는 것이 특별한 장점이다. 비즈니스에 `팬'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빌려와 고객 만족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과연 어디서부터 이루어져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기업에게 문제의 핵심을 짚어 준다. 언제나 핵심에 다가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알아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개인의 삶 역시 넓은 의미의 비즈니스에 포함할 수 있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세 가지 가르침을 개인의 삶 속에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실천의 문제. 수많은 비즈니스 참고서가 지적하는 내용 중에 옳지 않은 말은 없지만, 그러한 가르침을 얼만큼 삶 속에서 인식하고, 실천 속에서 받아들이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요정 찰리와 함께 열광하는 팬을 만드는 비법을 배워 두 시간의 독서가 주는 효용을 크게 실천해 볼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