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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죽음

작은 죽음

이자벨 로시뇰 저 / 오정숙 역 | 이룸 | 2001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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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88쪽 | 217g | 160*160*15mm
ISBN13 9788987905389
ISBN10 898790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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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오정숙
1968년에 태어나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연세대에 출강중이다. 역서로는 『달라이 라마, 지구의 희망을 말한다』가 있다.
저자 : 이자벨 로시뇰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1965년에 농부와 소상인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다. 국립 과학 연구소 파리 5대학에서 글쓰기 교수법을 강의하고 있으며 몇 개의 유명잡지에 중편 소설과 시를 발표한 바 있다. 저서로는 『글쓰기 작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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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식사가 끝나갈 무렵, 이번에는 바짝 마른 남자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평상시엔 입도 벙긋 안 하던 사람이, 이번에는 뒤질세라 떠들어댄다. 자기 아내가 꼭 빵을 써는 도마 같다고 한다. 밤이면 당연히 그 일을 하고 싶은데 그때마다 아내의 손에서 책을 뺏어야 하고, 책을 놓지 않아 다툰적도 여러 번이라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 남자는 이런 이야기를 모든 사람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한다. 아내의 아버지, 어머니, 오빠가 듣는 데서 말이다. 열이 나서 머릿속까지 벌게지는 것 같다. 부끄러워서 벌게지는 게 아니다. 눈 주위에 거무스름한 테가 덮인 아내 바로 앞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여덟 명의 자식을 낳고 똑같이 눈 주위가 거무스름한 장모를 앞에 둔 채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글쎄, 영 책을 놓지 않는다니까요. 몸도 뚱뚱해서 그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요. 그러다 보면 난 생각도 없어지는데, 그래도 마누라는 악착같이 책을 읽는다고요. 좋은 집안에서 그렇게 얌전히 자란 여자는 딱 질색입니다!"

눈 주위의 검은 테는 그녀의 얼굴에서 사라진 적이 없다. 요즘에도 눈 아래는 여전히 거무스름하게 움푹 들어가 있다. 그 여자는 언젠가 목욕탕에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pp.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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