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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를 사랑한 선인장

장미를 사랑한 선인장

: 강원래 연인 김송의 10년 연가

김송 | 시공사 | 2001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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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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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0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2717160
ISBN10 8952717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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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고구마!

병실에서 제일 즐겁고도 힘든 일이 오빠의 배변을 돕는 일이다. 오빠는 하반신 마비가 됐기 때문에 노폐물이 쌓여 있는 상태로 있으면 안 된다. 변비가 생기고 장에 부담을 주면 위험하다. 나는 위행장갑을 끼고 오빠의 배변을 돕는다. 처음에는 관장을 했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방법을 택했다. 더럽지 않느냐고? 천만의 말씀!

아침마다 미지근한 물을 먹이고 배를 마사지하면서 워밍업을 한다. 그리고 손가락을 집어넣어 자극을 시키는데, 시작 단계에서는 도마뱀 꼬리 만한 게 톡 떨어진다. 그러면 나는 오빠에게 보여주면서 확인을 시킨다. 감각이 없더라도 보면서 느꼈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그렇다.

'오빠, 도마뱀 꼬리가 오늘도 나왔다.'
처음엔 치우라고 소리를 치던 오빠도 언제부턴가는 '색깔이 왜 그렇지?' 하면서 농담을 한다. 다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한다. 그려면 후두둑 하고 한꺼번에 튀어나온다.
'오빠! 고구마다. 고구마! 오늘도 무사히 나왔어, 나왔어!'
그러면 오빠는 '고구마 참 잘생겼다'고 대답한다.
--- p.208-209
가시덤불의 길을 보기에도 험하다. 아무리 재능을 타고났고 끼가 많아도 운도 따라야 하고 유행을 리드하거나 흐름에 맞는 기획도 필요하다. 가시덤불 길을 가는 이는 데뷔할 때까지도 사연이 많다. 거리 캐스팅은 남의 일이고 문전박대를 비롯해서 수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늘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은 부지기수다. 다만 그런 고난들은 이미 예상을 했던 눈에 보이는 시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안이 되기도 한다. 가시덤불 길을 택해서 스타덤에 오른 이들은 거의 만신창이가 되도록 고생했다는 뜻과 같다.

어떤 길이든 쉽게 스타덤에 올라서 그 왕좌를 유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바늘에 찔려서 치명타를 입고 사라지거나 처음부터 고생해서 수많은 상처를 안고 왕좌에 앉아 있거나 해야 하니까 말이다.

오빠는 뛰어난 재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그에게는 늘 가시덤불 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준비된 사람이었고 단 한순간도 쉬지 않았다. 많이 준비하고 있었기 떄문에 눈에 보이는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이었다.

1993년은 오빠와 내가 기획사끼리 밀고 당기는 파워 게임에 지친 해였다. 1994년이 되면서 나는 김건모 오빠 옆에서 춤추는 여자 역할로 늘 바빴다. 그리고 원래 오빠는 김건모, 룰라, 코코, 신승훈, 노이즈, 박미경, 구본승 등 많은 가수들이 안무를 도맡아 하느라고 바빴다.
--- p.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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