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뉴저지에서 출생했습니다. 1995년《How Far Would You Have Gotten If I Hadn't Called You Back?》라는 작품으로 문단의 호평을 받은 뒤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작품을 써왔습니다. 홉스의 작품은 친구나 가족의 죽음, 부모의 이혼, 장애처럼 중대한 문제에 직면한 어린이 청소년들이 어떻게 삶의 시련을 이겨내는지 보여 줍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살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역자 : 모난돌
영어와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기획하고 번역하는 모임입니다. 번역사와 헤드헌터, 영어 교사로 일했던 김영미, 한숙형 두 사람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열 아홉의 프리킥》 《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양 헤는 밤》 《나무 위 고아 소녀》 《베리 루저》 《샘과 줄리아》 등이 있습니다.
늑대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을 떠나면 자신과 같은 종족을더 많이 만날 거라 생각했다. 먹이를 두고 싸우거나, 영역 다툼을 하거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늑대는 외로웠다. 그 느낌은 너무도 낯설어 처음에 늑대는 배고픔과 외로움을 혼동했다. 하지만 외로움은 배고픔보다 더 깊었고 늑대의 가슴속에 또 다른 자아가 되어 둥지를 틀었다. --- p.6
재키는 몹시 들떠서 떠들어 댔다. “뱀도 봤고, 죽은 새도 봤어요! 그리고 발이 엄청 큰 개가 있었어요! 정말 발이 컸어요!” 잭은 재키가 얼마나 엄청난 말썽을 일으켰는지 말할 필요조차 못느꼈다. 둘은 나란히 함께 달렸다. 재키가 발이 큰 개에 대해 하염없이 주절대는 동안 잭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뛰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다. 결국 잭은 끊임없이 떠드는 재키에게 입을 다물라고 혼을 내고야 말았다. 거대한 발을 가진 개는 없다. 발 크기로 치자면 코요테도 개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재키는 뭔가에 홀려 있는 것이었다. 숲에는 귀신처럼 홀리는 뭔가가 있으니까 말이다. --- p.23-24
루크가 올라프 아저씨의 덩치 큰 암말 옆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코요테들이 양 한 마리를 잡아간 것 같아요.” 올라프 아저씨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확실해?” 루크는 덤불에서 가져온 털 뭉텅이를 아저씨에게 주었다. 털은 엷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올라프 아저씨는 모자를 벗고 옷소매로 땀에 젖은 이마를 닦았다. “오늘 벌어진 일이 확실하지?” “잭이 그렇다고 했어요. 피도 아직 덜 말랐고요. 어제도 양들 머릿수를 모두 셌으니까요.” 커티스 아저씨나 핑키 아저씨였다면 이런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르지만 올라프 아저씨는 그러지 않았다. --- p.75
늑대는 등에 올라탄 잭과 꼬리를 붙들고 있는 재키를 떼내려고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빙빙 돌렸다. 잭에게 지친 늑대의 고르지 못한 숨소리가 들렸다. 잭은 늑대가 이리저리 몸을 틀 때 늑대 등에 자기 발톱을 깊이 박았다. 재키는 늑대 꼬리가 장난감 개껌인 양 꼬리 끝을 물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잭은 루크가 울면서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다. 잭은 기진맥진했지만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스스로에게 끝까지 버티라고 다그쳤다. 이 생애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옳은 행동인 양 기필코 견뎌 내야 했다.
무리에서 쫓겨난 외로운 늑대는 세상 이곳저곳을 헤맨다. 어느 날,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배고픔과 외로움에 이끌린 늑대는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로 다가온다. 그렇게 발견한 곳이 바로 잭과 루크의 목장이다. 늑대는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잭과 루크가 기르는 양 떼를 호시탐탐 노린다. 늑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다.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한다!
잭은 목장 주변에 감도는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수상한 냄새가 목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잭은 자신의 소중한 친구인 루크와 동료 보더콜리들, 손녀 재키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마침내 늑대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잭은 이미 나이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것을 알았다. 과연 이대로 물러날 것인가? 절대로,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