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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꽃 1

눈물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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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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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45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976761
ISBN10 898797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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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은경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부터 질렀다. 눈이 잘 안오는 남도 지방이라 어지간해서는 눈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작년에는 눈다운 눈을 구경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부터 눈이 기다려졌었다. 제발 눈이 펑펑 쏟아지게 해달라고 하늘을 향해 간절히 소망하기도 했다. 그런 은경의 간절한 소망 때문일까. 아침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어느새 함박눈이 되어 온천지를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
--- p.142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른 봄바다였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늘 같은 모습이었다. 은경은 언제나 넉넉하고 포근하게 곁에 있어 주는 바다가 좋았다. 죽산포로 온 지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바다는 이제 은경의 신체 한 부분처럼 편안해졌다.

키질을 하면서도 정우의 시선은 줄곧 은경의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 은경이 바다에서 시선을 돌려 정우를 바라보면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이곤 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배어 있는 미소였다., 그 미소를 볼 때마다 은경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부터 저려왔다.

정우가 전방의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 멀리 보이는 조그만 섬이 보여? 안개섬이야. 여기에서 보이는 섬 중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고 할 수 있지. 가끔 안개가 끼는데 그럴 때마다 안개에 파묻혀 여기에선 아예 보이지도 않아."

정우의 손가락 끝에 머물러 있는 섬은 여차하면 그대로 물 속에 잠겨 버릴 것처럼 작아 보였다. 섬이라기보다는 물위에 떠 있는 자그마한 바위 같았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만한 공간도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저 안개섬에 나무를 심어도 그 향기가 죽산포까지 날아올까?"
---p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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