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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의 달

소호의 달

: 벤 아아로노비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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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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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530g | 145*207*30mm
ISBN13 9788972757481
ISBN10 8972757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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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벤 아아로노비치
196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대 때 글쓰기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시나리오 일을 시작했다. 영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닥터 후〉 〈캐주얼티〉 〈주피터 문〉 등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닥터 후〉의 오리지널 스핀오프 소설인 『뉴 어드벤처New Adventures』 시리즈 및 소설 『주피터 문』 시리즈를 썼다. 이후 스폰서나 원작자의 간섭 없이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업 소설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2011년 피터 그랜트 순경의 어번 판타지 작품인 『런던의 강들』을 펴냈다. 『런던의 강들』은 출간 즉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영국 아마존 및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TV 드라마 판권이 계약되었다. 이 성공 덕분에 피터 그랜트는 후속작인 『소호의 달Moon Over Soho』, 『지하의 속삭임Whispers Under Ground』, 『무너진 가정Broken Homes』, 『디기탈리스의 여름Foxglove Summer』에서 잇달아 활약했으며, 올해 출간 예정인 『교수대The Hanging Tree』를 포함해 앞으로도 더 많은 모험을 겪게 될 것이다. 본 시리즈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브라질, 헝가리, 일본, 중국, 대만 등 1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 조호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아동과학서 및 SF, 판타지, 호러소설 번역을 주로 해왔다. 현대 해외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SF 명예의 전당 2: 화성의 오디세이』(공역)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컴퓨터 커넥션』 『타임십』 『런던의 강들』 『몬터규 로즈 제임스』 『모나』 『레이 브래드버리』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허가받지 않은 마법사나 다른 마법 사용자들을 찾아내는 일 역시 우리의 업무 중 하나지만, 내 생각에 사이러스 윌킨슨의 재능은 뛰어난 색소폰 실력이 전부인 것 같았다. 물론 술과 마약을 섞은 전통적인 재즈 칵테일에 목숨을 잃을 사람도 아닌 것 같았지만, 그게 확인되려면 약물 검사 결과를 기다려보아야 할 것이다. 대체 마법씩이나 써서 연주 중인 재즈 음악가를 죽일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그러니까 내 말은, 나 역시 ‘뉴 싱’이나 기타 감흥 없는 현대 재즈 장르를 용납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걸 연주한다고 해서 연주자를 죽일 마음까지 먹지는 않을 거라는 소리다. 같은 방에 감금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제1장 ‘육체와 영혼’ 」중에서

아빠가 항상 말씀하시는 바에 따르면 트럼펫 주자는 무기를 관객 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즐기지만, 색소폰 주자는 멋들어진 옆얼굴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언제나 같은 쪽 얼굴을 관객들에게 향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아빠의 신조는 자기 얼굴이 어떤 꼴이 되는지에 신경을 쓸 거라면 애초에 관악기를 선택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무대 위에 서서 고전적인 색소폰 연주 자세 몇 가지를 취해보았고, 그 즉시 무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무대 전면과 오른쪽에서 살짝 따끔거리는 기운과 함께 [바디 앤드 소울]의 가락이 아련하게 들려왔다. 찌르는 듯,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게.
“찾았다.” 나는 말했다.
이제 남은 단서라고는 마법의 흔적으로 남은 그 특정 재즈 곡조뿐이었다. 따라서 아무래도 그 곡이 지금까지 수백 번 취입된 수많은 [바디 앤드 소울] 중에서 정확히 어느 곡인지를 확인해야 할 듯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전문가였다. 이 주제에 너무도 집착해 열정을 불태운 나머지 자신의 건강, 결혼 생활, 자식까지 전부 내팽개쳐버린 그런 전문가 말이다.
아빠를 찾아가볼 때가 온 것이다.
---「제2장 ‘인생의 양념’ 」중에서

이 일로 인해 인체의 소화 과정에 대한 기괴한 토의가 이어졌는데, 결국 내가 밖으로 나가 생물학 교과서를 사들고 돌아와 나이팅게일에게 위장, 소장, 대장과 그 역할을 설명해준 다음에야 간신히 결론이 났다. 옛날 학교에서는 이런 내용을 가르쳐주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그랬을 수도 있지만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럼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주문과 럭비라고 대답했다.
“마법 주문이요?” 내가 물었다. “그럼 경감님은 호그와트에 다니셨던 겁니까?”
이 질문 덕분에 나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해 설명해야 했고, 이윽고 그는 내 말이 맞으며 자신이 마법 능력이 있는 가문의 자제들을 위한 학교에 다녔다고 인정했지만, 책 속의 학교와는 꽤나 달랐다고 첨언했다. 퀴디치 게임의 개념이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그들은 주로 럭비를 했고, 경기장 안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일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규칙을 바꾼 스쿼시를 하기는 했지.” 그가 말했다. “이동 주문을 사용하는 걸세. 그러면 꽤나 활기찬 게임이 되거든.”
---「제4장 ‘나를 화장한 재의 10분의 1’ 」중에서

“그러니까 자네는 재즈를 먹고 사는 뱀파이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가 물었다.
“안 될 건 뭡니까?”
“재즈 뱀파이어라고?”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꽥꽥대는 생물이 있다면……” 내가 말했다.
“왜 하필 재즈인가?”
“저도 모르죠.” 내가 말했다. 우리 아빠라면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셨을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대로 된 음악이 재즈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여러 종류의 음악가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우리 뱀파이어에게 노출시킨 다음 어느 쪽이 가장 심한 뇌 손상을 입는지 관찰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 실험이 영국의사협회의 인체 실험에 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가 말했다. “물론 기니피그가 되고 싶은 자원자들을 찾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글쎄요. 음악가잖아요? 돈을 주기만 하면 할 겁니다. 공짜 맥주까지 제공하면 더할 나위 없고요.”
“그래서 자네 가설에 따르면, 사이러스 윌킨슨에게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 아닌가?”
“그 이상이죠.” 내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 방아쇠가 되었던 사건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제8장 ‘눈에 연기가 들어가서’ 」중에서

“그렇다면 난쟁이 스트리퍼겠군.” 매컬로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뚜껑을 열었다. 그 아래에는 종달새 래리의 머리가 있었다. 바로 그날 잘라낸 것처럼 생생한 모습이었다. 호랑가시나무와 겨우살이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나는 혹시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내용까지 꼼꼼하게 기록했다.
서머스 타운 패거리는 거친 사나이의 화신과도 같은 이들이었고, 경우에 따라 피를 보는 일을 조금도 꺼리지 않았다. 애초에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인지라 접시에 얹은 머리처럼 항상 보는 물건을 두고 소동을 벌일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매컬로는 이렇게 말했다. “이거 지금까지 본 스트리퍼 중에서 최고로 못생긴 년인데.”
그 말에 주변 사람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적어도 접시 위의 머리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도와줘요.” 머리가 말했다.
---「제9장 ‘온실’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내 이름은 피터 그랜트. 런던 수도경찰국 엑스파일 부서 폴리 소속. 영국 최후의 공인 마법사인 나이팅게일 경감의 하나뿐인 부하 겸 도제다. 고로 런던 광역시 내의 모든 초자연적 사건이 내 차지고, 최고의 유흥가 소호도 예외는 아니다. 소호 클럽에서 재즈 음악가들이 공연 직후 별 이유 없이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난다. 현장에 남은 마법적 단서는 재즈곡 [바디 앤드 소울]의 선율.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전의 의문사들까지 추적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살인수사반에서는 음경을 물어뜯겨 사망한 남자들 사건에도 수사 협조를 요구해온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뱀파이어, 질에 이빨이 달린 여인, 키메라에 흑마법사의 존재까지 드러나는데…… 나, 사건 해결은커녕 이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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