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마시고 기사 한두 개나 2분 내외 분량을 녹음해서(이후 조금씩 늘려가면 됩니다) 듣고 기억 나는 대로 받아쓰기를 해보세요. 처음엔 한 문장을 듣고 적어 보세요. 안 들리는 기사가 나왔다고 끊고 그 부분만 자꾸 듣지 마시고 그냥 한 문장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다 들으세요. 처음엔 들리는 단어가 별로 없을 겁니다. 몇 번을 들어야 한 문장을 간신히 받아적을 수 있지요.
가능한 한 문장의 뼈대가 되는 주요 단어들부터 듣고 적어 보세요. 주어, 동사, 부사구... 그리곤 조금씩 한번에 듣는 양을 늘리는 겁니다. 두 문장, 세 문장 하다 보면 나름대로 요령이 생깁니다. 그건 여기서 설명하는 것보다 자신이 터득해야 할 각자의 몫입니다. 직접 하다 보면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취약한지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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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필요할 때만 영어를 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시험 잘 보려고 알량한 시험 범위 정도 딱 보고는 다음 시험 때까지 모른 체합니다. 대학생은 뭐 다른가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시험 보려고 영어 잠깐 만났다가 시험 끝나면 또 남남이 됩니다. 취직을 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TOEIC 점수 높은 사람들을 뽑는다고 합니다. 다시 TOEIC 책을 집어 들고 영어를 찾아 갑니다. 취직 한 후에도 변하는 건 없지요.
우리는 우리가 필요할 때만 영어를 찾았습니다. 몇 년 동안 보아온 영어지만, 볼 때마다 같은 책, 같은 페이지를 다시 펴지만, 탐험가가 새로운 길을 떠나듯 늘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는 영어를 다시 찾을 때마다 '이놈의 영어, 백날 해도 안 돼.'하는 말은 꼭 잊지 않지요. 영어에 한이 맺혔다고 생각하는 여러분! 거꾸로 영어도 여러분에게 한이 맺혀있습니다. 영어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모른 척 하다가 팔요할 때만 찾는 그런 사람들을 왜 좋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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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북은 책 한 권을 통재로 읽어주는 unabridged(또는 full length) 버전이 있고, 요약해서 읽어주는 abridged버전이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이 감정을 넣어 이야기를 해주듯 읽어주는 Single Reader버전과, 대사를 각 배역을 맡은 성우들이 출연해 라디오 드라마처럼 구숭한 Cast버전이 있는데 Cast버전은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Cast버전은 테이프 수를 줄이기 위해 숨이 가쁠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읽어대는 경우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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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어에 맞는 우리말 표현은 여러분이 고르는 겁니다. 그걸 유난히 잘하는 사람이 번역사가 되지요. 영어를 하면서 중요한 건 영어를 영어 자체로 이해하는 겁니다. 누가 옆에서 '그게 무슨 뜻인데?' 라고 물어봤을 때 비로소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면 되는 겁니다. 모든 영어 단어에 대해 우리말 대응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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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반드시 영어 문장 안에서 접합시다. 한 단어를 가능한 한 많은 문장에서 여러 번 접합시다. 모르는 단어를 접했을 때 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납시다. 매일 영어를 보면 며칠 후에는 그 단어가 다시 나올 것이라고 여유 있게 생각합시다. 실제로 영어를 매일 접한다면 그 단어는 배신하지 않고 반드시 다시 나옵니다. 한 단어를 연습장에 몇 번씩 써가며 외울 시간에 차라리 영어 문장을 하나라도 더 보는게 도움이 됩니다.
문법은 책 한 권으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법은 우리같이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로선 평생 걸려도 완전히 떼기 힘듭니다. 그러니 그렇게 다급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지요. 중요한 것은 한 단어가 특히 동사는 주변환경에 따라 변신을 거듭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단어를 문장 안에서 어떤 뜻으로 적용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게 잘 될까? 대답은 간단합니다. 문장을 많이 접해본 사람일수록 잘한다는 것입니다. 이 제 왜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 보지 말라는 건지 아시겠죠? 우리 주변에서는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책 한 권으로 여러분의 영어 범위를 제한하려고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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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어는 말'이기에 '매일 꾸준히'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저희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수많은 선배들이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치고 내린 결론은 '시험 공부 백날 해봐야 평소에 꾸준히 안 하면 도로 아미타불이다'라는 겁니다. 재미가 없으면 결코 오래 못 버티지요. '재미'라고 해서 꼭 웃기는 영화보다 그런 재미는 아닙니다. 새로운 표현을 익혔는데 그걸 다시 봤을 때의 뿌듯함, 희열, 말에서 느끼는 맛, 영어소설을 한 권 읽은 뒤 느끼는 감동, 짜릿함, 성취감, 또 도전해 보고픈 욕심, 만족감 등도 모두 재미에 포함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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