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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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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치유 에세이 top100 1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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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24g | 188*254*20mm
ISBN13 9788935670079
ISBN10 893567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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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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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암게 딱지 속에 든 고약처럼 새까만 게장을 당신 젓가락 끝으로 꼭 귀이개로 퍼낸 것만큼 찍어서 밥숟가락 위에다 얹어주시곤 했다. 아, 그 맛을 무엇에 비길까. 그건 맛의 오지, 궁극의 비경(秘境)이었다.--- p.26

요컨대 음식의 궁극적인 맛은 만드는 자와 먹는 자의 합작품이다. 그러나 만드는 쪽의 정성스런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 --- p.46

마당에 눈이 폭폭 쌓일 때 아랫목에 발을 뻗고 앉아 문종이에 비치는 눈그림자를 보며 얼었다가 녹은 찹쌀 새알심을 깨물어먹는 맛. 그 싸함과 쫀득쫀득함을 뭐라 해야 할는지. --- p.61

넉넉하게 썰어 넣은 묵밥 위에는 김과 썬 김치가 고명으로 얹혀 있었다. 묵밥을 먹기 전에 맛본 동치미는 약간 짜고 또 썼다. 덮어놓고 입에 달라붙는 공연한 애교가 없어서 좋았다. --- p.82

적막한 가을 한낮, 어머니와 홀태에다 산두쌀 훑던 날, 내가 먹은 것은 소금물에 담가 떫은 맛 우려낸 땡감 몇 알. 그래도 곧 쌀이 생긴다는 생각에 산두쌀 훑는 날은 배고프지 않았다. --- p.93

밤에 마시는 커피. 밤새 뜬눈으로 보낼 것을 알면서도 나는 밤 10시에 독한 커피를 마신다.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 p.108쪽

엄마도 나도 달콤한 기억만으로 초콜릿에 집착한 것은 아니다. 우리 초콜릿 모녀에게 초콜릿은 불안과 집착, 열정을 다스리는 유용한 마약이었던 셈이다. --- p.129

그날의 ‘축제’에 나를 초대한 이유는 ‘입’과 ‘눈’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사람’이 함께했을 때 음식의 맛이 더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40

요리란 몸으로 익혀지는 예술이다. 체험과 훈련과 도전이 요건이다. 얼마나 맛있게 먹으며 컸나, 얼마나 많이 해봤나, 그리고 얼마나 도전해봤나, 이 세 가지가 관건이다. ---- p.147

내 평생 처음 먹어보는 바나나였다. 돌아오면서 먹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고모에게 남은 껍질을 보이며 ‘나 오늘 바나나 먹었다’고 자랑했더니 빙그레 웃으셨다. --- p.166

가만 생각해보니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외에 가장 빈번하게 하는 짓이 커피를 질금거리는 것이었다. 홀로 있는 사람에게 니코틴과 카페인과 사운드는 찰떡처럼 조화를 이룬다. ---- p.180

아마시는 푸투나 스띠빱에도 잘 어울리지만 잘게 자른 식빵에 넉넉하게 부은 뒤 설탕을 한 숟가락 넣어 먹는 것이 백미이다. --- p.200쪽

어머니는 김가루 같은 얍삽한 고명을 증오했다. 그냥 풋고추 썰어 넣고 고춧가루 뿌린 간장이 전부였다. 그저 어머니의 국수는 ‘국수다운, 국수 맛의’ 국수였던 것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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